‘토댁’의 좌충우돌 토마토농사 일기


6월은 토마토 수확이 시작되는 달이다. 참외로 유명한 경북 성주군에는 친환경으로 완숙 토마토만 재배해서 출하하는 수야네농장이 있다.
농장 이름인 수야네농장 보다 ‘토댁’으로 더 알려져 있는 김미정(45)대표는 대학에서 식물학을 전공하고, 교육자를 꿈꾸었던 식물 전문가다. 그런 그녀가 남편 이규수(48)씨와 이곳 성주에 들어온 지도 벌써 18년째다.

“제가 노란색(참외)를 좋아했으면 지금 토마토를 안하고 있겠지요. 그런데 빨간색을 좋아했어요. 20대에 촌으로 와서 참외도 아닌 토마토를 하니 마을 사람들이 토마토 새댁이라고 불렀고, 그걸 또 줄여서 부르니 ‘토댁’이 된 것입니다.”

대부분의 귀농인들이 그렇듯 김미정 대표도 비록 식물학을 전공했지만 농사는 어려웠고, 낮에는 곁눈질로, 밤에는 책으로 공부를 하면서 실무와 이론을 익혀나갔다고 했다. 또 독특하게도 농촌에서는 많은 농사정보를 얻을 수 있는 농약사에 가서 어깨너머로 주워 들었고, 여기에 더해 농민사관학교, 농업기술센터, 마이스터대학에서 공부하면서 열정과 노력이 지금에 이르지 않았나 싶었다.
이런 노력은 친환경을 고수하는 계기가 됐고, 반드시 완숙토마토만 소비자들에게 내놓고 있다. 토마토는 후숙이 되기 때문에 새파랗게 됐을 때 따서 내놓는 경우가 많다.

“완숙토마토를 내놓는 것은 가장 맛있을 때 드시라고 하는거고, 나무도 더 힘들어해요. 그렇기 때문에 선별도 손으로 하고, 많은 양을 팔수도 없어요. 처음에는 이렇게 왜 하나 싶어 체념도 했는데 소비자들이 알아주는데만 몇 년이 걸린 것 같아요. 지금은 먼저 빨간 것 주세요 하는 소비자들도 있습니다.”
김미정 대표의 경우 식물학을 전공했지만 농장에서의 농사는 또 다른 세계였고, 예측 할 수 없는 상황들로 인해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경험이 사람을 변화시킨다’는 말처럼 그녀도 수많은 실패와 경험을 통해 지금의 ‘토댁’이 된 것이다.

“농산물은 맛있는 만큼 소비자들에게 신뢰도 올라가는 것 같아요. 당연한 것 같지만 쉽지 않았고요. 더군다나 밥해야지, 농사지어야지, 애 키워야지 1인 다역을 해야 했기 때문에 더 바쁘게 살았던 것 같습니다.”

김미정 대표는 요즘 토마토 출하로 바쁜 하루를 보내면서도 틈나는대로 SNS를 통해 꾸준히 소통을 하고 있다. 이날 몇 시간을 같이 있어보니 정말 시간을 알차게 쓰고 있는 것 같았다.
토마토를 생산해서 단순히 판매만 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과 공유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는 김미정 대표. 그녀와 같은 눈높이에서 농업을 바라보는 여성농업인들이 많아진다면 농촌의 미래도 밝지 않을까 싶다.
 
전화번호 : 054-931-0709
주소 : 경북 성주군 대가면 옥성리 208-1
저작권자 © 여성농업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