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육농가와 계열주체간 갈등 중재가 제역할”

“농가협의회가 조직되면서 계열주체의 ‘갑’질이 사라지고 대화와 토론을 펼칠 수 있다는 것이 변화입니다. 무엇보다 농가들의 불만을 주제로 대화할 수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 계열화사업의 발전이자 성과라 할 수 있습니다.”

참프레 사육농가협의회 박용석 회장은 “농가협의회가 결성되면서 지난과거 계열주체들의 일방적인 ‘횡포’가 근절되고 사안마다 대화를 통해 결론을 도출하는 새로운 문화가 형성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참프레 농가협의회는 지난해 4월 120사육농가가 참여한 가운데 탄생했다. 삼계, 토종닭 사육농가가 빠져 있지만 향후 이들 농가들을 농가협의회에 참여시켜 규모를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농가협의회는 이달부터 육계자조금 거출을 시작키로 하는 등 육계산업 현안에 주인의식을 갖고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가고 있다. 과거 농가 수익과 관련없는 사안들에 대해 ‘강 건너 불구경’ 한 태도와는 사뭇 다르다.

박 회장은 “농가협의회가 본격적으로 활동하면서 농가들이 계열화사업 일원이라는 의식을 갖게 되면서 현안에 관심을 갖고 적극 동참하는 자세로 변화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농가들의 변화는 계열화사업에 부담을 주는 것이 아니라 계열주체와 농가들이 공동성장하는 밑거름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러 농가들의 목소리를 늘 경청해야 하는 박 회장은 한가할 틈이 없다. 당장 14만수 규모의 농장을 운영하는 것부터 바쁘다. 연 6.5회전 사육하기 때문에 한눈팔새가 없다. 여기다 농가들의 다양한 요구사항을 중재하는 역할도 빼먹을 수 없어 하루해가 늘 짧기만 한다.

바쁜 와중에도 박 회장의 사육성적은 늘 상위권이다. 누구라도 한번쯤은 당한다는 질병피해도 없었다. 박 회장은 “26년간 사육을 통해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이 계획을 철저하게 준수해 나가는 것이 상위권 비결이다”면서 “기본에 충실할 수 있다면 사육성적은 자연스럽게 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래저래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박 회장에게 2년전 든든한 구원군이 등장했다. 그의 아들(박상균·35)이 대를 이어 육계사육에 뛰어든 것이다.

박 회장은 “아들이 육계 사육을 하고 싶다고 했을 때 적극 찬성했던 것은 그만큼 육계 사육이 희망이 넘치기 때문”이라며 “풍족한 생활은 장담할 수 없지만 땀 흘린 만큼 대가를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에 육계사육은 직업으로서 매우 훌륭하다”고 말했다.

벌써 2년차에 접어든 아들은 여지간한 업무는 혼자서 처리할 정도로 성장해 그를 위협(?)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젊고 머리 회전이 빠르기 때문에 하나를 가르쳐주면 2~3가지를 터득하는 아들의 성장에 흐뭇하면서도 두렵기도 하다.

이제 막 60세를 넘긴 그가 벌써 은퇴를 고민하는 것은 온전히 아들의 뛰어난 능력 때문이다. 그래도 대물림 할 수 있는 후계자를 찾았으니, 그의 인생은 성공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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