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종사, 보람되고 가치있게 만들어야”

일반적으로 공기업 기관장의 경우 재임기간 6개월을 채우기가 힘들다.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중도 사퇴하는 경우도 수두룩하다. 그럼에도 임기를 마치고 2년 연임에 성공한 기관장이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김재수 사장이다. 지난해 11월 재연임을 통해 ‘최초’, ‘최장’ 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고 있는 김재수 사장을 통해 기관운영 계획과 농식품수출의 전망 등 평소 농업에 대한 전반적인 생각을 들어봤다. 이번 인터뷰는 지난 2월 3일 양재동 aT센터에서 진행됐다.


 aT사장으로 부임하신지가 햇수로 6년째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공기업 사장으로 특별한 이력이라고 생각되는데요. 올해를 임하는 마음가짐과 신년 사업이 어떤 것인지 궁금합니다.


지난 2011년 aT사장으로 부임했습니다. 그 동안 농식품부와 농촌진흥청장을 역임하면서 경험해 온 농업전반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조직내부의 창의와 혁신, 변화를 강조해 왔습니다. 그동안 변화무쌍한 글로벌 경영환경을 헤쳐 나가기 위해 직원들의 자발적인 동참을 이끌어내기 위해 창의적인 아이디어 개발과 발굴을 적극 지원해 왔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 농수산식품의 미래를 책임지고 지켜나가는 모범적인 공기업으로 성장하고자 노력해 왔습니다.

특히 올해는 FTA, TPP 등의 거센 농업 시장개방화에 맞서 농식품 수출전문 공기업인 aT가 흔들임 없이 수출현안 과제를 챙길 것이며, 정부가 장기비전의 수출전략을 추진할 수 있도록 힘을 실는 등 수출사업의 고도화에 지속적인 힘을 쏟을 계획입니다. 

또한 aT의 기능과 사업에 대한 업무 노하우를 통해 글로벌 농식품전문 공기업으로써의 입지를 더욱 강화해 나가는 한편, 그동안 축적된 현장경험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농산물 수급종합시스템 운영을 통해 수급조절 전문기관으로써의 위상을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올해 추진되는 aT의 세가지 新사업전략은 △농식품 수출 100억불 조기달성 △신유통 패러다임을 통한 유통구조 개선 △신수급관리시스템 구축으로 선제적 수급안정 도모입니다.

우리 농업인들이 겪고 있는 수입시장 확대와 농산물 가격하락 등에 대한 해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현재 우리 농업분야는 시장개방에 따른 해외시장 개척과 농산물 유통개혁을 통한 선진화 해법 도출, 농가 소득증대 등 산적한 어려움에 맞닥뜨려 있습니다.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기 위해서는 수출농업과 국내농업의 TWO TRACK 정책으로 농업을 지속가능한 미래 성장산업으로 키워 나가야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농업은 주식인 쌀 소비가 감소하고 육류와 채소ㆍ과일류의 소비가 증가 하는 등 국내 농산물 시장의 수급 불균형 확대로 생산이후의 전 단계 걸친 고도화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농식품 수출에 있어서는 새로운 수출인프라 확충과 권역별 수출유망 품목 개발, 온라인과 모바일 확산에 따른 변화된 해외마케팅 등이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앞서 밝히신 ‘선제적 수급안정’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농산물은 기후급변 등 현실적으로 수급 불안정성이 상존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농산물 수급안정은 정확한 수급정보와 효과적 분산, 그리고 비축과 방출 등 실물사업이 적기에 추진될 때 수급안정이 가능합니다.

aT는 수급조절위원회를 통하여 국내 수급상황을 모니터링 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지난해에는 배추와 무, 고추, 양파 등 4만5,000톤을 수매했고, 양파를 비롯한 일부 품목은 2만2,000톤을 시장격리시킨 바 있습니다.

이 같은 수급상황은 수급정보공동플랫폼을 활용한 빅데이터 구축을 통해 효과적인 수급정보전파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온라인 수급종합상황실을 활용해 주요 품목별에 대해서는 실시간 모니터링으로 적기 수급대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지난해 주요 농산물의 가격변동률이 11.8%로 평년의 15.9%보다 4.1% 안정되는 결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올해부터는 배추, 무를 대상으로 농산물 계약재배 사업에 신규 참여할 계획입니다. 매취거래를 통해 가격변동폭을 최소화하여 생산자는 안정된 공급처 확보와 수요자는 안정적인 원료조달을 통해 예측가능한 경영활동을 가능하게 할 것입니다.

올해는 배추와 무 2개 픔목으로 시작하지만 2017년에는 건고추 품목을 추가하고, 2018년에는 마늘과 양파까지 추가해 가격변동폭이 큰 5개 품목에 대한 계약재배 사업을 전개할 예정입니다.

aT가 농식품 분야의 청년 일자리 창출에도 속도를 내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농식품 분야의 인재육성 프로그램인 얍(YAFF)에 대해 소개해 주시기 바랍니다.


얍은 aT가 농식품 분야의 인재육성 및 일자리 창출을 위해 운영하고 있는 ‘대한민국 농식품미래기획단’을 줄여서 부르는 명칭입니다. 현재까지 2,399명이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는데, 국내 1,854명과 해외 8개국 545명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얍의 주요 프로그램은 국내 농식품관련 강소기업 탐방을 통해 기업의 일자리 여건 및 향후 산업전망 등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농식품 및 외식기업의 일자리 페어를 통해 주요 기업의 인재상 등 인사담당자들의 직접 상담과 글로벌 진출 식품기업의 해외인턴쉽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얍은 대학생들에게 ‘농식품 산업의 이해’ → ‘관련 직업체험’ → ‘인재육성’ → ‘최종취업’으로 연결되는 농식품 인재육성 포탈 서비스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이는 과거 농촌진흥청 재직 시 코피아센터(해외농업개발센터)를 통한 청년 일자리 및 인재영입 시스템과 동일한 흐름 속에서 출발된 구상입니다.

특히 얍을 통해 지난해 남양유업 베트남수출 전담회사에 현지 주재원으로 채용된 사례가 있고, 경남지역 식품기업(한솔무역)에 정규직으로 채용된 사례도 있습니다. 얍 회원가운데 졸업예정자 581명 중 37%(215명)가 취업에 성공하는 등 얍은 ‘2015 대한민국 나눔국민대상’ 희망멘토링 분야 대통령 표창을 수상한 바 있습니다.

이밖에도 얍은 청년 고용절벽 해소를 위한 일자리 확대 대책에 부응하고 급변하는 채용시장에 다양한 취업정보를 지역 청년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지역대학생 일자리소통 취어버캠프’를 개최하고 있으며, 지난해 11월에는 영호남 지역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통합행사를 개최해 지역대학생간 소통에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한국 농식품의 중국 및 중동시장 진출 전략과 성공 가능성에 대한 사장님의 견해를 듣고 싶습니다.

한ㆍ중 FTA는 우리 농식품이 거대 중국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중국 내 농식품 물류환경은 저온유통(Cold-Chain)을 위한 인프라 부족으로 유통과정 중 손실률은 25~30%로 매우 높습니다. 이런 이유로 중국수출이 크게 늘고 있는 신선우유나 아이스크림 등 냉장ㆍ냉동식품의 수출확대를 위해서는 물류인프라 지원이 절실히 요구되는 상황입니다.

이를 위해 aT는 한국 농식품의 중국 내 냉동·냉장 물류인프라 구축을 위해 칭다오 물류센터를 건설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aT는 기존 수출업체 또는 수입바이어가 개별적으로 진행해온 해상운송, 통관, 창고보관, 내륙운송 등의 일련과정을 One·Stop으로 현지 대행할 수 있게 됐습니다.

특히 중국은 일반적으로 농업대국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중국 농업은 인구대비 취약해 경작 가능 면적은 국토의 15%에 불과하며, 1인당 경작 가능면적도 세계 175위 수준으로 그나마도 도시화로 인해 감소세에 있는 상황입니다.

중국의 농업상황과 중국내 한류열풍, 한·중 FTA 등 대외 여건을 감안하면 우리 농산물의 중국 시장 확대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판단됩니다. 더욱이 한국 농식품의 중국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검역문제 해소와 고급화 전략 등이 필요합니다.

중국은 잦은 식품 사고에 따른 불신이 있기 때문에 한국산 신선농산물이 안전한 고급 식품으로 포지셔닝 시장을 개척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단순한 상품 수출이 아닌 식품화를 수출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또한, 급속하게 성장하는 중국 내 온라인 유통망과 연계한 온·오프라인 통합 마케팅도 필요합니다. 온라인의 경우 알리바바 한국식품관과 역직구 몰을 통한 마케팅을 전개하고, 오프라인에서는 칭다오 물류센터 등의 유통망 확보가 중요합니다.

중동시장은 성장 가능성이 매우 큰 시장입니다. 전망에 따르면 2019년 무슬림 식품 시장규모가 세계 식음료 시장의 21.2%로 성장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aT는 지난 3월, 박대통령의 중동 4개국 순방을 계기로 급성장에 있는 중동의 식품시장 확대를 위한 수출거점 마련과 교두보 구축을 위해 아부다비 사무소를 개소했습니다.

aT는 올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UAE 등 무슬림 식품시장에 대한 심층정보를 조사하여 수출업체에 제공할 예정입니다. 농식품기업의 할랄인증취득 비용을 지원하고, 할랄식품박람회 참가 및 할랄판촉행사 지원 등의 해외마케팅 을 통해 중동시장 개척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입니다.
정리=최현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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