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지 아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생명공학과 연구사


건조해지고 거칠어지는 피부와 콧물, 인후통을 일으키는 감기까지 이어지는 지금, 그 모든 것을 해결해 주는 나무가 있으니, 바로 느릅나무다.

느릅나무는 전 세계적으로 약 30여 종 이상이 있으며, 우리나라에는 당느릅나무, 느릅나무, 참느릅나무, 왕느릅나무 등이 자생하고 있다. 또 북반구의 온대 전역에 널리 분포하고 있으며, 일본이나 중국, 유럽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외형은 키가 15〜25미터에 달할 정도로 크고, 지름도 70센티미터에 달한다. 잎은 어긋나고 타원형 또는 도란형으로 가장자리에 겹톱니가 있으며, 잎의 앞면은 녹색, 뒷면은 연한 녹색을 띠는데 뒷면에 털이 있어 표면이 거칠다.

꽃은 4〜5월에 피며, 열매는 5〜6월에 익는데 둥글납작한 둘레에 날개가 달린 시과(翅果) 형태로 달린다. 줄기는 원줄기가 곧게 자라며 수피는 암갈색으로 세로로 균열이 생긴다.

느릅나무는 예로부터 ‘코나무’라 불릴 정도로 비염, 기관지염, 천식 등과 같은 호흡기 질환에 널리 사용되어 왔다. 요즘 같이 호흡기 환자가 급증하는 시기에는 느릅나무 껍질(유근피)의 인기가 무척 높다.
유근피는 항균작용과 살균작용이 매우 강력해 염증을 다스리는 효과가 매우 높다. 여기에다 체내의 염증을 치료해 면역력을 강화해줄 뿐만 아니라 이뇨작용 등으로 노폐물 배출과 부기 제거까지 천연의약품으로서 여러 효능을 지니고 있다.

느릅나무의 효능은 이렇듯 널리 알려진 데 반해, 미용목적으로의 그 용도는 일반인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느릅나무는 오래전부터 민가에서 미용을 위하여 사용되어 왔다. 수피와 뿌리를 물에 담가두면 점액질 성분이 우러나오는데 이러한 점액질을 피부의 상처 난 곳에 바르거나 거칠어진 피부에 바르면 좋다고 한다. 특히 느릅나무의 이러한 효능은 이미 국내외에서 느릅나무의 뿌리와 줄기 추출물 등의 천연성분을 첨가한 미용 제품이 시중에 판매되고 있다. 국내 브랜드뿐만 아니라 세계적 브랜드들도 특허 출원과 함께 느릅나무 추출물을 첨가한 화장품들을 속속 내놓고 있다.

최근 느릅나무 추출물의 미용원료로의 기능을 증명할 수 있는 연구결과 들이 발표되었다. 피부의 수분을 유지하는 보습인자와 같은 작용을 하는 대표적인 것이 히알루론산(hyaluronic acid)이라는 고분자 화합물인데,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가진 폴리사카라이드(polysaccharide) 성분과 유해한 자외선(UVA, ultraviolet A)에 의해 손상된 피부를 재생시킬 수 있는 기능성 물질이 느릅나무 뿌리 추출물에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증명되었다. 또한 느릅나무 줄기와 뿌리 추출물이 UVB(ultraviolet B)에 의해 형성된 주름을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안티 에이징 화장품 원재료로의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느릅나무의 상업적 성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다 자란 나무를 말라 죽여 재료를 채취해야 하는데, 이러한 이유로 불법굴취나 벌목 등이 일어나 느릅나무의 개체수 감소를 가져올 수 있다.

국립산림과학원은 강원대학교 최용 교수팀과 함께 느릅나무의 작은 절편부위로부터 뿌리만을 유도하여 대량생산할 수 있는 부정근(不定根) 대량생산기술을 개발하였으며, 이러한 기술은 직접 현장 실용화가 가능하여 느릅나무 추출물의 대량 생산과 함께 안정적인 원료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느릅나무는 천연물 신약의 원료와 미용원료로서 그 상업적 가치가 상당하다.

앞으로 안정적인 물질 생산과 공급을 위한 연구가 계속적으로 이루어진다면 가까운 미래에 느릅나무는 임업인들과 농민에게 블루오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저작권자 © 여성농업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