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만큼 비전이 있는 것도 없어요”

전라북도 무주군 무풍면 현내리는 무주 나들목에서도 30분을 더 들어가야만 도착할 수 있는 골짜기다. 그럼에도 공기 맑고, 일교차가 커 귀농, 귀산촌인들이 속속 정착하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반디팜 소현주 대표는 4년전 이곳에 정착해 산림복합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반디팜에서는 사과, 배추를 비롯한 각종 농산물과 호두와 산채 같은 임산물도 함께 재배하고 있다.

“처음에는 무주에 들어 올 생각이 없었어요. 남편이 20년전에 이곳에 산을 사놓고 관리를 했는데 애들 다 크고, 나이도 들어가면서 점점 좋아지더라고요. 지금은 도시로 나가는 것을 생각안해요.”
또 그녀는 무주에 오겠다고 마음을 먹으면서부터 한국산림아카데미, 서울소셜클럽에서 공부를 했고, 지금은 한국산림경영인협회 홍보본부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렇다고 농사에 소홀한 것은 아니다. 6만여평의 임야에는 호두, 곰취, 고사리, 도라지가 자라고 있고, 얼마전에는 사과밭을 매입해 사과나무를 도시민들에게 분양을 하고 있다. 그녀가 재배하는 사과 품종은 부사로 10월말에 수확을 하는데 5월 사과꽃따기 체험, 6월 사과열매속기 체험, 9월 사과잎따기 체험 등 새로운 형태의 체험을 계획하고 있다.

“시골에서 살려니 혼자서는 살 수 없더라고요. 마을분들하고 유대관계가 탄탄해져야 하고, 또 수확을 해도 판매를 해야하니 도시소비자들과도 교류를 해야하더라고요. 그래서 저희 집에 오시는 분들은 언제나 환영이고, 어울릴 수 있는 자리와 체험을 진행하고 있어요.”

이와함께 그녀는 귀농, 귀산촌을 했을 때 여성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거듭 강조했다. 일반적으로 농사를 떠올리면 먼저 남성들의 전유물로 생각한다. 농업, 임업을 포함해 실제로 농사를 짓는 다는 것은 물리적인 힘이 많이 필요하다. 또 농사계획을 세우는 일도 거의 남성 전문가가 관여한다. 하지만 지금은 농사만 짓는 것이 아니라 체험이 진행되고, 6차산업의 바람이 불고 있다.

“여성들의 역할이 커요. 어떤 분들은 살림살고 애들 잘 키우면 된다고 하는데 시골에 사는데 어떤 아줌마가 농사를 같이 안할 수가 있겠어요. 그러면 여성들은 농사도 짓고, 애도 키우고, 살림도 살아야 하는데 늘 남성들의 한발짝 뒤에 서 있는 것 같아요. 그래도 옛날보다는 많이 바뀌어 가는 것 같아요.”

그녀는 농사를 단순히 짓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공유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고 있다. 그녀와 같은 눈높이에서 농사를 바라보는 귀농, 귀산촌인들이 많아진다면 우리나라 농업에 신선한 활력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귀농, 귀산촌이 힘든 거예요. 환경도 완전히 바뀌고, 시간과 돈이 많이 투자되니 많은 인내심이 필요하거든요. 그래도 저같은 사람들이 많이 배출되서 우리나라 농업의 비전을 제시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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