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활동으로 몸도 마음도 젊어져요”

도시의 젊은 사람도 하기 힘들어 하는 요양보호사 일을 농촌에서 60대 농촌 여성이 척척해내는 사례가 알려져 미담이 되고 있다.
전라남도 구례군 문척면 월전리에 사는 최순자(61)씨가 그 주인공이다. 그녀는 20살때부터 서울생활 하다가 10여년전 다시 귀향했다.

“1970년대는 전부다 서울로 가자는 붐이 일어났었어요. 저도 20살 때 가서 쭉 살다가 남편과 사별하고 다시 고향인 구례로 돌아왔어요. 처음에 왔을때는 가진것도 없고, 낯설기도 했는데 이제는 많이 적응을 한 것 같아요.”

그녀는 마을에서 ‘여장부’로 통한다. 60대의 나이지만 어지간한 일은 몇 사람 몫을 해낸다. 또 마을 구판장을 운영하면서도 자신의 집에서 10km나 떨어져 있는 구례읍 계산리 독자마을, 문척면 동해마을 등 3곳에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녀가 여장부로 통하는 것은 봉사활동을 하는 길에는 꼭 고물을 줍고, 또 이웃사람들이 주면 그것을 팔아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돕기 때문이다.

구판장은 농협 같은 곳에서 생활용품 등을 공동으로 구입해 싸게 파는 곳을 말하는데 지금의 편의점 개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아직까지 농어촌에 드물게 남아서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얼마 않되는 돈이지만 요양보호 가정에 고기와 채소를 사가지고 가서 봉사를 해야 마음이 편해요. 더불어 사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누구나 생각하지만 선뜻 나설 수 없는 일을 하는 그녀는 표정에서부터 행복이 넘쳐난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은 그녀에게 ‘행복 바이러스’를 느낀다는 말도 곧잘 한다.
하지만 그녀에게도 어려움은 있다. 봉사를 하는 시간에는 구판장을 비워야 하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마을주민들의 불편이 생길 수 밖에 없다.  

“마을에도 자동차를 다 갖고 있지만 연세가 있으시거나, 몸이 불편한 분들이 계시기 때문에 자리를 비울 땐 늘 미안한 마음이 들어요. 그래도 봉사하는 시간이 즐거워 10년, 20년 계속 할 생각이에요. 또 취미로 장구도 배울 생각이고요.”
최순자씨는 몸은 나이가 들어가지만 봉사를 하면서 마음은 더 젊어지고 있다고 한다. 그녀의 행복 바이러스가 마을에 오래도록 전해지길 바란다.
[전남=이성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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