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원 영
국립식량과학원 논이용작물과 농업연구관


우리나라 국토면적은 2014년을 기준으로 약 10,027천㏊이며, 이 중 산림이 약 64%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농경지면적은 해마다 줄어들고 있어 총경지면적은 1,691천㏊이며, 이 중 논면적은 934천㏊, 밭면적은 757천㏊이다. 농가호수는 1,142천호로 농가호당 경지면적은 1.5㏊이며, 우리나라 전체 국민으로 따지면 국민 1인당 경지면적은 0.04㏊로 세계평균 0.24㏊의 17% 수준으로 아주 비좁은 국가이다.

이렇게 인구밀도가 높은 현실에서 농경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하여 식량자급률을 향상시켜야 하지만, 우리나라는 1960년대부터 산업화가 급속도로 발달함에 따라 농촌이 고령화, 부녀화 되면서 농촌노동력이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편승하여 경지이용률은 급속하게 낮아졌는데 1975년에 140%이던 것이 1995년에는 108%, 현재는 102% 수준으로 급격하게 떨어져 식량자급률은 24%(사료용 포함)로 계속 낮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해마다 경지면적은 줄어들고 있는 시점에서 식량자급률 향상을 위해서는 경지이용률 증진을 통한 작물 생산성 향상이 요구된다.

경지이용률 향상을 위해서는 효율적인 작부체계가 필요한데, 작부체계란 일정한 포장에서 순차적으로 작물을 조합하여 배열하는 방식으로, 좁은 의미로는 작물의 공간적인 배치를 말하며, 넓은 의미로는 작물 조합뿐만 아니라 작물 생산에 필요한 자원관리, 자재투입, 재배기술 등 모두를 포함한 것이다.

작부체계 변천과정을 보면 조선시대에는 식량증산을 위한 논(벼-맥류), 밭(두류-맥류)의 2모작체계이었다가 1970년대 들어서면서 벼-맥류 중심에서 쌀 부족 해결을 위한 논벼와 밭벼 중심 2모작 형태로 바뀌었다. 1980년대에는 맥류의 소비감소와 원예작물의 수요증대에 따라 벼-소득작물 형태로 변했으며, 1990년대에는 동계 원예작물 증가 및 농가 소득증대에 힘입어 벼-시설재배 형태로 바뀌었고, 2000년대에는 풋거름작물 및 고소득형 작물을 활용하는 형태로 바뀌었다.

논에서의 쌀 중심 작부체계에서는 전·후작물의 선택이 제한됨에 따라 다양한 작부모형 개발이 필요하게 되었다. 또한 권역별 기후특성, 토양환경 등 여건을 고려하여 생산 목적별로 다양한 유형의 작부체계 모형개발과 특성화가 필요하다.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에서는 논에서 벼 후작에 알맞은 겨울작물을 추천한 바 있다. 비교적 겨울날씨가 온화한 중부서해안에는 보리, 청보리, 청예호밀, 자운영 등을 추천했으며, 남부지역인 영호남 내륙과 서해안에는 보리, 마늘, 양파 등 소득작물과 연계하면 경지이용률 향상은 물론 농가소득도 높일 수 있다고 소개되었다.

따라서 앞으로 우리나라의 논에서 작부체계를 활용하여 작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는 첫째, 농가의 수익성을 확보하면서 식량증산, 지력유지증진, 환경 친화적 논 이용기술이 개발되어야 하고, 둘째, 지역별, 목적별 다양한 유형의 고소득형 논 작부체계 모형 개발로 식량자급률을 제고하여야 하며, 셋째, 밭작물의 논재배 안정 생산을 위한 기반 기술이 개발되어야 한다. 넷째로는 작부모형별 규모화 및 생력화에 의한 최적 경영기술이 개발되어야 하고, 다섯째는 밭작물을 이용한 신 소득자원이 개발되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6차산업과 연계한 새로운 아이템 발굴이 되어야 논을 이용한 경지이용률 향상으로 작물 생산성이 높아지는 방안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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