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호박 맛·영양이 식혜 안에 퐁당…‘단호박식혜’ 인기

황금빛 속살을 자랑하는 단호박은 부드럽고 달콤한 맛과 풍부한 영양소가 함유돼 있어 최근 웰빙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칼로리는 낮아 다이어트식품으로도 인기가 높다. 이렇게 몸에도 좋고 맛도 좋은 단호박은 찜, 죽, 스프, 샐러드 등 다양한 요리에 활용되고 있다.

이중 단호박을 활용해 우리의 전통 음료인 식혜를 만드는 곳이 있어 화제다. 충청남도 당진시 신평면에 위치한 ‘올리고마을영농조합법인(대표 문구현/이하 올리고마을)이 바로 그곳이다. 올리고마을은 지역의 농특산물인 단호박과 식혜의 환상의 조합을 탄생시킨 곳으로, 지난 2011년 마을기업으로 지정받으며 마을주민들과 함께 단호박 소비촉진과 단호박식혜 명품화에 앞장서고 있다.


새로운 소득작목으로 재배하기 시작한 ‘단호박’

올리고마을은 당진에 단호박 재배를 전파하고, 국내 최초로 일본에 단호박을 수출하기까지 한, 단호박으로 유명한 고장이다.

올리고마을에서의 단호박 재배 역사는 2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원래 올리고마을은 쌀, 감자 등 기존 농산물을 재배하는 평범한 농촌마을이었다. 올리고마을이 재배하는 농산물에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한 건 우루과이라운드를 통해 우리나라의 농업이 처음 외국에 문호를 개방하기 시작하면서부터였다. 특히 외환위기까지 겹치면서 농촌이 큰 어려움에 겪게 됐다.

마을에서 처음으로 단호박을 재배하기 시작한 올리고마을 문구현 대표는 “외국농산물이 들어오기 시작하며 일반농사를 지어서는 도저히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등 농촌이 초토화되기 시작했다”며 “새로운 작물을 도입해 어려워진 농촌에 돌파구를 마련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때 문 대표 눈에 들어온 것이 ‘단호박’이었다. 지금이야 국내에 단호박 생산이 많아졌지만 20여년 전에는 안동과 제주도 일대에 소량만 재배되고 있을 뿐이었다. 반면 일본에서는 웰빙식품으로 단호박이 각광받고 있는 것을 본 문 대표는 한국에서도 단호박이 인기가 높아질 것을 직감하고 단호박을 재배를 시작하게 됐다.

그러나 단호박 재배는 그리 만만치 않았다. 재배매뉴얼도 없을뿐더러 지금처럼 인터넷이 발달되지 않아 재배방법에 대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없었다. 우여곡절 끝에 단호박 생산에 성공했지만 더 어려움이 앞에 놓여있었다. 바로 ‘판매’였다. 가락시장 상장품목도 아니었고, 소비자들도 단호박을 잘 모르는 등 판로가 전혀 없었던 것.

단호박을 쪄서 사람 많은 곳을 찾아가 홍보하길 3~4년. 단호박을 찾아주는 소비자들이 차츰 늘긴 했어도 큰 반응을 얻진 못했다. 이에 문 대표는 단호박 소비가 많은 일본을 공략키로 했다.

문 대표는 “국내에서 큰 반응을 얻지 못했는데 외국으로 수출한다고 하니 주변에서 비웃음을 샀지만 우리가 살길은 수출뿐이라고 생각해 추진하게 됐다”며 “수출을 성공시키기까지도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결국 일본 수출을 성공했고, 일본 현지 반응도 뜨거웠다”고 밝혔다.

경쟁력 제고위해 가공품 개발…단호박식혜 탄생

수출을 성공리에 진행하고 나니 올리고마을도, 당진에서 단호박의 위상도 달라졌다. 당진시의 10대 유망작목으로 단호박이 선정되며 단호박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많아진 것이다. 단호박은 이후 여러 매체에서 웰빙식품, 다이어트 식품으로 소개되며 불티나게 팔리기 시작했다.

소비가 늘어난 만큼 재배농가도, 생산물량도 많아졌다. 올리고마을의 고민은 또 한 번 시작됐다. 단호박 재배 초기에는 기존 작목보다 평당 3~4배의 소득을 더 올렸었지만, 생산물량이 늘어나며 단호박의 가격이 급격히 떨어진 것.

문 대표는 “단호박의 인기가 높아지고 대중화되며 판매는 잘됐지만 농가들이 급격히 늘어가며 시세가 떨어지기 시작했다”며 “이에 1차 생산물로만 판매를 해봐야 수지타산이 맞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어 단호박을 이용한 가공식품을 만들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렇게 탄생된 것이 현재 올리고마을의 주력 상품인 ‘단호박식혜’다.
단호박식혜는 지역에서 무농약으로 생산된 단호박을 엄선해 만들고 있는데, 단호박 자체의 단맛이 강해 다른 식혜보다 소량의 설탕을 첨가하고 있다. 또한 식혜에 들어가는 쌀도 당진에서 생산된 고품질의 쌀을 사용하고 있다. 특히 자체 기술로 밥알이 깨지지 않고 탱글탱글함을 유지토록 해 식감을 살렸다.

시중에 판매되는 식혜는 밥알이 으스러져있어 밥알이 부유물처럼 떠다녀 보기 안 좋기 때문에 식혜통 전체를 라벨로 감싸 판매하고 있지만, 올리고마을의 식혜는 밥알이 잘 보이도록 라벨을 위에만 감쌌다고 문 대표는 비교 설명했다.

이와 함께 식혜의 기본재료이자 가장 중요한 재료인 엿기름도 미국밀을 섞지 않고 순수하게 겉보리만 이용한 것을 사용하고 있어 더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 더불어 보존기간을 오래 유지하기 위한 첨가물을 넣지 않았다는 것도 올리고마을 단호박식헤의 큰 특징이다.

“단호박식혜 명품화 위해 주력”

올리고마을의 단호박식혜는 음료로도 가볍게 먹지만, 단호박이 첨가돼 영양간식으로도 손색없다. 맛과 영양을 모두 잡은 단호박식혜는 입소문이 퍼지며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현재 단호박식혜는 온라인판매, 리조트, 생협매장 등 다양한 곳에서 판매되고 있다.

문 대표는 “초기에는 단호박을 알리는데 온 힘을 다했다면, 지금은 단호박식혜의 명품화를 위해 주력할 것”이라면서 “마을기업으로써 마을주민들과 함께 하기에 반드시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가공제품 생산과 6차산업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문 대표는 “단호박식혜도 이름을 알리는데 많은 노력과 고난을 겪었다. 대기업 생산품이 아니면 기존 시장에 진입하기가 너무 어렵기 때문”이라며 “제품을 판매하려면 아무리 제품이 좋아도 판로를 개척하기 힘들기 때문에, 대기업 상품에서 차별화를 두기 위해선 제품에 스토리를 입히고, 콘텐츠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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