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쇠고기·돼지고기 등 축산물 소비자 가격이 세계에서 가장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국제노동기구(ILO)가 지난해 말 펴낸 ‘직업, 임금 및 식료품 가격 통계’에 따르면 2005년 10월 기준 우리나라의 뼈 없는 쇠고기(등심) 평균 가격은 56.44달러(1㎏)로 11개 OECD 가입국을 포함한 13개 주요 국가 가운데 가장 높았다.

이는 미국(8.94달러)의 6배, 영국(11.15달러)과 이탈리아(10.36달러)의 5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물가가 높은 것으로 유명한 일본의 40.50달러와 비교해도 15달러 이상 비쌌다.

반면 11개국 가운데 가장 쇠고기 가격이 싼 나라는 멕시코로, 한국의 7분의 1 수준인 7.85달러에 불과했다.
돼지고기 값 역시 우리나라가 최고였다. 한국에서 뼈 없는 돼지고기 가격은 14.12달러(1㎏)로 브라질(4.94달러), 영국(5.56달러)의 약 2.5~3배에 달했다. 벨기에(9.19달러), 이탈리아(11.30달러), 일본(13.41달러) 보다 높은 수준이다.

1ℓ당 우유 가격도 한국이 2.37달러로 1위였다. 다만 우리나라가 ILO에 제출한 우유 가격에 배송료가 포함돼있어 실제 시장 가격이 ‘최고 수준’이라고 단정하긴 힘들다.

이어 일본(1.80달러), 이탈리아(1.55달러), 캐나다(1.52달러), 프랑스(1.20달러) 등의 순으로 우유 값이 비싼 반면, 멕시코와 미국은 각각 0.82달러, 0.84달러로 가장 저렴했다.

한국의 쌀(long grain;긴 쌀) 값은 2.25달러(1㎏)로 13개 나라 가운데 중간 수준이었다. 일본(3.49달러), 벨기에(2.96달러), 핀란드(2.60달러), 이탈리아(2.43달러) 보다는 낮았지만, 멕시코(0.84달러), 브라질(0.63달러), 미국(1.19달러) 등과 비교해서는 2배 이상 비쌌다.

농림부 관계자는 우리나라 축산물 가격이 비싼 배경에 대해 “축산물의 경우 위생 등의 문제와 민감하게 연관돼있어 미국산 쇠고기 ‘뼛조각’ 문제 등의 사례처럼 시장이 개방돼 있더라도 다른 품목들처럼 수입 물량이 쉽게, 크게 늘어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여러 농업인들이 소규모로 경영해 규모의 경쟁을 이룰 수 없는 구조, 상대적으로 비싼 땅 값 등도 우리나라 농축산물 가격이 높은 수준에서 형성되는 배경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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