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나무’ 열매, 잎 버릴 것 하나 없어요”

최근 비타민 섭취 열풍과 관심이 높아지면서 각종 천연 비타민이 높게 함유된 비타민나무가 건강식품으로 부상하고 있다. 비타민나무에는 비타민A, B, C, D, E, K, B1, B2, B6, B12 등과 아미노산 18종, 각종 미네랄, 플라보노이드 등의 성분이 들어 있는데, 특히 비타민C는 사과의 200~1,000배, 비타민E는 감귤의 98배가 들어있는 등 다른 식품에 비해 월등히 높다.

우수한 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어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비타민나무를 선도적으로 재배하고, 수확물을 다양하게 가공해  판매하고 있는 여성농업인이 있어 화제다. 강원도 횡성군 강림면에 위치한 ‘안나의뜰’ 홍순옥 대표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홍 대표는 젊은 시절 ‘숲속의 작은 집’이라는 노래를 듣고, 몸과 마음이 지친 도시사람들이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쉼터를 만들겠노라는 꿈을 갖게 됐다. 꿈에 한 발짝 다가가기 위해 그녀는 지난 1995년 남편의 고향인 횡성에 토지를 구입했다.

본격적인 꿈 실현은 퇴직 후에 실행키로 하고 구입한 토지는 임대를 줬다. 그런데 임대인이 농약과 비료를 과다하게 투입하는 것을 보고 땅이 죽어가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고 홍 대표는 당시 심정을 전했다. 그대로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던 그녀는 남편과 일주일에 닷새는 도시, 이틀은 농촌에서 생활하는 ‘5도2촌’ 생활을 하며 농사를 시작했다.

아직 본격적으로 이주를 한 것도 아니었고, 부부가 ‘농사’에 ‘농’자도 몰랐기에 작물 선택에 고심이 컸다. 그때 홍 대표의 눈을 사로잡은 것이 ‘비타민나무’였다. 신문광고에 비타민나무가 소개되며 묘목 관리가 어렵지 않을뿐더러 묘목 공급회사가 생산량 전부를 수매한다는 내용이었다.

홍 대표는 “판로 걱정은 없겠다 싶었다. 또 비타민나무 묘목 공급회사 대표도 비타민나무를 재배하며 열성을 가지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모습을 직접 보니 믿음이 갖다”며 “그길로 비타민나무 2,000주를 식재했다”고 밝혔다.

비타민나무의 열매처럼 황금빛 앞날을 기대했던 것과 달리 큰 시련에 맞닥뜨리게 됐다. 묘목 공급업체 대표가 사고로 세상을 떠나며 회사가 사라진 것. 비타민나무 열매를 전량 수매한다고 해서 판로걱정을 전혀 안하고 있던 홍 대표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였다.

홍 대표는 “사과나 배 같은 소비가 많은 과수 작목이 아니라 판로에 대한 걱정이 더욱 심했다. 이곳저곳 수매처를 알아봐도 길이 보이지 않았다”면서 “그래도 살아있는 나무를 내버려둘 수는 없어, 매년 제초작업을 해주며 비타민나무를 키웠다”고 전했다.

그렇게 5년이란 시간이 흘렀고, 지난 2013년 5도2촌 생활을 접고 온전히 횡성에 정착했다. 그녀의 귀농 정착을 축하라도 하듯 비타민나무도 그해 노란 열매를 주렁주렁 열었다.

대표는 “‘이 많은 걸 다 어떻게 하지?’라는 고민이 들면서도 주렁주렁 달린 열매가 너무 예뻐 그동안 일상생활 모습을 올려놓던 블로그에 비타민나무 열매 모습을 올렸다”면서 “그런데 그날 밤 댓글로 주문이 하나 둘씩 달리기 시작했고, 며칠 뒤엔 정신없이 주문이 밀려들어왔다”고 밝혔다.

그녀가 블로그에 글을 올리기 며칠 전 방송에 비타민나무의 효능에 대해 나와, 덕분에 비타민나무에 대해 관심이 높아졌던 것. 그렇게 홍 대표는 마을에 거주하고 있는 또 다른 귀촌인들의 손을 빌려 열매를 수확하고 첫 택배작업을 모두 완료했다. 이후에도 비타민나무의 관심을 사그라지지 않았고 현재까지 꾸준히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홍 대표의 제품을 원해 매년 예약제로 판매할 정도다.

비타민나무의 효능이 여기저기에 알려지며 현재는 많은 이들이 비타민나무를 재배하며 구입할 수 있는 곳이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홍 대표의 제품은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다른 곳보다는 다소 비싼 가격에 판매하고 있지만, 수확한 당일에 3차례 선별 작업을 거쳐 바로 발송하고 있으며, 무농약 재배, 농산물우수관리인증(GAP)도 획득해 믿고 먹을 수 있다는 장점에 많은 이들이 홍 대표의 비타민나무를 선호하고 있다.

또한 비타민나무를 다양하고, 또 편리하게 섭취하기를 원하는 소비자니즈에 발맞춰 비타민나무 열매 생과는 물론, 열매의 씨앗까지 고루 섭취하기 편한 분말, 효소, 비타민나무 잎 발효차 등 다양한 가공제품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높은 반응을 일으켰다.

홍 대표는 “안나의뜰에서 만든 제품을 먹고 건강이 좋아졌다는 말을 들을 때 가장 보람이 된다”면서 “처음 꿈이 이뤄질 수 있도록 앞으로도 안나의뜰이 도시민들의 몸과 마음의 치유공간이 될 수 있도록 공간 조성에도 힘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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