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 정육율·정육량 함께 고려해 육량등급 구분

근내지방(마블링) 위주로 평가되던 현행 소 등급제를 개선하겠다고 공표한지 일년여만에 등급제 개선 방안이 윤곽을 드러냈다.
지난 10일 제2축산회관에서 열린 전국한우협회 이사회에서 소고기 등급제 개선 관련 보고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최명철 농림축산식품부 축산정책과장이 참석해 한우협회 이사들에게 소고기 등급제 개선(안)을 설명했다.
이날 최 과장이 밝힌 소 도체 등급기준 보완 방안(안)은 크게 육량등급과 육질등급 개선(안)으로 나뉜다.

우선, 육량등급은 정육율을 예측하는 육량지수로만 등급을 매기는 현행 등급제에서, 정육율 뿐아니라 정육량도 고려되는 안이 제시됐다. 정육량 지수산식(성별, 품종별)을 도입해 정육량을 우선 예측하고 정육율과 조합해 등급을 분류하게 된다. 이에 도체중이 크면서 정육율이 우수한 도체가 좋은 등급을 받는다.

또는 현행 정육율 예측치에 따른 현행 등급체계를 유지하되, 현 육량지수 산식이 2004년 이전에 개발된 것을 감안해 최근의 도체중 증가 추세를 반영한 육량지수 산식을 개발, 도입하는 안도 검토되고 있다.

육질등급은 등급별 지방함량 범위 조정(안)이 제시됐다. 이 안은 1++등급 지방함량 범위의 하한을 현행 17% 이상에서 15%이상으로 2%하향 조정한다는 것. 1등급 이하에 대하여는 현행 유지된다.
또는 현행 등급별 지방함량 수준을 유지하되 등급을 필요로 하는 수요층에 대해서만 선택적 정책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고려되고 있다.

육질등급 개선(안)에는 근내지방 함량 이외의 첨가요소 기준 강화(안)도 함께 제시됐다. 근내지방의 단순 함량 중심에서 지방의 입자 크기, 분포 등을 평가하는 섬세화 항목을 추가한다는 것. 예를 들어 동일한 근내지방 함량일지라도 소 도체에서 근내지방이 뭉치고 성긴 경우에는 하향하고, 섬세화 정도가 우수한 경우는 상향하는 등 근내지방 형태에 따라 등급을 상ㆍ하로 조정된다.

최 과장은 “소 평균사육기간이 미국 22개월, 일본 29개월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36.6개월이다. 근내지방을 늘리기 위해 사육기간을 늘려가며 고도비만의 소를 만들고 있는 것”이라며 “그러나 이는 정육량이 아닌 먹지 못하는 폐지방만 많이 생산되는 꼴이”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 과장은 “소 등급제 개선을 통해 지방함량을 어느 정도 조정함으로써 사육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으며, 이를 통해 회전율도 높이고 사료효율도 높인다면 농가에게도 이익이 될 것”이라면서 “오늘 제시한 개선(안)들은 검증기간을 거쳐  최종안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우협회는 육량등급 개선(안)에 대해서는 목적과 방향성에 찬성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육질등급에 대해서는 유통시장 혼란과 전체 한우경락가격 하락 등을 우려했다.

한우협회는 “지방문제와 사료비 절감을 위한 개월령 단축 등의 이유로 육질 등급 개정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떡지방 개선, 근내지방을 섬세화하자는 방향성에서는 동의하나 실제 개량의 방향성 정립과 사양관리의 지표에 대해 연구를 통해 대안을 마련한 후 시행돼야지 이런 대안없이 기준안이 변경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농가 몫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여성농업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