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장과 표고버섯의 만남은 ‘찰떡궁합’

▲ 표고된장을 만들고 있는 한기용 대표(맨 왼쪽)와 조합원들
고버섯을 넣어 더욱 깊은 맛을 내는 전통 장을 만들며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마을기업이 있다. 충청남도 서산시 인지면에 위치한 서친숲영농조합법인(대표 한기용/이하 서친숲)이 바로 그 곳. 서친숲은 콩과 표고버섯 등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활용해 전통 장류를 생산ㆍ판매하고 있는 마을기업이다. 서친숲은 장류 사업으로 일자리를 창출함은 물론, 마을 농산물 소비를 통해 농가 소득 증대 등을 이루고 있으며 더 나아가 마을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표고버섯 넣어 감칠맛 더해

굽이굽이 작은 길을 따라 마을 안쪽으로 들어가니 비닐하우스 여러 동이 모여 있는 표고버섯 재배지가 눈에 들어온다. 그곳 옆에는 수많은 항아리가 따사로운 햇살에 반짝인다. 그리고 그 항아리들 사이 마을주민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너무 예쁘지 않아요?” 마을주민들에게 가까이 다가가자 한 아주머니가 메주가 담긴 항아리를 보며 말을 건넨다. 항아리 안에는 소금물이 잘 베인 메줏덩이와 숯, 고추, 솔잎, 표고버섯 등이 고운 빛깔을 내고 있었다.
지난 13일 서친숲을 가니 된장 만들기에 한창이었다.

이렇듯 서친숲은 된장을 비롯해 고추장, 간장, 청국장, 청국장가루 등 전통 장류를 판매하는 마을기업이다. 특히 서친숲은 서친숲만의 특별한 비법으로 장을 만들며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바로 표고버섯가루를 넣는 것이 서친숲 장의 특징이다.

표고버섯은 콜레스테롤을 제거하는 효능이 있어 고혈압 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말린 표고버섯에는 비타민D가 있어 칼슘 흡수를 돕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게 몸에 좋은 표고버섯과 발효식품인 전통 장이 만나 찰떡궁합의 전통 장을 만들고 있다.

한기용 대표는 “직접 친환경으로 재배한 표고버섯을 잘 말려 가루로 만들어 장을 만들 때 첨가하고 있다”며 “표고버섯은 천연 조미료 역할을 해 장맛을 더욱 깊게 하고 감칠맛을 나게 한다”고 전했다.

장의 기본이 되는 재료인 콩은 모두 마을에서 재배한 콩만 사용하고 있다. 서친숲 조합원이 생산한 콩을 우선으로 구매하고, 부족한 양은 마을 주민들이 재배한 콩을 수매해 사용하고 있다. 마을주민들에게 콩을 수매할 때 시중가보다 더 값을 쳐주기 때문에 마을주민들의 호응이 좋다고 한 대표는 전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장류는 양지바른 곳에서 숙성기간을 거쳐 판매를 하고 있다. 된장은 3년 숙성기간이 철칙.

표고버섯 장 홍보ㆍ판매에 주력

처럼 표고버섯을 첨가해 만든 전통 장류로 입소문을 타고 있는 서친숲. 그러나 서친숲이 장류사업부터 시작을 했던 것은 아니었다. 서친숲의 시작은 체험마을이었다.

한 대표는 “8년 전 귀향해 마을에 활기를 줄 수 있는 사업을 구상하며, 마을주민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찾았다”면서 “이에 지난 2012년 녹색농촌체험마을로 지정받아, 숲체험, 승마체험 등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비롯해, 전통 장류 등 가공제품 제조사업을 함께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 대표는 “마을에 큰 부를 창출하기 위해 마을공동체 사업을 진행한 것은 아니지만, 체험이라는 것이 투자한 것에 대비 수익이 발생하지 않고 오히려 적자를 보며 지난해 과감히 체험사업을 중단했다”면서 “반면 장류사업은 장맛이 소비자들에게 입소문이 나며 판매가 꾸준히 늘고 있어 당분간 장류사업에 매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서친숲은 현재 장류사업에 매진하며 표고 된장, 고추장, 간장, 청국장, 청국장가루 등 제품을 알리고 판매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소규모농가 위해 꾸러미 계획”

서친숲은 한차례 과도기를 겪었지만, 앞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다양한 일을 추진하고 있다.
한 대표는 “그동안 장을 판매하면서 마을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함께 판매해왔다”며 “이를 더 체계적으로 만들고, 마을의 소규모 농가에게 정기적인 수익이 창출될 수 있도록 꾸러미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친숲은 꾸러미사업의 기반을 만들기 위해 최근 소비자를 초청해 팜파티를 열기도 했다. 이날 팜파티에서는 메주 만들어 달기, 두부 만들기, 버섯따기 등 다양한 체험을 진행하며 마을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홍보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 대표는 “꾸러미는 소규모농가가 생산하는 농산물을 유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며 “이러한 유통을 통해 농가소득증대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한 대표는 마지막으로 “서친숲의 슬로건은 ‘반갑고, 재밌게’이다”며 “남에게 보여주기 위함이 아닌 우리 마을주민들이 서로 보면 반갑고 만나서 재밌게 지낼 수 있는 마을을 만들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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