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의 삶에 예술을 입히다

복잡한 아파트 숲을 3분 정도 지나 한적한 마을에 도착했다. 야트막한 산언덕 모퉁이를 돌아 弄然齋라고 씌여진 간판과 함께 한쌍의 장승조각상이 윙크로 인사한다. 
경기도 화성시 농연재 권화연·이강식 부부는 차, 발효액, 식초 등을 연구하며 천연먹거리와 자연염색에 대해 알리고 있다.

부부는 아파트 생활을 하면서도 발효에 대한 관심이 남달라 항상 실내에는 발효 중인 항아리들이 즐비했다. 하지만 발효에 대한 열정을 좁은 아파트에서 펼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부부는 5년전 도시생활을 청산하고 이곳 화성에 자리를 옮겨 발효에 대한 열정을 맘껏 펼치고 있다.

권화연 씨는 “농연재(弄然齋)는 자연을 가지고 노는 사람, 자연을 제 마음대로 쓰는 사람, 자연을 솜씨 있게 다루는 사람이 사는 집이라는 뜻이 담긴 이름이다”라며 “자연이 주는 것에 감사하고 소중히 여기며 하루하루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남편 이강식 씨는 조각가로 평생을 살아온 사람이다. 농연재에 있는 조형물 모두 이강식 씨의 작품이다. 실내에는 눈만 돌리면 블라인드, 액자 등 자연염색으로 만든 것인데 수채화그림으로 보일정도로 섬세하기까지 하다. 이렇게 농촌의 삶과 예술가의 작품이 만나니 차 한잔 나누기 위해 찾아오는 사람들도 꽤 많다.

부부는 1500평 임야와 200평 밭에서 무농약으로 산야초, 고추, 어성초 등을 재배해 차, 천연식초, 발효차, 발효주, 발효소금, 발모제 등을 연구·개발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금 농연재에서 발효되거나 발효 중인 발효액과 식초는 칡, 어성초, 구기자, 복분자, 초석잠, 커피, 황칠 등 무려 60여가지나 된다.

권 씨는 “시중에서 일명 식초로 판매되고 있는 것은 신맛을 입힌 것으로 자연초와는 거리가 멀다”며 “자연초가 되기까지 2년이란 시간이 걸리는데 본연의 맛과 향이 살아 있고 5브릭스 이하의 당도로 당뇨같은 질환이 있는 분들에게도 건강에 이롭다”고 말했다.

인터뷰를 하면서 이 씨가 직접 연구ㆍ개발한 것이라며 커피 아닌 커피를 마셔보라고 찻잔을 건넨다.
차를 한 모금 음미하니 영락없는 커피인데 커피가 아니고 오가피열매를 덖어서 만든 오가피커피란다. 덖은 오가피가루에서는 깨소금같은 고소한 내가 가득하다.

이 씨는 “오가피 열매에는 안토시아닌과 비타민C 뿐만아니라 인삼보다 사포닌 함량이 높다”며 “커피는 전혀 없이 오가피열매만을 덖어서 만든 것으로 카페인이 없고 몸도 따뜻하게 해줘 건강에 더 없이 좋은 차”라고 전했다.

또한 부부는 벌레가 먹는 소금, 발모제 등도 개발해 놓았다.
벌레가 먹는 소금은 발효를 이용해 만든 소금으로 미네랄이 풍부하고 맛이 좋은 것이 특징이다. 발모제는 직접 판매하는 것보다 원하는 회사가 있으면 기술이전과 자문을 해 줄 계획이라고.
권 씨는 “좋은 재료로 재료 본연의 맛과 향, 영양 등을 훼손하지 않고 만든 것을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다”며 “이와 함께 정보화교육을 통해 시대흐름에 적응할 수 있도록 온라인 활동을 적극적으로 해나갈 예정”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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