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권 석
국립산림과학원 남부산림자원연구소 연구사



고령화시대로 접어든 지금,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이야말로 100세 시대를 맞는 우리가 가장 염원하는 일이 되었다. 이에 발맞춰 건강 기능성 식품에 대한 관심과 수요 또한 폭발적으로 늘어나 1조원대 시장으로 급성장하였는데, 현재 건강 기능성 식품 중 1위는 단연 삼(蔘)과 관련된 품목이다. 이 가운데 특히 산삼과 비슷한 효능을 지닌 산양삼(山養蔘, 산에서 키우는 삼)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산삼은 하늘에서 내린 보약이라 불릴 만큼 귀하고 희소가치가 높아 비싼 몸값을 자랑한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산삼의 자생지일 뿐 아니라 사계절이 뚜렷해 양질의 산삼 및 인삼을 생산할 수 있고, 약효 또한 가장 뛰어난 것으로 인정받아 인삼종주국으로서 명성을 떨쳐 왔다.

그러던 최근 산양삼이 새롭게 등장했다. 인삼과 산삼의 중간의미를 갖는 산양삼은 자연산 산삼과 비슷한 효과를 가지나 가격은 자연산의 5분의 1에서 10분의 1에 불과해 큰 관심을 끌고 있다. 2010년 기준 전국에서 생산된 산양삼이 약 5만 킬로그램(kg)이고, 생산액은 약 160억 원으로 다른 작물에 비해 그리 높은 편은 아니지만 재배지와 생산액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무엇보다 수요가 많아지고 있는 점이 밝은 전망을 가능케 한다.

산삼 종자나 재배인삼 종자를 산중에 파종(씨뿌리기)하여 가꾼 것을 산양삼이라 하는데 환경 조건만 잘 맞으면 산삼에 버금가는 효능을 가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양삼은 해발 500~600미터의 산에서 자연 상태 그대로 키운다. 산양삼의 주요 성분은 ‘인삼에 있는 사포닌’이라는 뜻의 진세노사이드(Ginsenoside)로, 다른 식물에서 발견되는 사포닌과는 구별된다. 인삼과 산삼을 구별하는 중요한 성분으로 밝혀진 진세노사이드는 그 종류만 해도 30종류 이상이다. 특히 산양삼은 산삼과 가장 비슷한 종류와 함량의 진세노사이드를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금까지 알려진 산양삼의 효능은 학습기능 개선, 항 피로, 간 기능 보호, 항 치매, 혈압 강하, 피부면역, 당뇨병 개선, 골수세포 합성 촉진, 진통, 부신피질 호르몬 분비 촉진, 성기능 장애 개선, 노화를 유발하는 유해 활성산소 생성 증가 억제, 지질과산화를 억제하는 항산화 효과가 대표적이다.
뿐만 아니라 한국인의 사망원인 1위인 암에 대해서는 암세포 전이억제, 항암제 내성 억제, 암세포 증식 억제, 종양 증식 억제 등의 효능이 있는 것으로 밝혀져 거의 모든 질병에 효능이 있는 만병통치약이라 불릴 만하다.

산양삼은 그 뿌리에 약효가 있는 만큼 뿌리부터 먹는 게 효과적이다. 먹는 방법은 한 뿌리를 통째로 생삼으로 먹거나, 노약자나 위장이 좋지 않은 사람은 달여서 먹는 것이 좋다.
현재 산양삼은 그 가치를 제대로 알리고 효능을 발휘하기도 전에 중국산과 가짜 산양삼의 기승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중국산을 우리 산양삼으로 둔갑시켜 판매하거나 국내 저가(低價) 인삼을 높은 가격의 산양삼으로 속여 파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인삼산업은 좁은 재배지에서 비싼 노동력을 들여 집약적으로 재배했기 때문에 높은 가격일 수밖에 없었고, 병충해에 취약한 특성상 농약 또한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잔류농약에 대한 우려가 많았다. 이에 반해 산양삼은 산에 심어두고 저절로 자라게 유도함으로써 노동비가 많이 들지 않으며, 농약 잔류에 따른 우려도 없다. 전체 국토의 64퍼센트가 산림으로 이루어진 우리나라는 산양삼의 가격과 품질의 경쟁력을 유리하게 할 수 있는 최적의 입지조건을 갖고 있는 만큼, 소비자가 신뢰하고 믿을 수 있는 산양삼을 키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 국립산림과학원에서는 산양삼을 미래성장품목으로 지정하여 종자 채종(採種, 씨앗 따기)에서부터 수확 후 관리까지 산양삼과 관련된 연구를 본격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특히 자유무역협정(FTA) 대응정책의 하나로, 그리고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해결해 나가는 정책과 현장이 하나된 연구를 추진함으로써 임업인들에게 활력과 희망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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