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명 술
여성농업인신문 편집국장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 중 하나가 제대로 된 사람을 뽑아 ‘제대로’ 쓰는 것이다. 하지만 선거를 통해 적합한 지도자를 뽑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다가오는 새해에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어갈 지역리더를 뽑는 총선이 있다. 문제는 어떤 기준으로 리더를 선택할 것인가이다. 덕망과 자질, 도덕성과 청렴도 등 다양한 기준이 있다. 하지만, 리더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은 사람을 이끌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사람을 신뢰하고 일을 위임할 줄 아는 리더십이 가장 중요한 덕목이 아닐까 생각된다.

우리는 종종 리더를 잘못 뽑아 나라를 존망에 빠트리거나 조직을 헤어날 수 없는 구렁텅이로 내모는 일을 보게 된다. 춘추전국시대에 손자는 리더가 가져야할 다섯 가지 자질로 지(智), 신(信) 인(仁), 용(勇), 엄(嚴)을 꼽아 이를  오덕(五德)이라 하고  리더를 뽑을 때는 이 오덕을 갖춘 사람을 뽑아야 한다했다고 했다. 오덕(五德)에서 말하는 리더의 자질은 사물의 실상을 관조하는 지혜가 있어야 하고, 신뢰와 믿음이 있어야 하며, 아랫사람의 마음을 헤아려 노고를 함께하며 사람을 움직일 줄 아는 사람이라고 했다.

또 한비자에 보면 조직의 리더에 대해 상, 중, 하 3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3류 리더는 리더가 자기 능력을 쓰는 것이고, 2류 리더는 남의 힘을 빌리는 것이고, 1류 리더는 남의 능력을 쓰는 것이라 했다. 한사람의 힘이 많은 사람을 힘을 당해 낼 수 없다. 한사람의 지혜 또한 여러 사람의 지혜를 당해낼 수 없다. 조직의 리더는 중요한 포인트만 잡고 권한을 위임 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물론, 시대가 변하면서 리더의 조건과 역할이 시대의 흐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리더가 가져야할 마음가짐과 자세는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다.

과거의 리더는 목표를 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조직구성원들을 통제하고 지시하는 카리스마로 조직을 이끈 리더였다면, 21세기 리더는 설령 그가 뛰어난 능력을 가진 소유자라 할지라도 구성원들이 공감할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하고 생각을 함께 공유하는 리더가 되어야 한다. 21세기 리더십의  최고 덕목은 조직원과 함께 조직의 비전을 공유하고 조직구성원의 흩어진 에너지를 결집하는 리더십이라 한다. 조직원의 소리와 의견을 존중하고 생각을 공유하면 조직원의 통일된 에너지를 결집할 수 있고 일을 꾀하기가 쉬워진다. 이와 반대로 자만과 교만에 빠져 듣기를 싫어하고 다른 사람의 생각을 거부하며 혼자만의 생각으로 일을 처리 하다보면 일을 그르치게 된다.

진정한 리더는 조직에서 어떤 문제가 발생하면 우선 ‘나’부터 돌아볼 줄 알아야 한다. 그러면 문제의 원인이 나부터 발생했음을 알게 된다. 문제의 시발점을 ‘나’부터 돌아보게 되면 안 좋은 일이 다시 발생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혼자만의 능력으로 어떤 일을 완수하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많다. 설령 그가 아무리 뛰어난 능력의 소유자라 할지라도 타인의 생각을 더하고 행동을 구하면 시행착오를 줄 일수 있다.
리더의 지위를 얻었다고 해서 함부로 리더십을 발휘해서도 안 된다. 많은 리더들이 의욕을 앞세워 무리하게 리더십을 발휘하다 조직의 위기를 초래하는 경우를 우리는 자주 본다.

조직의 성과는 리더가 혼자서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조직원과 함께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빈 깡통이 요란하다는 말이 있다. 리더십이 부족한 사람은 쉽게 열정이 넘치기도 하고, 쉽게 실망하기도 하며, 조직원에게 자신의 감정을 쉽게 노출하여 직원과의 관계가 멀어져 결국 리더십을 잃어버린다.

구성원의 통일된 에너지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힘에 의한 카리스마가 아니라,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진실된 마음을 교환하는 것이다. 진심으로 따르는 사람이 없다면 진정한 리더가 아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리더의 역량과 지도력이 항상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리더의 독단과 아집으로 조직의 비전을 공유하지 못하면 구성원간의 결속력은 흩어지고 조직을 존망에 빠뜨린다. 훌륭한 리더는 조직의 비전을 구성원과 함께 공유하며 소통을 통해 조직의 에너지를 결집하는 것이 진정한 리더의 힘이며,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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