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명품 먹거리로 도약하는 ‘우리맛닭’

글 싣는 순서
Ⅰ. ‘우리맛닭’ 지역별 명품 브랜드로 우뚝
Ⅱ. 간편 고추장
Ⅲ. 도시 조경을 위한 다용도 기능성 식물매트
Ⅳ. 축산농가형 유가공제품 생산
Ⅴ. 고지혈 예방 기능성 홍국쌀
Ⅵ. 무독화 발효 옻식초 제조




 농촌진흥청이 15년간 연구개발 과정을 거쳐 지난 2008년 첫 선을 보인 순수 재래닭 ‘우리맛닭’의 산업화 속도가 가파르다. 당초 ‘우리맛닭’은 기존 닭고기 시장에서 과연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인가를 두고 회의적인 시각이 강했다. 그러나 그것은 기우에 불과했다. 업계의 우려를 뒤로하고 ‘우리맛닭’은 대한민국 최고의 닭으로 입지를 다져 나가고 있다. 기존 토종닭시장과 차별화된 육질을 앞세워 소비자들 곁으로 성큼 다가서고 있는 것이다.



15년간 연구매진으로 탄생

‘우리맛닭’은 국립축산과학원이 전국에서 수집된 재래종을 기반으로 ‘재래닭 고품질 육용화사업’을 통해 종자기반을 마련하고 이후 계통 순수화로 품종복원 100% 완료한 순수 재래닭이다.
그동안 국내 토종닭은 우리나라 산업화 과정에서 외래종과 대부분 교잡돼 품종이나 계통으로 정립되지 못하고 소실돼 순수 토종닭 진위 여부를 두고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축산과학원은 순수 우리 토종닭 복원을 목표로 지난 1992년 전국 각지에서 종자를 수집해 15년간에 걸쳐 재래닭 품종복원 사업에 집중해 온 결과 ‘우리맛닭’은 우리고유의 재래종과 국내에 완전 토착화된 육질이 우수한 겸용 및 육용계통을 원종으로 개발됐다.
특히 ‘우리맛닭’ 종계의 육성률(20주령)은 95%에 달하고 성계생존율(64주령)도 96%에 이르고 성장속도가 기존 재래닭에 비해 매우 빠르다는 것이 특징이다. 또 축산과학원의 영양과 육질 등의 성분검사 결과 콜라겐, 글루타민산, 메치오닌 등이 육계와 견줘 월등하다. 

우리맛닭 전도사 ‘하복농장’

우리맛닭은 현재 전남 화순, 전북 부안, 경기 파주, 경북 구미 등 전국 각지로 퍼져 나가 지역에서 독자적인 산업화를 꾀하고 있다. 특히 경북 구미에 소재한 하복농장(대표 손길준)은 우리맛닭 전도사 역할을 자처할 정도로 활발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손길준 대표와 우리맛닭과의 연은 특이하다. 우리맛닭 시범사육 실패 소식을 듣고서야 사육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축산과학원이 추진한 우리맛닭 시범사육 결과는 참담했다. 9곳의 시범사육 농장 중 8곳이 사육을 포기할 정도로 사육이 녹록치 않았다. 시범농장들이 사육을 포기했다는 소문을 접했던 손 대표는 ‘우리맛닭’을 꼭 사육해보고 싶은 오기가 생겼단다. 남들이 실패했지만 자신은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넘쳤다고. 그때가 2005년이다.

막상 사육을 뛰어들면서 손 대표는 ‘우리맛닭’과의 힘겨운 싸움을 실감했다. 암탉의 성장은 너무 느렸고 사육일수가 길어지면서 질병노출도 빈번해 폐사되는 물량이 넘쳤다. 닭 사육이라면 어느 누구보다 앞선다고 자부했던 자존심이 보기 좋게 무너진 것이다.

그래도 결코 좌절하지 않았다. ‘정성이 부족해서 그런 것’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하며 밤낮을 가리지 않고 우리맛닭 사육에 더욱 매진한 결과 우리맛닭의 습성은 물론 사육 노하우까지 쌓게 되면서 ‘우리맛닭 전도사’로 나설 수 있게 된 것이다.
현재 하복농장은 우리맛닭 종계장, 부화장, 실용계농장 등 우리맛닭 생산에 필요한 제반 여건을 갖추고 있다. 우리맛닭 종계는 5천수 규모로 사육중이며, 실용계 농장에서 연간 50~60만수의 우리맛닭을 생산하고 있다.

프리미엄 닭고기 ‘우리맛닭’

우리맛닭이 짧은 기간 독자시장 구축은 물론 명품 먹거리로 도약할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품질의 우수성이 답보됐기 때문이다. 기존 토종닭과 차별화된 육질로 소비자들의 입맛을 단숨에 사로잡은 것이다.
한강이남 최대 백숙집으로 명성이 자자한 대구 ‘큰나무집’은 큰 돈 들이지 않고 입소문만으로 백숙의 가치를 인정받았을 정도로 ‘백숙 名家’다. 큰나무집 승승장구 배경에는 맛도 한몫했지만 지난 2006년부터 인연을 맺게 된 ‘우리맛닭’이 주효했다. 현재는 주말, 평일 구분없이 큰나무집을 찾는 손님들로 넘친다.

존 토종닭은 고기맛이 약간 퍽퍽해 소비자들의 불만이 제기돼 왔지만 우리맛닭은 고기 맛이 쫀득하면서 부드러워 아이부터 노인까지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무엇보다 농촌진흥청에서 개발한 ‘우리맛닭’은 특별한 설명 없이도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제공할 수 있었다.
‘우리맛닭’으로 품종을 교체한 큰나무집은 백숙요리 명소를 발돋움하고 급속한 매출 신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일일 최대 매출은 3~4천만원에 달한다.

큰나무집 조갑연 대표는 “닭고기 등급제가 시행된다면 우리맛닭은 프리미엄 닭고기가 되기에 충분할 정도로 소비자들의 반응이 뜨겁다”면서 “기존 토종닭시장과 차별화된 육질은 우리맛닭이 가진 최대 강점이자 소비자들을 사로잡는 비결”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가공상품으로 진화

우리맛닭은 단순히 백숙용으로 소비자들에게 다가서는 것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가공상품으로 진화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경기 고양시에 소재한 소래영농조합법인은 ‘토종닭=백숙’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우리맛닭 훈제’, ‘우리맛닭 백숙’ 등 가공품을 출시하고 온/오프라인 판매에 나서 꾸준한 매출신장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대형유통업체, 백화점 등에 입점하면서 우리맛닭 가공품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소래영농법인은 우리맛닭 즉석 제품 개발이 완료되면서 토종닭 유통시장도 단순 백숙요리에서 벗어나 대변화를 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앞서 큰나무집은 지난 2013년부터 수차례 제품 개발을 통해 드러난 우리맛닭 가공식품의 단점을 보완해 완성된 제품 출시를 위해 집중하고 있다. 현재는 ‘우리맛닭 찜닭’, ‘우리맛닭 삼계탕’ 등 다양한 가공상품 개발에 뛰어들어 국내시장은 물론 해외시장 진출까지 추진하고 있다.
우리맛닭 가공품은 즉석에서 조리해서 먹을 수 있는 간편함으로 바쁜 현대인들에게 보양식 제품으로 주목받고 있어 시장규모 신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무엇보다 ‘토종닭=백숙’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토종닭 훈제’, ‘토종닭 치킨’ 등 즉석 제품 개발이 완료되면 토종닭 유통시장도 대변화를 꾀할 수 있을 것으로 그는 내다보고 있다.
축산과학원 관계자는 “순수 재래닭 ‘우리맛닭’은 로얄티 부담이 전혀 없는 우리 순수 종자로써 해외시장 진출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면서 “짧은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국내시장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상황에서 좁디좁은 국내시장에 안주하기 보다는 드넓은 해외시장에 진출해 우리 가축종자의 우수성을 알리는 것은 물론 우리맛닭을 활용한 다양한 제품을 선보인다면 막대한 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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