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에 아직 희망이 남아있어요”

2000년대 들어서 붐을 이룬 귀농은 지금 우리나라 농업이 유지되는데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

경기도 평택시 희망농장 김은자 대표는 지난 2003년 평택으로 귀농해 지금까지 토마토, 오이, 사과대추 등을 재배하고 있다.

“남편이 증권회사에서 30년 가까이 근무를 했었어요. 40대 후반에 퇴직을 하고 남편 고향으로 들어왔는데 농사짓고 계신 시아주버님께서 많이 도와주셨어요.”

많은 은퇴자들이 고민하듯이 그녀 역시도 남편과 쥬얼리샵, 아동복매장, 감자탕집 등 많은 업종을 놓고 저울질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수십년간 사람을 상대하는 일을 했던 남편의 뜻에 따라 귀농에 동의했다. 그녀 역시 고향이 농촌이라 큰 반대를 하지 않았던 것이었다.

하지만 농사를 잘 모르니 이웃에게 묻기도 많이 물었고, 남모를 서러움도 가졌다고 했다.

“시골은 좋았어요. 지금이야 어디가서 농사짓는 이야기를 자랑스럽게 하지만 그때는 벌레만 봐도 소스라치게 놀랐고, 이웃들 찾아가는 것도 쭈뼛거렸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이웃들이 많이 보듬어주셨어요.”

희망농장은 2,400여평의 밭에서 토마토, 사과대추 등을 재배하고 있고, 내년에는 체리와 무화과도 재배해 연중 생산을 기대하고 있다. 10여년 넘게 다양한 작물을 재배했지만 가격의 등폭이 심해 소량 다품종을 농사의 틀을 바꾼 것이다. 이렇게 되면 봄 토마토부터 여름 체리, 가을 무화과와 사과대추까지 연중 수확이 가능하다.

“우리나라 농업은 과잉이라는 시한폭탄이 언제 터질지 모르기 때문에 늘 준비를 해야하는 것이 맞는 것 같아요. 올해도 생강값이 반토막 났다고 하잖아요. 그래서 한 작목에 올인하기 보다는 여러 작물을 재배해 계절별로 출하하려고 해요. 혹시나 체험을 하게 되면 이 역시도 1년내내 가능해지잖아요.”

그녀 역시 고추값이 폭락해 판매가 막막했을때도 있었고, 인건비가 나오지 않아 함께 일하던 외국인 근로자를 다른 농장으로 보낼 수 밖에 없었던 시기도 있었다. 이럴때면 수확의 기쁨보다는 ‘내가 이러려고 농사를 지었나’ 하는 자괴감도 들었지만 ‘희망’이라는 농장이름처럼 꿋꿋이 이겨나가고 있다.

“농사를 지으면 마음이 편안할 때도 있어요. 돈을 떠나서 토마토, 오이하고 대화를 하는 것 같고, 그냥 바라만 봐도 즐거워요.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않으니 귀농을 생각하시는 분들은 결정을 잘 하셔야해요. 자랑하나 하자면 저희 남편이 평택 슈퍼오닝대 졸업을 하면서 논문상하고 개근상을 받았어요. 상 받은 걸 자랑하자는게 아니라 공부 열심히 하면 농사에도 도움이 많이 되니 부지런히 공부많이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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