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즈, 요구르트로 낙농 6차산업 꽃피워요”


예나 지금이나 축산업은 잠시라도 자리를 비울 수가 없는 일이다. 자동화시설이 도입 돼 조금 수월해지긴 했어도 여전히 사람의 손길이 닿아야 한다.

경북 영주시 호수목장 안일윤, 박성수씨 부부는 목장을 꾸린지 30년이 다 되어가는 베테랑 축산인이다. 지난 1987년 남편 박성수씨가 총각시절 키우기 시작한 17마리의 젖소는 안일윤씨와 결혼으로 더 늘어나 지금은 100마리가 훌쩍 넘는다.

“젖소 키우는 총각한테 시집간다니 친정에서는 걱정을 많이 하셨죠. 몸도 약했고, 집에서 책만 보던 아이여서 그런지 더 걱정을 하셨어요. 오죽하면 친정에서 소 엉덩이 따라다니면서 닦아줄 자신 있냐고 하셨는데 제 대답은 ‘예스’였어요.”

남편 박성수씨는 대학에서 축산과 낙농을 공부했고, 아버지가 농사짓는 땅에서 젖소를 키우기 시작했다. 호수목장이라는 이름도 자신과 아버지의 이름을 한글자씩 따서 지었다고 한다. 또 목장을 꾸리면서 박사학위까지 취득한 학구파다.

이렇게 시작된 결혼생활은 바로 농사로 이어졌고, 고되지만 하나씩 배우면서 보람을 느껴간다. 그리고 10여년전부터는 외국을 다니면서 발효치즈와 요구르트 만드는 방법을 배웠고, 그 결과 경북에서 치즈가공사 국가자격증 1호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게 됐다. 우유를 생산하는 1차산업에서 치즈와 요구르트를 만다는 2차산업을 거쳐 체험과 관광을 아우르는 6차산업으로 천천히 나아가고 있는 셈이다.
또 지난 해 착공한 체험장에서는 체험객들에게 부부가 직접 먹는 치즈와 요구르트를 만드는 과정 등을 알려주고 또 대접하고 있다.

“젖소 키우는 일이 힘들어요. 그렇지만 남편도 저도 후회는 안해요. 이제는 젖소 울음 소리만 들어도 뭘 원하는지 아는데 이렇게 공들여 키워놓은 젖소에서 생산한 우유 소비자하고 함께 나누면 좋잖아요. 그래서 체험객들이 단순히 한 번 들렀다 가는 목장이 아니라 생산과정에 참여하고, 체험하면서 머물다 가는 농장으로 만들어 나가려고 해요. 세상에 거저 얻어지는 건 없고, 그건 자기 것이 아니잖아요.”

이렇게 부부는 흙 한줌, 우유 한 방울까지 눈물과 땀으로 함께 일군 것이기에 더 애착이 갈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이런 마음은 아들에게로 이어줄 생각이다. 지금 외국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 아들은 예전부터 목장에 대한 관심을 보이면서 길을 열어줄 계획도 갖고 있다. 하지만 늘 그랬듯이 거저 줄 생각은 없다.

 부부는 울고 웃었던 시간들이 있기에 성장할 수 있었고, 지금의 호수목장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들도 같은 과정을 겪는다고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지요. 그렇지만 밑바닥부터 하나씩 배워놔야 더 단단해질 수 있어요. 미래를 생각해서 강하게 키워야죠.”
안일윤, 박성수씨 부부는 젖소 키우는 일부터 가공, 체험, 아들에게 물려 줄 계획까지 하루 하루가 바쁘다. 그럼에도 내일이 더 밝을 것이라는 기대와 희망을 부부에게서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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