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초 먹여 키운 산양유, 맛·영양 최고”

▲ 임실샘고을 김미숙(오른쪽)대표와 남편 박민호 씨
‘임실’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치즈다. 그 정도로 임실은 명실상부 치즈의 고장으로 정평이 자자하다. 그런데 임실치즈의 최초는 우유가 아닌 ‘산양유’로 만들어졌다는 사실. 1967년 낙후된 임실을 살리기 위해 벨기에 출신 지정환 신부가 산양 2마리를 키워 치즈를 만들기 시작한 것이 현재 임실치즈 역사의 시작이다. 대한민국 최초의 치즈는 산양유치즈였던 것인데, 현재는 우유로 만든 치즈가 보편화돼 산양유치즈는 보기 드물다.

전라북도 임실군 청운면에 위치한 임실샘고을영농조합법인(대표 김미숙/이하 임실샘고을)에서는 임실의 오랜 역사를 되살리고, 치즈, 요구르트, 쿠키 등 영양이 풍부한 산양유 가공제품을 생산ㆍ판매하며 널리 알리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또한 지난 2014년, 2015년 마을기업으로 선정된 임실샘고을은 산양 사육과 가공제품 생산을 통해 마을주민 일자리를 창출시키고, 지역 농산물 판매로 농가 수익을 향상시키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마을주민과 함께 산양유 사육에 나서다

50여년전, 지정환 신부는 가난에 시름하던 농민들에게 자활 기반을 마련해 주기 위해 산양 두 마리를 키워 임실에서 처음으로 치즈를 만들었다. 이렇듯 처음은 소박했지만 지금은 임실의 대표 특산품이자 브랜드로 자리 잡아 명성을 떨치고 있다.

지정환 신부가 그러했듯, 임실샘고을의 시작도 소박했다. 지난 2012년 임실샘고을 김미숙 대표와 그의 남편인 박민호 씨가 산양 3마리로 ‘즐거운 목장’을 운영하면서 시작된 것이다.

김미숙 대표는 “고구마, 복분자 등 일반적인 농산물을 생산했는데, 더 나은 수익 창출을 위해선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다른 신소득 작물도 많지만 산양은 임실치즈를 있게 한 가축이라는 점에서 지역적으로 의미가 있어 산양 3마리를 입식해 키우게 됐다”고 밝혔다.

이렇게 산양을 기르기 시작한 김미숙, 박민호 부부는 많은 난관에 부딪혔다. 가축사육을 한 번도 해본 경험이 없는데다, 더군다나 산양이 일반적인 가축이 아니라 사육방법을 배울 곳도 마땅치 않았기 때문이다. 질병관리, 사육관리, 분만, 분만 후 관리 등 하나하나 실패를 몸소 부딪치며 사육방법을 배워나가야 했다.

그렇게 사육에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데, 더 큰 난관에 부딪히게 된다. 산양이 돼지와 소처럼 대중적인 가축이 아니다보니 소득이 변변치 않았던 것이다. 이에 김미숙 대표는 임실치즈테마파크에서 치즈, 요구르트 등 유가공 생산기술을 배워 산양유에 접목해 소득창출을 꾀했다.

임실샘고을은 산양유 생산에서 가공까지 사업을 확장했다. 그렇다보니 인력이 부족했다. 때마침 마을주민들도 임실샘고을의 사업에 관심을 보이며, 마을주민 5명이 출자한 영농조합법인을 만들고 마을기업으로 운영하기 시작했다.

약초 먹고 자라 잡냄새 없는 산양유


임실샘고을은 5명의 조합원과 그 외 마을주민들이 십시일반 보태준 자금으로 산양을 들여와 현재 50여마리의 산양을 키우고 있다.

임실샘고을은 이 산양들을 산간 청정지역에서 자연방목해 키워 산양유를 생산, 가공제품을 만들고 있다. 산양유 치즈, 야구르트, 산양유치즈쿠키 등이 주요제품이다. 산양유 치즈와 야구르트, 쿠키 안에 들어간 치즈 모두 우유를 전혀 포함하지 않고 산양유 100%로 만들고 있다.

임실샘고을은 가장 우수한 품질의 가공제품을 만들기 위해 산양유 생산에서부터 신경을 쏟고 있다. 특히 산양유에서 나는 특유의 잡냄새를 잡기위해 먹이에 약초와 말린 국화를 섞어 사료로 먹이고 있다고 박민호 씨는 귀띔해줬다. 또한 방목하며 기르고 있어 사료만 먹여 생산한 산양유보다 확실히 맛이 좋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생산된 산양유 가공제품들은 임실치즈테마파크, 전주 한옥마을, 치즈마을 등의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직거래와 인터넷판매로도 판매되고 있는데, 산양유의 효능이 점차 알려지며 매출도 조금씩 상승하고 있다.

김미숙 대표는 “젖소에서 나오는 우유보다 모유와 조성이 유사하고 산양유 지방은 우유 지방보다 1/6수준으로 입자가 작아 소화가 쉽고 영양가가 높은 편”이라며 “또 칼로리는 우유에 비해 적은 편이며 단백질, 지방이 들어있고 알부민 성분이 포함돼 있는 장점 때문에 많은 영유아 자녀를 둔 부모들이 산양유 가공제품들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실샘고을은 가공제품의 다양화를 위해 산양유치즈 초코파이를 개발, 곧 출시를 앞두고 있다. 산양유치즈 초코파이는 초코파이의 빵부분에 산양유치즈를 첨가해 고소한 맛을 더한 것이 특징. 또한 밀가루가 아닌 국내산 쌀로 빵을 만들어 다른 초코파이와 차별화를 시킨 것이 특징이다.

 오는 8월부터 산양유 체험프로그램 진행

임실샘고을은 산양유 가공제품 다양화와 함께 오는 8월 초부터 체험프로그램도 진행키로 해 앞으로의 성장이 더욱 기대되고 있다.

임실샘고을은 산양유 가공체험과 더불어, 2년 전부터 체험을 위해 재배한 국화를 이용한 국화차만들기 체험 등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다. 특히 임실치즈테마파크에서 체험강사로 일하고 있는 김미숙, 박민호 부부의 딸이 체험을 맡아 운영키로 해 체험운영에 더욱 기대가 쏠리고 있다. 임실샘고을은 가공제품 생산과 체험프로그램 운영 등을 통해 앞으로도 마을주민 일자리창출에 더욱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김미숙 대표는 “산양을 키우고, 가공제품을 만드는데 있어 마을주민들의 인력이 많이 투입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주민들의 일자리 창출과 함께 마을 공동수익을 증대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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