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정성으로 빚어낸 ‘천연 발효식초’
25년 발효식초 제조 경력 살려 마을기업 운영
지난 2014년 문을 연 이레발효초는 설립한지 2년도 채 안된 신생 마을기업이다. 더군다나 발효식품의 특성상 발효를 위한 1년여의 준비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천연 발효식초를 판매한 것은 불과 몇 달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레발효초는 찾는 사람들이 꾸준히 늘어가고 매출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렇게 이레발효초가 순탄한 출발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신미경 이사장이 그동안 천연 발효식초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신 이사장은 “마을기업을 운영하기 이전부터 주변 지인들과 나눠먹기 위해 발효식초를 담갔었다”며 “25년 가까이 발효식초를 만들다보니 주변에서 구매하고 싶다는 요청을 많이 받게 돼 마을주민들과 협동조합을 만들어 발효식초를 생산ㆍ판매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신 이사장은 “지난 2014년 마을주민 5명을 필두로 한 협동조합을 만들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면서 “또 이레발효초의 조합원으로 가입하진 않았지만 든든하게 지원해주는 18명의 마을주민들이 있어 힘내서 일할 수 있다”고 전했다.
100% 국산 농산물 사용으로 소비촉진 도와
이레발효초에서는 오디초, 솔순초, 마초, 포도초, 자두초, 생강초, 오미자초, 도라지초, 바나나초 등 9가지 천연 발효식초를 판매하고 있다.
특히 바나나초(필리핀산 바나나 사용)를 제외한 천연 발효식초의 재료를 국내산만 고집하고 있다. 경남 진주의 오디, 충북 청주의 자두, 충남 서산의 생강, 경북 문경의 오미자 등 전국 각지에서 공수한 질 좋은 재료만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신 이사장은 이레발효초의 설립 목표 중 하나가 ‘우리 농산물 소비촉진’이였다는 것을 강조하며 “우수한 품질의 농산물을 생산했지만 판로가 없거나 생산비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농업인들의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돕고 싶었다”면서 “이에 이레발효초는 국내산 농산물 소비를 최우선으로 하고, 특히 마을기업 제품을 우선 구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우수한 재료를 사용하는 이레발효초 신 이사장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자체 연구개발을 통해 제조방법을 개발, 천연 발효식초를 생산하고 있다. 이레발효초의 천연 발효식초를 만드는 방법은 우선 오미자, 생강, 자두 등 재료에 사탕수수 천연당 100%를 넣어 발효시키는 과정부터 시작한다. 일정기간의 발효기간을 거치면 발효소, 즉 발효엑기스가 완성된다. 이 발효소에 직접 만든 현미식초와 매실식초를 6:2:2 비율로 섞은 뒤 발효ㆍ숙성시켜 천연 발효식초를 생산하고 있다.
신 이사장은 “과일과 효모 당분만을 이용해 발효시켜 식초를 만들 수도 있지만, 과일의 당도에 따라 식초의 당도와 맛이 달라질 수 있어 맛의 균일성 유지하기 다양한 방법으로 발효식초를 제조해보는 등 연구를 했다”며 “그 결과 발효소에 발효식초를 적정비율로 배합해 발효ㆍ숙성시키는 방법으로 발효식초를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전통 항아리에서 약 1년여간 발효ㆍ숙성 과정을 거친 이레발효초의 천연 발효식초는 물에 희석해 음료로도 먹을 수 있고 잼ㆍ주스ㆍ샐러드소스ㆍ요구르트ㆍ아이스크림 등 다양한 음식에 활용할 수 있다.
마을 어르신 일자리 창출에 앞장
신 이사장은 농산물 소비촉진과 더불어, 마을 어르신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이레발효초를 설립하게 됐다고 밝혔다.
신 이사장은 “이레발효초가 위치한 곳은 주택이 밀집돼 있고 생활여건이 어려운 어르신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다”며 “특히 어르신들이 불편한 몸을 이끌고 파지를 줍기 위해 돌아다니시는 모습이 너무 안타까워 어르신들을 위한 소일거리 창출을 위해 이레발효초 설립을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이레발효초에는 74세, 83세의 어르신 2명이 함께 일하고 있다. 두 어르신들은 하루에 2시간씩 이레발효초의 소일거리를 돕고 있다. 재료가 들어오면 세척을 하고, 사무실 청소를 돕는 등 이레발효초의 든든한 숨은 일꾼으로 제 역할을 다하고 있다.
신 이사장은 “처음엔 그저 어르신들에게 금전적으로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일자리를 제공하기 시작했는데, 어르신들이 금전적인 것보다도 직장이 있다는 것, 일을 한다는 것 자체로 큰 자부심을 가지고 행복하다고 말하신다”며 “남다른 열정으로 누구보다도 열심히 이레발효초의 일을 돕고 있는 어르신들에게 감사한 마음뿐이며 앞으로도 더 많은 어르신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또한 이레발효초는 앞으로 천연 발효식초를 널리 알리기 위해 홍보에 주력할 계획이다. 각종 박람회 참가는 물론, 11시부터 2시까지 ‘식사 후 식초 한잔’이라는 테마로 이레발효초의 문을 열 예정이다.
이와 함께 오는 3월부터 천연 발효식초 강좌를 열어 전통 천연발효식초 알리고 강사를 육성해 경력단절여성들의 일자리 창출에도 앞장설 계획임을 밝혔다.
[문의전화:031-241-2237]
이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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