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 섭취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는 무관…당뇨 위험군은 제한 필요


강북삼성병원 이은정 교수

계란을 많이 먹으면 혈중 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키는 등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주장을 뒤집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성균관대 의대 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 이은정 교수는 대한당뇨병학회지가 발행하는 ‘당뇨병’지(JKD) 최근호에 발표한 ‘리뷰논문’(식이 콜레스테롤 섭취와 지질 농도: 달걀은 마음껏 먹어도 되나?)을 통해 “최근 여러 연구를 통해 계란 섭취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은 관련성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 논문에서 이 교수는 “계란을 하루 1개 이상 섭취해도 심혈관 질환 위험을 높이지 않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기술했다. 특히 일반인에선 계란 섭취와 심혈관 질환의 연관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최근 미국 정부가 식품 섭취 가이드라인에서 콜레스테롤 섭취 제한을 철회한 것은 “당위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1월 미국 정부가 발표한 ‘미국인을 위한 식이 가이드라인 2015〜2020년’에서 2010년 가이드라인엔 포함돼 있던 내용 중 한 가지(콜레스테롤 섭취 하루 300㎎ 이내 권고)를 제외시켰는데, 이는 미국인이 하루에 음식을 통해 섭취하는 콜레스테롤의 양이 300㎎을 넘지 않고, 여러 연구를 통해 콜레스테롤 섭취량과 심혈관 질환 발생률의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국내에선 이와 관련된 가이드라인의 개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의 ‘2015년 이상지질혈증 치료지침’(제 3판)에선 기존의 콜레스테롤 섭취 제한량(하루 300㎎ 미만)을 유지시켰다. 정부의 ‘한국인을 위한 영양섭취 권고안’에도 “하루 콜레스테롤 섭취량이 300㎎을 넘어선 안 된다”고 명시돼 있다.

이 지침에 따르면 콜레스테롤 함유 식품의 대표는 계란·유제품ㆍ육류 등이다. 계란 한 개엔 185〜240㎎의 콜레스테롤이 들어있으며, 한국인의 연간 계란 소비량은 2013년 현재 1인당 242개다.
이 교수는 논문에서 계란 섭취량과 심장병 발생률의 관련성을 추적한 미국의 대규모 역학조사 결과, 매주 계란을 2.5개 미만으로 섭취하는 남성과 7개 이상 먹는 남성의 심장병 발생 위험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발표된 관련 연구에서도 매일 1개 이상의 계란을 먹은 사람에서 관상동맥질환(심장병)·뇌졸중이 증가되지 않았다.

이 교수는 “계란을 하루 1개 이상 섭취하는 것이 심혈관 질환 위험을 높이지 않는다”면서도 “다만 당뇨병 환자 등 심혈관 질환 고위험 집단에선 계란 섭취 제한이 필요할 수 있다”고 봤다.
특히 이 교수는 “계란은 아미노산 조성이 우수한 완전 단백질 식품”이라며 “비타민 A·비타민 B2·비타민 B12·엽산(비타민 B군의 일종)·비타민 D·비타민 E·비타민 K·칼슘·철분·콜린·셀레늄·베타카로틴·루테인·제아잔틴 등 인체에 필수적인 영양소를 골고루 함유하고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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