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두 경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 농업연구관



완연한 봄이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새로운 순이 나오고 봄꽃이 여기저기서 피고 있다. 나들이하기 딱 좋은 날, 너도나도 봄꽃 구경 계획을 세우기에 여념이 없는데 알레르기성 질환이 있는 분들은 잠시 머뭇하게 된다.

봄은 겨울철 추위에서 세상 밖으로 나오게 하는 따뜻한 시기이다. 또한 계절이 바뀌는 시기로 환절기에 해당된다. 이 시기에 우리 몸은 밤낮 온도 차이 변화를 극복하려는 노력 때문에 약해진다. 그래서 알레르기성 질환 등에 약하다.

알레르기성 질환은 알레르기성 체질인 사람이 원인 물질과 접촉할 때 나타나는데 꽃가루가 주요 원인이다. 꽃가루가 많이 날리는 봄 같은 계절에 발생하거나 악화된다. 외국에서는 전형적인 계절성 알레르기성 비염 및 결막염 환자가 많은 반면 한국에서는 꽃가루의 절정기에만 증상이 악화되는 양상이 나타난다고 한다.

봄철에 꽃가루를 생산하는 나무로는 오리나무·소나무·느릅나무·자작나무·단풍나무·버드나무·참나무·일본 삼나무 등이 있다. 바람이 불 때 풍매화의 꽃에서 공중으로 날린 꽃가루는 코와 기관지로 들어와서 알레르기성 호흡기 질환의 원인이 된다. 원인 항원에 대한 저항성을 키우는 치료와 예방에 힘쓰고, 충분한 영양섭취와 꾸준한 운동으로 면역력을 길러주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최근 지구온난화로 꽃가루 알레르기 유발성이 커진다고 한다. 꽃가루 알레르기는 우리나라 국민의 15% 이상의 영향을 받고 있다. 국민 보건 증진과 꽃가루 알레르기에 대한 대응방안이 중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알레르기 질환 때문에 고생이 많은 이들을 위한 희소식, 녹차를 오랫동안 마시면 알레르기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녹차는 항바이러스, 항암작용, 비만예방 효과, 감기 및 독감예방, 항당뇨 및 항산화스트레스 등 인지기능에 좋다는 보고가 많다. 녹차에 함유된 카테킨 및 데아닌 성분 등이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녹차에는 카테킨이라고 하는 폴리페놀 성분이 풍부하다. 폴리페놀은 인간의 건강에 도움이 되는 성분으로, 녹차엔 이 카테킨과 에피갈로카테킨 갈레이트(epigallocatechine gallate, EGCG) 성분이 많이 들어있다. 

카테킨은 폴리페놀의 일종으로 녹차의 온화한 쓴맛, 약한 떫은 맛과 강한 쓴맛을 내는 성분이다. 차나무 잎에서 생산되어 가공 및 발효과정을 통해 백차, 녹차, 홍차 및 우롱차에 함유되어 있다. 홍차나 우롱차는 발효과정에서 반 이상의 카테킨이 줄어든다. 특히 카테킨 중 메틸화된 카테킨(O-methylated epigallocatechine gallate)은 봄철 꽃가루에 의한 알레르기성 비염 등을 예방할 수 있다는 외국 학술지 보고도 있다. 이 보고에 따르면 녹차 음료를 100일 이상 지속적으로 마시면 봄철 알레르기성 비염을 예방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녹차에 함유된 카테킨은 발암억제, 동맥경화, 혈압상승 억제, 혈전예방, 항바이러스, 항비만, 항당뇨, 항균, 해독작용, 소염작용, 충치예방, 구갈방지 및 장내 세균총 정상화 등 다양한 효과가 있다. 카테킨은 바람직하지 않은 세포군집의 생산과 개시를 멈추거나 느리게 하며, DNA 손상을 저지하는 것으로도 보고돼 있다.

이처럼 기능성분이 풍부한 녹차 산업의 발전과 경쟁력 확보를 위해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는 올해부터 차나무 유전자원을 수집, 평가, 보존하고 품종육성, 재배, 품질 및 이용에 관한 시험, 연구 사업을 추진하고자 한다. 녹차의 다양한 자원을 수집하여 국민의 보건과 건강과 관련된 카테킨 및 데아닌 등 기능성분을 분석하고 우수한 자원을 이용하여 품종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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