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기 준
국립축산과학원 초지사료과장


우리나라는 동물복지형 친환경 축산기반 구축을 위해서 2014년부터 농림축산식품부의 산지생태축산 활성화 시범사업과 농촌진흥청의 산지축산 활성화 기술개발 연구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 산지초지 개발 이용면적은 1990년에 약 90천ha 이르던 것이 2000년에 약 52천ha로, 2014년에는 약 38천ha까지 감소했다.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산지초지의 부활과 지속가능한 친환경 축산의 기반 확대를 위해서는 새로운 산지축산 활성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러나 어디에서부터 시작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그 해답을 찾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현재 우리나라 기존 초지의 70%는 생산성이 낮은 중하급 초지로 분류되고 있다. 따라서 우선 그전에 이용되는 초지의 식생을 개선하여 초지의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첫째이고, 점차적으로 새로운 초지를 조성하고 이용을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현재 우리나라의 초지조성에 이용되고 있는 목초는 대부분 15~21℃ 온도범위의 서늘한 기후를 좋아하는 북방형 목초로서 고온 다습한 여름철에는 평균기온이 25℃ 이상이 되면 목초의 생육이 멈추고 초지의 생육상태가 나쁘게 된다. 이때 여름 잡초의 발생이 왕성해지면서 초지는 순식간에 생산성이 낮은 부실초지로 전락하게 된다. 이러한 우리나라 기후환경에서 우량 초지를 장기적으로 유지하고 이용하려면 무엇보다 우리기후에 잘 적응하는 목초 품종을 개발해 이용하고 적절한 초지관리기술의 현장적용의 확대가 중요하다 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초지조성에 이용되는 목초의 종류 중에는 오차드그라스와 톨 페스큐가 대표적인데,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에서는 우리기후에 잘 적응하는 오차드그라스와 톨 페스큐 신품종 육성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오고 있다. 2015년 현재까지 오차드그라스는 장벌101호, 온누리 등 8개의 신품종과 톨 페스큐는 그린마스터, 푸르미 등 4개의 신품종을 개발하였다.

현재 농식품부와 농촌진흥청은 정책사업과 연구사업의 연계 강화 및 협업을 통하여 산지초지 생산성 향상을 위한 현장실증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산지생태축산 활성화를 위해 18개의 시범목장을 선정하여 운영하고 있으며, 국립축산과학원은 이들 시범목장의 초지식생을 개선하고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현장기술지원을 하고 있다. 여기에 활용되는 기술은 우리나라 기후에 적응성이 우수한 국내 개발 신품종 및 토양개량, 시비관리, 잡초관리 등 현재까지 개발된 초지관리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국립축산과학원에서는 지난 2013년부터 2년간 산지초지 식생개선기술을 산지초지 현장에 적용하여 생산성이 63%나 향상되는 효과가 있음을 증명한 바 있다.

이와 같이 우리나라 산지초지는 초지의 식생개선을 통한 생산성 향상 기술을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다. 우리나라 산지초지는 과거 20년 동안 초지관리에 대한 기술지원이 거의 없이 방치된 상태로 운영되었다고 볼 수 있으며, 초지식생이 불량하고 생산성이 낮은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산지축산 활성화를 위한 출발점은 국내 육성 목초 신품종을 이용하여 기존의 부실초지를 새롭게 갱신함으로써 초지의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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