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값이 떨어지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축산관측에 따르면 지난 2월 평균 도매가격이 1등급 기준 1kg당 2만원 수준으로 1월보다 6%정도 하락했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는 8%나 떨어졌다. 특히 주목할 것은 2등급 이하 낮은 등급의 하락폭이 크다는 사실이다. 2등급과 3등급은 각각 kg당 평균 1만3,600원, 1만1,250원 수준으로 한 달 전보다 최고 17%나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젖소고기는 8,760원이었다.

농촌경제연구원은 가격하락의 이유를 수입육 대체현상이라고 보고 있다. 낮은 등급의 하락폭이 큰 것으로 볼 때 그 이유가 명확하다는 것인데 같은 값이면 좋은 고기를 먹겠다는 소비자 심리가 반영된 것이다. 게다가 지난해 9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김영란법 영향으로 선물용 소비가 크게 줄어든데다, 전체적인 소비 감소에 따른 공급량 증가도 가격하락에 큰 영향을 준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 대신 가격이 낮은 수입쇠고기는 수입량이 20%이상 늘었고, 올해는 수입량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소비자들은 반기는 듯한 모양새다. 실제 대형마트 정육코너에 가보면 한우고기 할인판매 행사를 하고 있음에도 수입쇠고기 판매대가 더 북적거린다. 이는 수입육에 대한 거부감이 상쇄됐다는 측면도 있지만 가뜩이나 어려워진 가정경제를 생각하면 비싼 한우고기를 먹을 엄두가 안나기 때문일 것이다.

농촌경제연구원은 이번 발표를 통해 한우고기 소비감소와 수입쇠고기 증가에 대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과연 정부가 그런 대책을 세우고 있을까? 아니다. 정부는 이미 오래전에 세워놨다. 이럴 때마다 매번 소비홍보를 ‘전가의보도’처럼 내놓지 않았는가? 실제로도 그럴 수밖에 없다. 소비자 주머니는 가벼운데 홍보를 한다고 더 먹을 것이냐는 문제 때문이다.

그렇다면 답은 뻔하다. 한우값이 비싸서 안 사먹는다면 값을 낮춰야 한다. 그러려면 유통마진을 지금보다 더 낮춰야하고 한우농가도 생산비를 더 낮춰야 한다.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온 대책 아닌가? 그래도 더 낮추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러려면 품질에 대한 소비자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 소비자들은 화려한 마블링의 비싼 소고기 보다 화려하지 않지만 값이 싼 수입쇠고기에 만족하지 않는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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