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영 기
국립산림과학원 특용자원연구과 연구사


산사나무가 어떤 나무인지 모르는 사람들도 ‘산사○’이라는 술은 안다. 이 술이 바로 산사나무 열매를 재료로 한 술이다. 사실 산사나무로 빚은 술은 4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우리나라 전통주다. 산사나무는 우리나라 웬만한 산의 계곡 주변에 자생하고 있다. 또 우리나라가 원산지로 중국, 극동러시아 등지에도 고루 분포한다.

산사나무는 장미과에 속하는 낙엽활엽 소교목으로 5월에 꽃이 핀다고 하여 메이플라워(May flower)라 부르기도 한다.
또 크라테거스(Crataegus : 단단한 목재라는 희랍어)로도 불린다. 우리나라에 분포하는 산사나무는 좁은잎산사나무, 넓은잎산사나무, 털산사나무 등이 있다.

외형은 키가 3〜6미터까지 자라며, 5월에서 6월 사이에 흰색의 꽃이 무리지어 핀다. 나무껍질은 회색이고 가지에 가시가 있다. 열매는 둥글며 9월, 10월에 붉게 익는데, 흰색 반점이 있다. 이 중에서 털산사나무는 주로 경기도나 강원도 등지에 자생하며 잎 뒷면과 꽃자루에 털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산사나무는 예로부터 동양과 서양에서 민간과 한방에서 다양한 용도로 이용됐다. 특히, 산사나무의 열매는 소화와 혈액순환에 많은 도움을 주는 등 최근 과학적 연구에서 그 효능이 새로 밝혀지고 있다.

중국 명나라 이시진의 ‘본초강목’에 따르면 산사나무의 열매는 맛이 시고 달며, 장풍(腸風), 산후아침통(産後兒枕痛)과 오로부진(惡露不盡), 월경통과 요통의 치료에 사용된다고 한다. 한방에서 산사나무의 열매를 산사자(山査子)라 하는데, 소화불량에 약효가 있으며, 특히 고기를 많이 먹었을 때 소화제로 쓰인다. 민간에서는 산사나무의 열매가 혈액 순환을 향상시키고, 고지혈증과 고혈압의 치료에 효과적이라고 전해져 왔다.

서양에서도 산사나무 열매는 민간에서 많이 이용되었는데, 주로 혈액순환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고혈압, 협심증, 부정맥 등의 치료에 사용되었다. 산사는 특히, 리파아제와 프로테아제의 분비를 촉진하여 소화를 증진시킨다고 알려져 있다.

산사에는 플라보노이드와 프로안토시안 등이 함유되어 있는데 주요 물질로는 에피카테킨(녹차나 카카오 등에 함유된 주요 항산화 화합물). 프로시아니딘 B2, 하이페로사이드(항산화 효과), 이소퀘르세틴(항염증 효과), 클로로겐산(콜레스테롤 생합성 억제 효과 및 항암작용) 등이 있다.

일반적으로 야생에서 자생하는 산사나무의 열매는 크기가 작고, 수확량이 적어 이를 상업적으로 이용하기에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유전자원부 특용자원연구과에서는 1990년대부터 경기도, 강원도 등 6개 지역을 대상으로 생육이 양호하고 결실이 잘되는 후보목 31그루를 선정, 수년에 걸쳐 수확량과 생육특성, 과실특성 등을 조사 중에 있다. 이중 우수한 개체를 선정하여 신품종보호 출원을 거쳐 희망농가에 보급할 예정이다.

산사나무를 재배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사항에 유의해야 한다. 산사나무는 토심(土深)이 깊고 비옥하며 배수가 잘되는 장소에서 잘 자라는데, 건조기에는 물주기를 실시해야 한다. 심는 간격은 4m×4m가 적당하며, 묘목은 동아(冬芽, 겨울눈)가 충실하게 발달하고 잔뿌리가 많으며 도장(徒長, 웃자람, 헛자라기)하지 않은 묘목이 적당하다.

산사나무는 병충에는 비교적 강한 편이지만 적성병(赤星病, 발병된 형태가 빨간 별처럼 생김)이나 깍지벌레, 진딧물의 피해가 있을 수 있으므로 적절히 관찰하여 알맞은 조치를 해야 한다. 거름은 가을에 유기질 비료를 주며 결실이 많은 성목기에는 매년 퇴비를 그루당 10kg 내외로 주면 적당하다.

이밖에도 산사나무는 술이나 음료 등으로 개발되어 새로운 건강기능식품으로도 자리매김하고 있어 앞으로 새롭게 각광받는 새로운 소득 작물이 될 것이다. 또한 산사나무를 이용한 상품의 개발로 농산촌의 소득증대와 우리나라 유실수 산업의 국제경쟁력 향상에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 © 여성농업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