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상 철 (주)농수산홈쇼핑 대표

새해가 밝았다. 매일 때가 되면 동쪽에서 떠오르는 태양이 어제와 오늘, 다를 것이 뭐 있을까마는 새해, 새아침을 밝히는 저 태양이 더욱 눈부시고 아름답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같은 사물이지만 이렇게 보는 이와 그 사람의 마음의 상태에 따라 큰 차이를 느끼는 것은 당연지사이리라.

그래서 해가 바뀌면 늘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고, 올해는 어떤 성취와 보람을 엮어 후회 없는 삶을 영위할까 하는 생각과 새로운 각오를 다지는 것도 새아침을 맞는 우리 모두의 모습인 것이다. 그러나 새로운 다짐과 각오도 좋지만 나는 늘 생각해왔고 실행해왔던 일 중에서 그 일을 더욱 공고히 하거나 완성도를 높이는 일도 꽤 바람직한 새해의 태도로 여긴다.

지난 연말, 우리는 새 대통령을 선출하였다. 대통령 당선자는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국민을 섬기겠다”는 첫 당선 소감을 밝혔다. 반가운 말이 아닐 수 없다.

성경에도 ‘섬김’에 대한 기록이 있다. “너희 중에 누구든지 크게 되고 싶은 사람은 남을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하고, 으뜸이 되고 싶은 사람은 모든 사람의 종이 되어야 한다. 나는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으며, 많은 사람의 죗값을 치르기 위해 내 생명마저 주려고 왔다”는 대목이 그것이다.

대통령 당선자가 임명한 정권인수위원회의 위원장 취임 일성도 ‘국민을 섬기는 정부’를 만들겠다는 것이었다. 나는 그분들의 섬김에 대한 진심을 믿고 싶다. 진정 국민을 위해 일하고, 국민의 입장에서 국민의 뜻을 존중하고 더 나아가 국민을 받들어 모시는 ‘섬김의 정치’를 환영한다. 부디 겉치레로 하는 인사말이 아니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우리 농수산홈쇼핑의 기업 비전은 ‘고객만족 1위’다. 따라서 고객만족 1위의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임직원 행동강령도 ‘항상 고객의 눈으로 바라보며, 생각하고, 행동하며, 미래에 도전한다’이다. 이것이 기본이자 원칙이라면 고객을 대하는 태도의 근본은 역시 고객을 우러러 모시는 ‘섬김의 경영’, ‘섬김의 가치 창출’이라 할 것이다.

섬김은 절대로 가식과 요령으로는 이룰 수 없다. 진정한 섬김은 상대에 대한 깊은 감사의 마음, 신뢰와 진실의 마음으로 대할 때 비로소 완성되는 덕목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려운 일이며 이루기 어렵기에 소중하고 빛나는 가치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작물을 재배하고 가축을 키우는 농업인의 경우, 땅과 흙, 물, 바람 등 자연에 대한 감사와 믿음을 아우르는 섬김의 자세 또한 매우 의미 있는 일이 아닌가 생각된다. 지금까지 우리들은 자연이란 그저 이용하고 활용하는, 당연히 제공되는 것이라 여겨왔다. 오늘날 환경 파괴와 심각한 오염, 지구온난화에 따른 재앙 등은 자연에 대한 우리의 이러한 태도에서 기인된 바 크다.

정치인이 국민을 섬기고, 사업하는 사람이 고객을 섬기듯 농부도 자연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으로 땅을 섬겨야 마땅하다. ‘뿌리는 대로 거둔다’는 속담도 있지 않은가. 신뢰와 믿음을 뿌리면 그 이상의 결실을 맺고, 진정 섬길 수 있는 자만이 남으로부터 섬김을 받을 수 있다는 이치를 떠올리자.

지난해 우리는 매우 힘겨운 한해를 보냈다. 국가경제가 어려웠고 특히 농촌의 어려움이 더욱 크고 깊었다. FTA 등 개방의 높은 파도와 기름값과 비료, 사료 등 원자재 값도 덩달아 뛰어서 농민의 시름이 한층 깊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희망을 놓아서는 안 된다. 국민의 식생활과 건강을 책임지는 우리 농촌이 변화에 휩쓸려 중심을 잃어서는 곤란하다. 우리 땅에 대한 믿음, 흘린 땀에 대한 믿음, 고객인 국민에 대한 믿음으로 새롭게 일하는 새해를 맞이하자.

나아가 감사하고 섬기는 마음으로 정성을 다하여 씨를 뿌리고 키워 알뜰히 거두는, 섬김의 의미를 알고 실행하는 희망과 지혜의 농업인으로 거듭나기를 소망해본다.


도상철 대표 약력

1946년 1월 10일 생
2002년 제일사료(주)
경영지원담당 임원
2007년 (주)농수산홈쇼핑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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