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대째 우리 전통 먹거리 한과 만들어요”

▲ 박희연 (주)예주식품 대표
우리는 지금 먹거리 홍수 속에서 살고 있다. 텔레비전에 맛있다고 소개되면 사람이 몰려 몇 시간 기다린 끝에 먹기도 하고, SNS를 통해 입소문이 난 과자는 열풍을 끌며 품귀현상을 일으키기도 한다. 그런데 이러한 인기는 오래가지 않는다. 소비자들은 금방금방 새롭게 나오는 색다른 먹거리에 시선을 돌리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건강한 먹거리는 유행을 타지 않는다’라는 신념으로 2대에 걸쳐 40여년동안 우리나라 전통 먹거리인 한과를 만들고 있는 곳이 있다. 대전광역시 서구에 위치한 ‘(주)예주식품’(대표 박희연)이 바로 그 곳이다. 예주식품은 엄선된 건강한 재료를 사용해 한과를 비롯해 유과, 강정 등 우리나라 전통 먹거리를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예비 사회적기업으로 인증 받아 6명의 정규직원을 고용하는 등 일자리 창출에도 앞장서고 있다.


시부모님 한과사업 이어받아 2대째 운영

예주식품은 지난 1978년부터 시부모님이 운영하던 한과집인 ‘한밭민속한과’를 모태로 며느리인 박희연 대표가 지난 2001년에 이어받아 운영하고 있다. 박 대표가 한과집을 이어받게 된 것은 ‘좋은 먹거리는 유행을 타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시부모님의 한과집이 바쁠 때마다 한과 만드는 것을 도우면서 한과라는 우리 전통 먹거리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됐어요. 때마침 ‘신토불이’가 붐을 이루고 있어서 앞으로도 한과가 다른 먹거리에 비해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한과사업을 잇기로 다짐했습니다.”

한과집을 이어받을 당시 박 대표의 나이는 31세. 젊은 나이었지만 그녀는 당찼다. 시부모님께 한과집을 이어받겠노라고 먼저 나선 것이다. 시부모님은 흔쾌히 승낙했고, 박 대표는 전적으로 한과집 운영을 맡게 됐다.

그러나 한과사업이 그리 녹록치는 않았다. 시부모님이 하시던 것을 이어받았다고 해서 수월한 것이 결코 아니었다. 대략적으로 만드는 방법은 가르쳐 주셨지만 세세한 노하우라던지 사업에 관해서는 스스로 부딪히며 배워가야 했기 때문이다. 특히 가내수공업 형태로 운영하던 한과집을 규모화하고 체계화된 시스템을 도입하는데 어려움이 따랐다.

이때 박 대표에게 큰 기회가 찾아왔다. 워낙 작은 가게에서 가내수공업 형태로 한과를 만들었기 때문에 판매를 활성화하기 위해선 공장이 필요했는데, 대전에서 운영 중이던 한과공장이 매물로 나온 것이다. 특히 한과 만드는데 필요한 기계까지 모두 헐값에 넘겨주겠다고 해 박 대표는 운 좋게 한과공장을 인수하게 됐다.

국내산 재료로 정직한 먹거리 생산

예주식품은 한과를 만드는 장소와 시스템은 바꿨지만, 엄선된 건강에 좋은 재료만 사용하고, 정성을 다해 엄마의 마음으로 만들겠다는 소비자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
이렇게 재료와 맛에 신경을 쓴 예주식품은 금세 입소문이 퍼졌다. 그리고 또 한 번의 기회가 찾아왔다.

당시 대전은 엑스포 개최 후 크고 작은 행사들을 많이 열었는데, 구청에서 먼저 연락이 와 행사장에서 한과를 만드는 시범을 해 달라고 요청이 온 것이다. 이를 계기로 대전시에서도 예주식품을 눈여겨보게 됐고, 대전시청에서 운영하는 TJ마트에 입점도 하게 됐다.

예주식품은 이렇듯 대전에서는 한과로 견줄 수 있는 기업이 없을 정도로 두각을 보이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러한 성과는 운 좋게 기회가 찾아온 것도 있지만, 한과의 맛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

예주식품은 찹쌀유과, 딸기유과, 녹차유과, 단호박유과, 깨찹쌀유과, 호박씨강정, 들깨강정, 참깨강정, 검정깨강정, 해바라기씨 강정 등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데, 쌀을 비롯한 대부분의 재료는 국내산을 사용하고 있다. 단지, 국내에서 많이 유통되지 않아 구하기 힘든 딸기분말은 수입산을 사용하고 있다. 또한 화학첨가물을 전혀 넣지 않는다. 백련초, 단호박, 녹차 등 천연의 재료로 색을 내고 있어 더욱 은은한 색감을 낸다.

와 함께 ‘한입견과 영양강정’도 예주식품의 효자품목이다. 아몬드, 호두, 케슈넛, 해바라기씨, 호박씨, 땅콩 등 6종의 견과류를 혼합해 영양강정을 만드는데 간편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어 소비자들의 호응이 아주 높다.

특히 예주식품의 모든 제품은 은은하지만 깊은 단맛이 나는 것이 특징인데, 이는 쌀조청을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박 대표는 귀띔해줬다. 또한 유과가 유독 촉촉하고 보드라운데, 이는 미리 유과를 만들어 두는 것이 아니라 주문량에 맞춰 그때그때 생산해 신선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자와의 신뢰로 두터운 단골층 형성

특히 가장 인상 깊었던 단골 중 한 노부부의 일화를 박 대표는 말해줬다.
“예전에 어느 노부부가 우리 한과를 선물 받았는데 맛이 이상하다며 직접 찾아오신 적이 있어요. 백화점에서 파는 한과를 먹을 때는 바삭했는데, 우리 한과는 바삭하지 않다는 이유였어요. 백화점에서 파는 것은 워낙 대량으로 미리 한꺼번에 만들어 놓기 때문에 만든 지 시간이 지나 다소 딱딱해진 것을 어르신들은 바삭하다고 느끼셨고, 백화점 상품을 믿었기에 그것이 한과의 맛이라고 여기셨던 거예요. 제가 이러한 점을 차근차근 설명드렸죠. 지금은 그 어르신들이 예주식품의 단골손님이랍니다.”

이렇듯 예주식품은 엄마의 마음으로 건강한 재료로 건강한 먹거리를 만들고 있어 두터운 단골층을 형성하고 있다.

예주식품은 앞으로 국내 소비활성화는 물론, 해외 수출도 진행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또한 일자리창출을 통해 지역사회 공헌에도 앞장설 것이라는 포부도 내비쳤다.

“지금도 수출 제의를 많이 받고 있지만 HACCP시설을 갖추지 못해 번번히 못하고 있지만, 내년까지 HACCP시설을 갖춰 내후년에는 한과 수출에 꼭 성공할 것입니다. 또 지난해 예비 사회적기업으로 인증 받아 현재 6명의 정규직을 고용하고 있는데, 더 나아가 20명의 정규직 일자리를 마련해 지역사회 공헌에 앞장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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