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토에서 키운 고품질농산물 가공품 제조해 부가가치 높여
황토영농조합법인에 가면 황토의 기운으로 키운 고품질 농산물과 그 농산물로 만든 가공식품, 황토문화체험 등 다양한 먹거리와 즐길거리들이 가득하다. 특히 이러한 활동들을 통해 농가소득증대는 물론 마을주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어 지역에서 신망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농산물 부가가치 제고위해 가공식품 생산 시작
황토영농조합법인이 위치한 김제 황토마을은 마을주민들의 화합이 좋기로 지역에서 소문이 자자한 곳이다. 그러나 남다른 공동체 의식으로 똘똘 뭉쳐 마을의 발전을 도모하는 황토영농조합법인에게는 역사의 아픔을 가지고 있다.
지난 1950년 6월 25일 동족상잔의 비극인 6.25사변이 일어나자 많은 사람들이 고향을 등지고 자유를 찾아 피난 내려와 야산을 개발하고 삶의 터전을 마련한 곳이 바로 황토마을인 것이다.
황토영농조합법인 이철용 대표는 “제2의 고향인 이 마을에서 슬픔과 애환을 간직하며 함께 살았기에 마을주민들에게는 남다른 강한 공동체 의식이 있다”며 “때문에 마을공동사업을 진행할 때도 그 어느 마을보다도 잡음이 없고 순탄하게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토마을 마을 공동체사업을 시작한 것은 지난 2002년 정보화마을로 지정되면서부터다. 마을에서 생산되는 농산물들을 온라인에서 판매하며 마을의 발전을 도모했다. 그러나 마을의 화합만으로는 공동체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다른 마을과 차별화된 ‘그 무엇’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정보화마을에서 퇴출될 위기에 처했을 정도로 우리 마을의 활동은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며 “그러나 마을주민들의 하나 된 마음만 있으면 뭐든 못할 것이 없다는 생각으로 탈(脫)꼴찌를 벼르며 심기일전으로 다시 일어섰다”고 전했다.
부가가치 제고의 한계를 느낀 황토마을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마을주민 25명이 출자해 마을법인인 황토영농조합법인을 설립했다. 이후 2014년 마을기업으로 지정되며 본격적으로 농산물과 가공식품을 생산ㆍ판매하기 시작했다.
구워서 말려 진한 풍미 자랑하는 ‘군고구마말랭이’
황토영농조합법인에서는 기름진 황토흙에서 생산된 마을의 농특산물인 고구마, 포도, 배를 이용해 가공식품을 생산하고 있다.
이중 황토영농조합법인에서 주력으로 판매하고 있는 것은 ‘흙사랑 군고구마말랭이’다.
흙사랑 군고구마말랭이는 마을에서 생산된 호박고구마를 이용해 만들고 있어 믿고 먹을 수 있을뿐더러 맛도 좋아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원재료인 고구마 이외에는 다른 첨가제를 전혀 넣지 않지만 단맛과 풍미가 일품이다. 또한 쫀득쫀득한 식감도 좋다.
특히 다른 고구마말랭이가 대부분 찌는 방식으로 만드는 반면, 흙사랑 군고구마말랭이는 굽는 방식으로 만들어 고구마 특유의 단맛이 강하고 식감도 우수하다.
이 대표는 “고구마말랭이를 만들기 위해선 고구마를 익힌 후 말리는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대부분 고구마를 찌지만 우리는 굽고 있다”며 “굽는 것과 찌는 것이 무슨 큰 차이가 있을까 싶지만 맛과 향, 식감, 투명한 고구마말랭이 색감 등 다각적인 면에서 더 우수하다”고 밝혔다.
또한 이 대표는 “고구마말랭이는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간단한 간식거리로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어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며 “포장도 소포장을 통해 어디에나 가지고 다니면서 먹기 편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농가소득증대ㆍ일자리창출 등 마을 활성화시켜
황토영농조합법인에서는 흙사랑 군고구마말랭이와 함께 지역에서 많이 재배되고 있는 포도와 배를 이용해 흙사랑 포도즙과 흙사랑 배즙 등도 판매하고 있다.
포도즙과 배즙 모두 지역에서 재배된 원물만 사용하며 다른 당분이나 첨가제를 전혀 넣지 않고 만들고 있다.
또한 다양한 체험거리도 진행하고 있다. 고구마 캐기, 포도 따기, 고구마 쿠키 만들기, 염색 체험, 황해도식 만두 만들기, 황토흙 빚기 등 다양한 체험을 진행하고 있다.
황토영농조합법인은 군고구마말랭이로 지난해 9천만원정도의 매출을 올렸으며, 체험객도 1천여명이 다녀갈 정도로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황토영농조합법인은 마을공동체 사업을 통해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였을 뿐만 아니라 농가소득증대를 이루고 있다. 또한 고정인력 6명 외에도 체험 시 마을주민들을 단기인력으로 활용하는 등 주민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어 지역에서 칭찬이 자자하다.
이러한 노력으로 황토영농조합법인은 농식품 6차산업화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우수사례로 뽑히는 등 다재다능함을 인정받고 있다.
이 대표는 “사업을 진행하며 힘든 부분도 많지만, 사업을 통해 마을이 활성화되고 이 활력을 통해 다양한 사업들을 진행할 원동력이 생겨 마을이 더욱 발전하게 됐다”며 “마을 분위기도 좋아지고 주민들의 반응도 좋아 보람을 느끼며 앞으로도 마을주민들과 합심해 마을의 발전을 함께 이룰 것”이라고 밝혔다.
김수현 기자
soohyun@nongup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