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취가격 제고 및 도매법인 공익성 강화”

“도매시장의 주인인 출하자 농업인의 수취가격 제고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특히 도매시장법인의 사명과 공익적 기능을 적극적으로 실천함과 동시에 그 동안 수세적인 자세에 치우쳤던 점을 반성하고 출하자 농업인과 소비자에게 도매시장의 농산물 유통에 대한 현상과 이유에 대해 적극 설명할 수 있는 전향적인 자세로 다가서겠다.”

지난 3월 8일 서울 장지동 사무실에서 만난 박상헌(한국청과 대표) 한국농수산물도매시장법인협회장의 말이다. 지난 2월 25일 열린 정기총회를 통해 신임 협회장으로 선출된 박상헌 회장은 서울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의 도매시장법인인 한국청과(주) 대표이사다.

평소 검도로 다져진 다부진 체격을 가진 박상헌 회장은 “내부적인 목표로 회원사의 규모를 확대시키고, 도매시장법인의 사회적 인식을 재정립하는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서울에서 개최되던 이사회 등 전체회의를 전국 회원사들이 위치해있는 도매시장을 찾아 순회개최하는 방식으로 지역 현안을 중앙으로 끌어안을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

특히 “37개 회원사간의 단합과 소통을 위해 협회가 적극적인 자세로 회원사를 찾아가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일부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목적감사와 거래제도 관련 논란에 대해 소극적인 대처보다는 중앙단위에서 적극적인 대응을 통해 법적 행정적 지원을 강화해나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장기적으로는 도매시장의 역사를 기록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박 회장은 “공영도매시장의 출범 이유와 농안법 파동 등을 거치면서 당시의 사건 사고와 관련인사들의 발언과 행동 등을 고증하는 기록서를 구상하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도매시장의 역사를 밝히고 관련인사들의 정책결정이나 행동 등이 시간이 지나면서 어떤 영향으로 나타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소중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깜짝 아이디어도 내놨다. 박 회장은 “도매시장법인이 겸영사업 등에 눈을 돌리기 보다는 기본에 충실한 거래로 수취가격을 높이는것이 최선”이라며 “이를 위해 경매사의 호창을 통해 수취가격을 끌어올릴 수 있는 ‘수지경매’를 부활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실적인 상황을 감안할 때 모든 물량과 품목에 대한 수지경매는 불가능하다. 그러나 특정한 품목이나 산지의 첫물이 출하될 경우 초매식 등의 이벤트에서 수지경매로 최고가 농산물이 낙찰된다면 전국적인 홍보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출하자 농업인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사례를 보면 참치 한 마리가 경매를 통해 1억원이 넘는 금액에 낙찰되면서 전국적인 화제가 됐고, 구매업자는 이를 마케팅 전략으로 활용해 매출을 높일 수 있었다. 또한 유바리멜론 한 통이 지난 2008년 초매식에서 250만엔에 판매되는 등 매년 초매식마다 기록되는 높은 경락가격은 출하농가의 자부심과 유바리멜론의 인지도를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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