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철
국립농업과학원 기획조정과장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얼마 남지 않았다. 많은 수험생들이 잠자는 시간까지 아껴가며 막바지 공부에 한창이다. 시험이 끝나면 수험생들은 인생에 있어 아마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될 것이다. 자신의 진로를 생각하며 어떤 학과에 들어갈지에 대한 고민이다. 갈수록 일자리는 줄어들고 취업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려워지면서 수험생들에게 대학의 학과 선택과 자신의 진로 결정은 정말 신중을 기해야하는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구글이 선정한 세계 최고의 미래학자로 유명한 토마스 프레이는 “앞으로 2030년까지 20억 개의 일자리가 사리질 것이며, 5년 안에 전체 직장인의 40%가 프리랜서, 시간제근로자, 1인기업 등 기존 근로방식과는 다른 형태로 일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직업과 일자리가 점점 사라지거나 진화되는 상황에서 미래에 어떤 산업이 뜨고 어떤 직업이 유망할지를 예측하고 자신의 진로를 선택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세계 많은 전문가들이 미래에 유망하다고 지목하고 있는 직업과 산업분야가 있다. 바로 농부, 그리고 농업이다.

세계적인 투자 전문가 짐 로저스는 “농업은 향후 가장 잠재력이 높은 산업 중 하나이며, 앞으로 20년간 가장 선망이 되는 직업은 농부가 될 것이다.”라고 예상했다.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브스도 향후 10년간 가장 유망한 6개 투자분야의 하나로 농업을 꼽았다. 미래학자 토마스 프레이 역시 “미래 농업은 기술 혁신과 융합되면서 가장 멋진 직업이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해외에서는 이미 많은 기업들이 농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예측하고 대규모 투자를 하며 농업에 뛰어들고 있다. 지금 미국에서는 첨단 기술의 요람인 실리콘밸리와 신선 채소의 주산지인 살리나스밸리가 손을 잡고 스마트 농식품 클러스터를 추진하고 있다. 중국에서도 PC 제조기업, 인터넷 포털, 온라인 쇼핑업체 등 중국을 대표하는 IT 기업들이 농업 분야에 대형 투자를 하고 있다. 일본의 대형 전자 기업들도 유휴 공장을 농장으로 바꾸고 농업사업을 벌이고 있다. 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센서기술, 모바일기술 등 첨단 기술을 농업에 접목해 고수익을 창출하겠다는 구상이다.

우리나라 농업도 정보통신기술(ICT), 생명공학기술(BT), 나노기술(NT) 등 다양한 첨단 과학기술과의 융복합을 통해 신 성장 동력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제 스마트폰 하나면 온실의 빛, 온?습도, 양분 등을 원격으로 관리할 수 있다. 비단을 뽑던 누에고치와 꿀벌의 벌침액인 봉독을 이용해 화장품과 의약품도 개발하고 있다. 위성과 기상정보를 이용해 농작물의 작황을 추정하고, 땅속의 열과 발전소 폐열을 이용해 시설재배지 냉난방도 한다. 논의 잡초를 로봇이 제거하는 시대도 조만간 열릴 것이다. 

지금 세계는 미래 농업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을 하고 있다. 과학기술에 기반을 둔 농업은 앞으로 미래 먹을거리를 책임지는 것은 물론 기능성식품, 바이오에너지, 의약품, 산업소재 등 다양한 분야에서 무궁무진한 가치를 드러낼 것이다.

바야흐로 농업이 21세기 촉망받는 산업으로 뜨고 있다. 그동안 대학입시에서 인기학과는 뜨는 산업과 연관되어 있다. 그렇다면 농업 관련 학과의 인기도 머지않아 높아지지 않을까? 농업에서 희망과 미래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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