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고기자조금 100억원대로 성장시킬 터


지난 2005년 육계산업의 백년대계를 이끌 것으로 한껏 기대를 받고 탄생한 닭고기자조금. 그러나 닭고기자조금은 전국 육계인들의 염원과는 달리 10여년 동안 좀처럼 제역할을 다하지 못했다. ‘자조금 거출·운영 주체가 누구냐’라는 논란이 늘 발목을 잡아왔기 때문이다.

특히 계열화사업이 90% 이상 진척된 육계산업의 특수성으로 인해 농가들은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하고 ‘강건너 불구경’ 하듯 방관하는 자세는 뼈아팠다. 이러한 논란이 10여년동안 지속돼 온 탓에 거출률은 형편없이 떨어지고 사업예산 규모도 축소돼 변변한 사업조차 전개하지 못할 위기에 놓였다. 

해산 위기까지 내몰렸던 닭고기자조금은 지난 6월 3일 재도약을 위한 극적인 반전을 이뤄냈다. 이날 대전광역시 소재 선샤인 호텔에서 개최된 닭고기자조금관리위원장 선거에서 육계협회측 후보 심순택 씨가 양계협회측 후보 한병권 씨를 누르고 당선되는 대이변을 일으킨 것이다.

투표권을 가진 대의원들의 대부분이 양계협회와 관련돼 있어 한병권 후보가 압도적으로 우세한 상황이었다. 반면 심순택 후보는 계란으로 바위치기에 불과했던 것.
그러나 심순택 후보는 절대 불리한 현실에서 위기에 빠진 자조금을 정상화시킬 대안·대책을 마련해 놓고 전국 각지 대의원들을 만나 자조금을 정상화시킬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심 후보의 적극적인 호소 덕분에 나락으로 떨어진 자조금을 재도약시킬 적임자로 심 후보가 급부상하면서 극적인 반전을 연출할 수 있었던 것이다.
위원장 취임 한달여를 넘긴 심순택 위원장은 지난 20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향후 2년내 닭고기자조금을 100억원대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거침없이 포부를 밝혔다.

심 위원장은 “자조금을 누가 부담하느냐에 대한 논란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 계열사와 농가협의회를 만나 협의를 통해 농가 2원, 계열사 3원으로 일원화했다”면서 “올해 사업규모는 40억원 안팎에 불과하겠지만 내년에는 100억원대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다”고 말했다.

특히 심 위원장은 “한돈자조금의 경우 지난 2008년~2013년까지 70개월동안 자조금 1원당 농가소득이 50원 증가하는 경제적 효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닭고기자조금도 충분한 사업예산을 확보해 제대로 된 소비홍보·교육사업 등을 추진한다면 농가들이 충분한 수혜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 위원장은 “닭고기자조금이 전국 육계인들의 염원과 같이 제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무임승차’없이 전체 육계인들이 참여하는 것이 관건”이라면서 “이와 함께 자조금사업을 투명하게 운영하고 원칙을 지켜나간다면 닭고기자조금은 한돈·한우자조금 못지않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 위원장은 “FTA 등 농축산물 개방화시대에 육계산업은 무방비로 노출돼 있어 언제든 심각한 위기에 내몰릴 수 있다”면서 “닭고기자조금이 하루빨리 정상궤도에 진입시켜 육계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농가들의 소득향상을 위해 제역할 다할 수 있도록 사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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