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茶)로 몸과 마음의 휴식 찾으세요”

▲ 다도교육을 받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 호주인.
대다수의 사람들은 ‘차(茶)’하면 도자기로 된 다기세트를 놓고 다도를 갖춰야 한다는 생각에 어렵게 느낀다. 이러한 인식 때문에 차 문화는 대중화를 이루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 대구광역시 수성구에 위치한 푸른차문화연구원(원장 오영환)은 이러한 인식을 개선키 위해 20여년 넘게 차를 연구해온 오영환 원장을 필두로 차 문화 체험과 다도 교육을 진행하는 등 차 문화 대중화를 위해 앞장서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특히 지난 2013년 마을기업으로 지정 받으며 차 재배와 생산도 진행하며 차를 이용한 6차산업화를 이끌고 있어 화제다. 또한 이로 인해 지역에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차(茶), 어렵지 않아요”

갓 심은 모가 파릇파릇하게 심겨진 논 사이 길을 따라 걸어 들어가니 작은 마을이 나온다. 몇 채의 집을 지나 골목 안으로 들어가니 담쟁이가 감싸고 있는 건물 한 채가 눈에 들어온다. 이곳은 바로 차를 연구하고, 보급하고 있는 푸른차문화연구원. 안으로 들어가니 떡차 만들기 수업을 막 마치고 나온 오영환 원장을 만날 수 있었다.

오 원장은 차를 내어주며 “이 차는 그냥 주전자에 끊여 우려냈어요. 그래도 맛이 좋지요. ‘차’하면 도자기로 만든 잔에 차를 우려내야 한다고만 생각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아요. 어떤 형태로든 차를 마시는 것만으로도 몸과 마음의 휴식을 찾고 건강해 질 수 있죠. 많은 사람들이 차 마시기를 생활화 했으면 좋겠어요”라며 쌩긋 웃었다.

오 원장은 차 문화 대중화를 위해 누구보다도 앞장서는 인물이다. 그녀가 많은 사람들과 차 문화를 함께 하고 싶은 것은 차를 통해 몸과 마음이 건강해 질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20년 전 처음 취미로 다도를 시작했었어요. 차를 접하면 접할수록 마음의 휴식을 얻은 것처럼 편안했죠. 이러한 휴식을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었습니다.”

▲ 푸른차문화연구원 오영환 원장.
오 원장은 취미로 차를 접한 후 우연한 기회에 강의를 하게 됐는데, 수요가 점차 늘어나며 푸른차문화연구원를 설립했고 적극적으로 차 문화 교육에 나섰다.

푸른차문화연구원에서는 20여년동안 차 문화 체험과 다도교육을 무료로 진행해왔다. 수업료나 체험비를 받는 것이 마땅하지만, 금전적인 것보다도 차 문화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이 목적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푸른차문화연구원에서는 차 문화 생활화 캠페인도 펼치고 있다. 지역 내 초ㆍ중ㆍ고등학교를 찾아 급식 후 물이 아닌 차를 마시도록 권장하는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또 집에서도 티타임을 갖고 가족들과 차를 마시며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을 갖자는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작년부터 꾸준히 캠페인을 펼치고 있는데, 아직은 인식이 많이 바뀌지 않아 큰 효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어요. 그러나 꾸준히 진행한다면 점점 전파되고 차 문화 생활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도 체험 및 교육 프로그램 진행

차 문화 확산에 앞장서고 있는 푸른차문화연구원에서는 대중화를 위해 격식 없이 즐겁게 마실 수 있는 문화도 전파하지만, 전통 다도의 정신을 계승하고 지키기 위한 다도 체험과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우선 기초반 교육과정은 3년인데, 졸업생만 1천여명이 넘는다. 여기에 단기 교육과정 수료생까지 합하면 어마어마한 사람들이 푸른차문화연구원에서 다도교육을 받았다. 이와 함께 다도체험, 명상, 전통문화체험 등 다양한 체험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특히 푸른차문화연구원에는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도 다도체험을 받기 위해 찾고 있다. 지난해 2200여명이 넘는 중국인들이 다녀갔을 뿐만 아니라, 일본, 미국, 호주, 유럽 등에서도 방문이 잦다. 기자가 푸른차문화연구원을 방문한 날도 다도를 배우기 위해 일부러 한국을 찾은 호주인의 수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오 원장은 “차 문화 체험은 인성과 예절을 배우고 가족 간 세대공감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현대인들이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차분한 명상으로 긍정적인 삶의 자세와 여유를 배울 수 있어 많은 이들이 푸른차문화연구원을 찾고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차 재배·생산해 일자리 창출 도모

푸른차문화연구원에서는 10월 마지막주 토요일, 일요일 ‘푸른茶 문화마실 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벌써 18회째 진행된 축제다. 차 문화에 불모지나 다름없는 지역에서 차문화보급과 다도 예절을 알려주는 대표적인 차 문화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축제에서는 차와 차 관련 소품을 판매하고 있다. 또한 마을에서 생산된 농산물도 판매한다. 또한 다양한 차 시음과 다도 체험도 진행하고 있어 축제를 찾는 이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마을주민 대다수가 푸른차문화연구원에서 다도교육을 수료한 수료생이라, 마을 집집마다 마당을 아름다운 차실로 꾸며 각기 다른 차를 판매하는 등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와 함께 푸른차문화연구소는 직접 다양한 차종류를 재배해 생산, 판매하고 있다. 발효시켜 만드는 발향기법으로 만들고 있어 공정과정은 더 까다롭지만 맛과 영양이 더욱 풍부해 이를 고집하고 있다.

오 원장은 “차 재배와 생산 부분에서 지역에 일자리 창출을 하고 있는데, 앞으로 차 생산을 더 늘려 지역의 소외계층 일자리를 더 많이 늘리는데 앞장 설 거예요. 또 더 많은 차를 보급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젊은 차인을 양성화하는데도 주력할 계획입니다. 더불어 꿈이 있다면 푸른차문화연구원이 ‘차 놀이터’가 돼 누구나 와서 차를 접하고, 차를 만들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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