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랍과 찰떡의 만남 ‘밀랍떡’…맛·기능성 UP

옛 향토문화에는 선조들의 삶의 지혜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러나 문명의 발달로 수많은 향토문화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양평지역의 향토문화 중 하나인 ‘밀랍떡’을 복원, 대중화를 이루는데 앞장서는 마을기업이 있어 화제다. 경기도 양평군 단월면에 위치한 ‘양평착한떡마을’(대표 최종호)이 바로 그곳이다.

양평착한떡마을에서는 사라져가는 양평의 향토음식인 ‘밀랍떡’을 복원, 밀랍떡을 이용한 다양한 요리를 개발해 밀랍떡을 알리는데 앞장서고 있다.


양평지역 겨울철 귀한 간식 ‘밀랍떡’

밀랍(蜜蠟)은 벌들이 벌집을 만들기 위해 만들어내는 물질로, 이를 녹여 식재료에는 물론 가공을 통해 화장품, 광택제, 양초 등을 만들기도 한다.

이 밀랍을 이용해 경기도 양평과 강원도 일부 산골마을에서는 떡을 만들어 먹었는데, 그것이 바로 ‘밀랍떡’이다. 밀랍떡은 이름은 생소하지만 그 모양은 우리에게 익숙한 찹쌀떡 모양이다. 그도 그럴 것이 밀랍떡은 찹쌀떡에 밀랍을 발라 놓은 떡이기 때문이다.

밀랍과 들기름이 만나면 굳지도 마르지도 않고 촉촉하고 부드러운 형태가 되는데, 이를 떡에 발라 떡의 기능성을 높인 것이 바로 밀랍떡인 것이다.

양평착한떡마을 최종호 대표는 “우리 지역에서는 밀랍떡을 흔히 ‘밀(蜜)떡’이라고 부르는데, 찹쌀떡에 토종꿀을 내리면서 걸러둔 밀랍을 발라 굳지도, 마르지도 않는 상태의 떡을 만드는 것”이면서 “이 떡은 산골마을 할머니들이 항아리에 장기간 보관하며 손자들의 겨울철 간식으로 주로 만들어 먹던 향토음식”이라고 전했다.

이 밀랍떡을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찹쌀떡에 밀랍을 바르면 되는 것. 그러나 이 밀랍을 만드는 방법이 여간 깐깐한 것이 아니다.

우선 밀랍을 끓여 불순물을 제거해야 한다. 그 다음 딱딱한 밀랍을 떡에 바를 수 있도록 부드럽게 만들어줘야 하는데, 여기에 들어가는 재료가 들기름이다. 특히 양평착한떡마을에서는 양평지역의 들깨를 이용해 볶지 않고 생들깨로 추출한 생들기름만을 사용하고 있다.

또한 양평착한떡마을은 밀랍과 들기름의 황금비율을 찾기 위해 마을 할머니들을 모시고 지속적으로 연구를 했고, 밀랍떡이 가장 맛있는 황금레시피를 찾을 수 있었다고.

조상의 지혜가 담긴 밀랍떡

양평착한떡마을에서 복원한 밀랍떡은 밀랍이 천연 방부제 역할을 하며 떡이 잘 상하지 않고, 떡이 말라 딱딱해지는 것도 막아준다. 또 밀랍 바른 떡은 쌓아놨다가 나중에 떼어내도 서로 들러붙지 않고 잘 떨어진다. 냉장고도 없고 비닐도 없던 시절, 떡을 보관하는 방법으로 이 밀랍떡을 만들어 먹던 것이다.

최 대표는 “이렇게 만들어진 떡에 밀랍을 바르면 떡의 식감을 오래 유지할 수 있고, 향균효과로 떡의 보존기간을 늘리며, 소화 증진도 돕는다”면서 “밀랍떡은 냉장과 비닐이 없던 시절, 항아리에 켜켜이 쌓아 떡을 장기간 보관하기 위해 만들어진 잘 상하지 않고 굳지 않고, 붇지도 않게 만들기 위한 조상의 지혜가 담겼다”고 말했다.

특히 양평착한떡마을에서 만든 밀랍떡은 찹쌀가루가 아닌 찐 찹쌀을 찧어 만들어 입자가 조밀하지 않아 일반 찹쌀떡에 비해 소화가 잘되고, 속도 편하며 생목도 오르지 않다.

“맛의 방주 등재…전통의 맛 지키는데 주력”

양평착한떡마을에서는 이렇게 복원한 밀랍떡을 대중화시켜 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향토음식 지켜나가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에 최근 서울 동대문 부근의 한 백화점에 ‘슬로우 카페 리소’를 오픈, 밀랍떡으로 만든 다양한 요리를 선보이며 소비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슬로우 카페 리소에서는 밀랍떡을 이용해 와플, 피자, 롤(랩), 과자 등 섭취 방법의 다양화를 통해 밀랍떡의 대중화를 꾀하고 있다.

밀랍떡 와플은 밀가루 반죽 대신 쑥밀랍떡, 현미밀랍떡, 흑미밀랍떡을 와플기로 굽고 야생화꿀과 크림치즈, 딸기를 그 위에 올린 것으로 기존 와플보다 고급스럽고 고소한 맛과 독특한 식감이 일품이다.

또 구수한 맛을 내는 현미밀랍떡을 도우로 사용한 밀랍떡 피자는 100% 임실치즈와 아카시아꿀을 사용하고 새송이버섯 장아찌, 샐러리 장아찌, 고추 장아찌를 토핑으로 올려 만드는데, 피자를 안 좋아하는 어른들에게도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고 최 대표는 귀띔했다.

양평착한떡마을은 앞으로도 밀랍떡을 지키고 대중화를 위해 앞장선다는 계획이다.
최 대표는 “지난 2015년 맛의 방주에 등재된 만큼 향토음식인 밀랍떡을 지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면서 “또한 지역의 농산물을 지속적으로 사용하고, 농가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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