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잡곡’ 브랜드로 성장하는 여수잡곡조합


우리 인류의 영원한 먹거리인 식량자원의 변화 바람이 거세다. 단순히 먹거리 인식에서 벗어나 가공, 유통, 관광, 체험 등 6차산업을 도입해 농업·농촌 발전은 물론 경제 활성화에도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식량자원의 최후의 보루인 농촌진흥청은 그동안 연구·개발된 기술을 토대로 식량자원의 6차산업을 추진하고 있는 경영체들을 직접 찾아가 실제 현장에서 필요한 사항을 검토하고 적재적소에 필요한 기술을 지원해 식량자원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본지는 농촌진흥청과 공동으로 일선 현장에서 꽃피우고 있는 식량자원의 6차산업화 사례를 통해 우리 농업·농촌의 새희망을 전하고자 한다.

글 싣는 순서
Ⅰ. 우리밀가공공장영농조합법인
Ⅱ. 여수잡곡영농조합법인
Ⅲ. 청보리식품
Ⅳ. 거류영농조합법인
Ⅴ. 삼진도정공장
Ⅵ. 하루에세끼영농조합법인




“여수를 대표하는 농특산물 ‘갓김치’와 함께 ‘잡곡’이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1년 3월 첫발을 내딛은 여수잡곡영농조합(대표 이영신)은 뒤늦게 잡곡 시장에 뛰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가파르게 산업화를 추구해 잡곡산업의 대표 조합으로 거듭나고 있다. 사업 6년차에 접어든 여수잡곡조합의 역량이 크게 높아졌다는 의견이 대세다. 


잡곡 프로젝트 시동


그동안 여수시는 ‘갓김치’를 빼면 이렇다 할 특색 있는 농특산물이 절대 부족한 실정이었다. 전국에 내놓을만한 농특산물이 빈약하다보니 농가소득도 제자리걸음만 반복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여수시가 의욕적으로 추진한 사업이 ‘잡곡 프로젝트’이다. 그간 여수에서 생산된 잡곡들은 판로가 구축되지 못한 탓에 제값은커녕 헐값에 판매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이러한 여수농업의 한계를 분명하게 느낀 이영신 대표는 전국 농산물 시세와 상관없이 여수시가 시세를 호령하는 대표 품목을 육성해야 여수농업이 희망을 품을 수 있다는 절박함을 느꼈다.

때마침 여수시도 여수 대표 품목 육성을 고민하던 차에 이영신 대표와 의기투합해 농촌진흥청이 추진하던 ‘지역농업특성화사업’에 도전장을 내밀어 ‘여수 기능성 잡곡 육성 프로젝트 사업’이 선정되면서 잡곡 조합이 탄생할 수 있게 됐다. 여수시는 지난 2011년~2013년까지 3년간 6억원을 투자해 ‘잡곡경쟁력 향상 프로젝트’ 사업에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잡곡 프로젝트 성공적 안착

프로젝트 첫해인 2011년 잡곡조합이 설립되고 화양면 상전마을에 건축면적 400㎡ 규모의 잡곡도정시설이 들어서고 2012년 11월부터 잡곡상품이 본격 출시됐다.

잡곡조합이 본격적인 가동을 시작하면서 그간 농업인들이 겪었던 부조리가 바로잡혔다. 상인들의 농간에 엉터리 시세에 기껏 생산한 농산물을 건내야 했던 과거에서 벗어나 제대로된 시세에 당당하게 판매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된 것이다.

더욱이 해마다 떨어지는 쌀농사보다 소득이 높은 잡곡농사로 전환하는 농업인들이 크게 늘어날 정도로 잡곡조합은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잡곡조합은 또 계약재배를 통한 수매 및 색체선별기 도입으로 잡곡품질을 향상시키고 단일상품은 물론 기능성 쌀과 잡곡을 활용한 꾸러미 선물세트를 구성해 적극적인 시장 개척에 나섰다.

우선 지역에 소재한 기업, 대형마트 등을 판로개척 우선순위로 두고 맞춤형 상품 개발에 주력했다. 이영신 대표는 “웰빙 시대에 들어서면서 안전한 먹거리, 건강 식탁을 고민하는 소비자들의 잡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공급이 달려 수입할 정도로 국산 잡곡의 시장 전망은 밝다”면서 “잡곡조합은 소비자들의 기호와 시장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명품 잡곡 브랜드’로 성장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농촌진흥청도 팔 걷어붙여

여수 잡곡조합의 성공안착을 위해 농촌진흥청도 팔을 걷어 붙였다. 우선 잡곡 생력재배 기술지원을 통해 기계화 적성이 우수한 다수성 신품종 보급으로 재래종을 대체토록 했다. 또 잡곡 생산비 절감을 위한 생력파종, 수확기술도 보급했다.

농진청은 동력분무기를 이용해 산파후 3cm 정도 얕게 로터리 해 복토하는 생력파종법과 자탈형 콤바인 이용 생력 수확 기술 등을 전수해 생산량이 ha당 237kg에서 355kg으로 40% 증가하고 노동력은 관행대비 13.6시간 단축될 수 있도록 재배 여건을 개선했다.

매출도 크게 늘었다. 지난 2013년 불과 1억원에 불과하던 매출은 지난해 2억5천만원에 도달했으며 올해는 3억5천만원을 목표로 두고 있다.

잡곡조합은 농진청의 기술지원에 힘입어 매년 계약 재배량을 늘려가고 있다. 지난해까지 조(삼다찰) 50톤, 수수(남풍찰수수) 10톤, 기장(백옥찰) 10톤 등 70톤을 무농약 계약재배 해 왔으나 재배 여건이 크게 개선되면서 계약물량을 점차 늘릴 계획이다.

농진청은 여수잡곡이 한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조합에 참여하고 있는 농업인들에 대한 교육 및 정보제공, 홍보지원 등의 행정적 지원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영세한 자금력으로 시설확대가 더디게 진행되고 전문경영인이 아닌 농업인이 조합을 운영하는 한계를 극복하는 것이 남은 과제라고 꼽았다.

6차산업 도약 나선다

잡곡조합이 탄생한지 6년차. 그간 잡곡조합은 숨가쁜 행보를 이어왔다는데 이의를 제기하는 목소리는 없다.

그간 잡곡조합은 농산물 직거래 행사와 전자상거래, 우체국 택배 등 다양한 판매 전략을 수립하고, 높은 수매 가격을 책정해 재배농가들이 잡곡조합을 수시로 이용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했다. 잡곡 수매가격을 시세보다 높게 책정하면서 재배농가들의 호응이 매우 높다고 이 대표는 귀뜸했다.

특히 ‘리콜제도’를 도입해 잡곡조합을 통해 구매한 소비자들이 불만을 제기할 경우 즉각 환불 및 교환해주고 있다. 또 유통단계를 간소화해 최소의 마진으로 소비자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해 유통시장에서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이 대표는 “이제 6년차에 접어든 만큼 홈페이지 운영 안정화, 포장지 개발, 잡곡 저장창고 확충, 다양한 가공상품 개발 등 해야 할 일이 산적하다”면서 “특히 지역에 편중된 판로에서 벗어나 서울 등 대도시로 판로를 확충해 여수시가 ‘잡곡 명품 브랜드’로 도약할 수 있도록 행보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여성농업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