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응 준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생명공학과 연구사



‘겨울저승사자 뇌혈관질환 빨간불’, ‘겨울철 불청객, 뇌졸중’, ‘겨울 한파에 뇌경색 비상’, ‘겨울철 돌연사의 주범…뇌졸중 위험’까지. 겨울만 되면 우리가 가장 많이 접하는 건강 관련 뉴스가 바로 뇌혈관 질환에 대한 주의와 예방에 관한 것들이다.

추운 날씨가 이어지며 뇌경색과 같은 뇌혈관 질환이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날씨가 추울수록 그 발병 위험이 더욱 높아지기 때문에 고혈압이나 당뇨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더욱 신경이 쓰이기 마련이다. 뇌경색은 혈관이 약해지다가 결국 뇌혈관이 막히면서 발생하는 질병으로, 초기에는 증상이 나타났다가 곧 사라지지만, 방치할 경우 사망까지 이를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뇌경색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운동, 건강한 식습관, 그리고 혈액순환에 방해가 되는 음주와 흡연을 멀리하는 등의 꾸준한 관리가 필수적이다.

한방에서 뇌혈행 개선에 효과적인 음식으로 추천하는 것이 단연 천마다. 천마는 ‘하늘에서 떨어져 마목(마비가 되는 증상)을 치료하였다’는 뜻으로 붙여진 이름이다. 예로부터 뇌졸증, 중풍, 고혈압 등 뇌신경 질환의 예방과 치료에 쓰여 온 것으로, ‘동의보감’에서는 “모든 허와 어지러운 증세에 천마가 아니면 치료하기 힘들고 허약해서 생긴 어지러움증도 천마가 아니면 낫게 할 수 없다”고 기록하고 있다.

한국, 중국, 일본 등 고산지대에서 주로 자생하는 천마는 난과(蘭科) 식물로 잎이 퇴화되고 엽록체가 없어 스스로 살아나갈 수 있는 양분을 합성하지 못한다. 때문에 버섯으로부터 생장에 필요한 에너지원을 얻는데, 버섯 중에서도 활엽수 군락에서 잘 자라는 애주름 버섯과 뽕나무 버섯에게서 영양분을 흡수해 생장한다.

 이러한 이유로 천마는 일반식물에는 없는 버섯 특유의 기능성 물질인 ‘에르고티오닌’을 함유하고 있는데, 에르고티오닌은 강력한 항산화성분으로 차세대 필수 비타민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의 연구발표에 따르면 천마가 약용버섯인 영지버섯보다 수십 배 이상 에르고티오닌을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천마에는 에르고티오닌을 비롯하여‘천마소’라 불리는 게스트로딘 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다. 게스트로딘은 천마 전체 중량의 약 1퍼센트 가량 함유되어 있는데, 혈관 내에 쌓여 있는 노폐물을 청소해주고 이를 통해 혈압안정과 혈류량을 늘려 원활한 혈액순환을 도와준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뇌혈관이나 심장혈관을 더욱 튼튼하게 해주며 겨울철 특히 많이 발생되는 뇌경색, 뇌출혈 등은 물론 심근경색에도 좋은 음식으로 전해지고 있다.

천마는 껍질째 생으로 먹기도 하고, 생으로 갈아서 먹거나 말린 것을 차처럼 마시는데, 천마 자체의 효능을 온전히 누리기 위해서는 생으로 먹어야 한다고 알려져 있다. 쪄서 말릴 경우 천마에 들어있는 여러 가지 효소가 활성을 잃고 약성을 약하게 된다고 하니 가능하면 생으로 먹는 것이 좋겠다.

천마는 2013년 기준 국내생산액이 약 1,260억 원에 이르는 주요 경제성 약용식물로 전북 무주(재배면적 60헥타르)를 중심으로 전국 각지에서 생산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1990년대 중반부터 인공재배가 시작되었으나 토양 병원균의 감염에 의한 천마퇴화현상으로 생산성과  품질이 급속도로 하락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유전자원부 산림생명공학과 천마연구팀에서는 병원균이 감염되지 않은 무병 천마를 증식할 수 있는 종자번식기술을 개발하였고, 이를 이용한 시험재배를 통해 생산성과 품질이 획기적으로 향상되는 결과를 보여 주었다.

앞으로 국립산림과학원에서는 기능성 물질의 함량이 증진된 고품질 신품종 천마의 개발과 함께 무병 천마를 대량으로 증식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국내외 시장 변화와 개방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는 천마 재배농가에 맞춤형 기술을 보급하고, 소비자에게는 기능성이 확보된 청정 임산물 공급을 위한 연구·개발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저작권자 © 여성농업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