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농가소득 안정·복지개선 1순위로 내세워


4·13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12년만에 원내 제1당 자리를 차지한 가운데 막을 내렸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14일 20대 총선 개표 결과 전국 253개의 지역구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비례포함 총 123석, 새누리당이 122석, 국민의당이 38석, 정의당이 6석을 차지했다. 총선 후 농업계의 관심은 농정공약으로 쏠리고 있고, 농업인들이 요구하는 농업정책의 이행을 위해서는 여야간 대화가 중요하다는 의견도 대두되고 있다.


 야권의 승리

이번 선거는 새누리당의 참패라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새누리당은 최대접전지는 수도권에서는 전체 122석의 3분의 1도 확보하지 못했고, ‘텃밭’인 영남에서도 65석 가운데 20석 가까이 야당과 무소속에 내주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수도권에서 예상 밖의 선전에 힘입어 비례대표를 제외한 지역구 의석수가 새누리당을 앞서는 대이변을 연출했다. 이로써 국회는 16년만에 여소야대와 3당 체제를 맞이하게 됐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은 49석이 걸린 서울에서 35석을 차지했고, 60석이 걸린 경기권에서 40석에 당선되는 등 수도권에서만 82석을 확보했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서는 친박계가 주도한 공천학살, 지지층의 저조한 투표율 등이 지적되고 있는데 실제로 새누리당의 텃밭인 대구는 투표율이 54.8%로 가장 낮았고, 부산은 55.4%로 뒤를 이었다.
한편 이번 총선의 투표율은 58.0%로 19대 총선 54.2%때 보다 3.2%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패배에도 빛난 농업인 후보들

4·13 총선에서 농업계의 고전은 계속됐다. 이번 선거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한 938명의 후보자 가운데 농·축산업을 직업으로 하는 지역구 후보는 단 11명이었다.

하지만 이번 총선을 계기로 국회에 입성해 농업계의 목소리를 대변하려던 후보들은 전멸 수준을 면치 못했지만 승패와 관계없이 끝까지 경쟁을 펼치며 빛을 발휘했다.

울산광역시 울주군에서는 국민의당 소속 권중건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지만 4위에 머물렀고, 경북 영주시·문경시·예천군 지역구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엄재정 후보는 3위에 그쳤다.

이와함께 경남 밀양시·의령군·함안군·창녕군 지역구에는 무소속 이구녕 후보가, 산청군·함양군·거창군·합천군에서는 윤석준 후보가, 충청권에서는 충북 청주시 청원군에는 국민의당 신언관 후보와 민중연합당 김도경 후보가 나섰지만 나란히 당선되지 못했다. 충청남도에서는 보령시·서천군 지역구에 이기원 후보가 무소속으로 유세를 펼쳤다.

전북 남원시·임실군·순창군에서는 (현)전북여성농민회부회장인 민중연합당 오은미 후보가 출마했고, 전남 고흥군·보성군·장흥군·강진군에서 (현)장흥군농민회장인 민중연합당 위두환 후보가, 영암군·무안군·신안군에서는 (현)광주전남농민회 조직교육국장인 민중연합당 박광순 후보가 선전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제주도에서는 제주시갑에 장성철 (주)제주팜플러스 대표이사가 국민의당 소속으로 출마했다.

총선 끝, 관심은 공약이행

20대 국회가 꾸려지면서 이제 농업계의 관심은 총선 전 각 당이 제시한 농정공약의 이행으로 쏠리고 있다. 이번 총선 과정에서 여야는 농가소득 안정과 복지정책을 활발히 내놨다. 특히 농업재해보험제도 보완, 농어촌 복지시설 확충 등 굵직한 공약의 실행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새누리당은 총선을 앞두고 ▲무사고환급제 도입 ▲농촌 고령자 공동지원시설지원 사업 추진 ▲전국 지역별 수출전문단지 육성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놓았다. 특히 농업계가 꾸준히 요구하고 있는 농업재해보험, 농업인안전보험, 농업수입보장보험, 재해 지원대책을 마련에 대한 논의가 국회 차원에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더불어민주당은 ▲농산물최저가격보장제 도입 ▲고품격 종합건강검진 ▲자발적 상생기금조성 등을 내세웠다. 더불어민주당은 그동안 농업계가 강하게 요구한 밥쌀용 쌀 수입 금지와 쌀 수급 및 가격 안정화 대책 마련을 수용, 앞으로 새 국회에서 이를 쟁점화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농민단체 관계자는 “각 정당이 제시한 농정공약은 19대 국회에서도 충분히 공론화 과정을 거쳤고 총선 공약에 반영된 만큼 앞으로 신속히 추진될 수 있도록 강력히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야간 대화로 정책반영 풀어야

총선 과정에서 여야가 농정공약으로 내건 ‘농가소득 안정화’나 ‘복지확대’ 등이 실제 20대 국회의 농업정책에 어느 정도 반영될지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농가경제가 이번 20대 총선에서 농업분야의 키워드였던 만큼 실현 가능성이 있는 공약은 정책수립 과정에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다만 사실상 여소야대 국회가 구성될 가능성이 높아 일각에서는 여당인 새누리당과 정부가 19대 국회때처럼 정책 방향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기보다는 야당과 대화와 설득을 통해 방향을 잡아나가는 분위기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강정현 한국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 정책연구실장은 “농업, 농촌의 경기가 안좋기 때문에 농촌경제를 살려야 할 명분은 충분히 있기는 하다”면서도 “농촌경제를 살리고, 농가가 안정적인 바탕속에서 농사를 지을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이 중시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이번 총선에서 제1야당인 더민주와 제3당인 국민의당의 선전으로 20대 국회에서는 정책방향 결정에 이르는 여야간 대화 설득 과정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4·13 총선 화제의 당선인


이번 20대 총선 당선자들 중에는 순수 농업인과 농업계에 몸담았던 인사도 포함됐다.
19대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들을 제외하고는 농업관련 당선자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김현권, 정운천 당선자의 활약은 눈에 띈다. 이들의 활약상을 짚어봤다.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비례)


1964/05/17 (51세) 
서울대학교 천문학과 졸업
(전)의성군 한우협회장
(현)더민주 농업인위 부위원장


가장 먼저 눈에 띠는 당선자는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비례) 당선자다. 김 당선자는 이번 선거에서 순수농업인으로는 유일하게 국회에 입성했다. 
그는 서울대학교 천문학과 학생운동권 출신으로 학생운동을 했고, 그 후 25년간 의성군에서 직접 농사를 지으면서 살고 있다. 지난 2004년에는 야당의 불모지인 의성에서 민주당 소속으로 국회의원 선거에 처음 출마한 것을 시작으로 2차례 도전했으나 실패했다.
그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농업예산의 일부를 농업인에게 직접 지급되는 방식으로 바꾸고 기본소득제를 도입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또 귀농귀촌도 활성화하고 현실적인 지원방안을 마련해 초기 애로점을 해소해 나갈 생각이다.
“세상을 바꾸는 가장 빠른 방법은 정치가 아닌가 생각해 정치를 시작했다”는 그는 사회 가장 낮은 곳에서 일하면서 그분들과 손을 잡을 수 있는 의원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정운천 (새누리당 전주을)


1954/04/10 (62세)
고려대학교 농업경제학과 졸업
(전)농림수산식품부장관
(현)새누리당 민생119전북본부장


정운천 당선자는 이번 선거에서 여당 불모지인 전주에 20년만에 여당의 깃발을 꽂아 화제가 되고 있다. 그는 이명박 정부 시절 농림수산식품부장관을 지냈으며, 당시 광우병 파동의 중심에 서 있기도 했다. 이후 2010년 전북도지사 선거와 제19대 국회의원선거에 출마해 정치에 나섰으나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이번 선거에서도 더불어민주당의 최형재 후보와 경쟁을 벌이며 불과 111표차로 승리를 거뒀다.
그는 첫 당선소감에서 예산 확보, 기업유치, 일자리 창출에 혼신을 다하고, 경제활성화에 모든 노력을 다 할 것을 다짐했다.
그는 “전주 발전을 위해 유권자들이 전략적 선택을 하신 만큼 ‘여당 의원 1명이 야당 의원 10명 몫의 일을 하겠다’고 한 약속을 반드시 지키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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