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영 기
국립산림과학원 특용자원연구과 연구사



견과류는 타임지가 선정한 10대 슈퍼 푸드 중 하나로, 호두와 같은 견과류에는 비타민 E가 풍부해 뇌 건강에 도움에 된다고 알려져 있다. 동의보감에서 ‘호두는 살을 찌게하고, 몸을 튼튼하게 하며, 폐의 기운을 모으고, 해수(咳嗽, 기침), 천식을 다스리고 고친다’고 하였다. 또한 서양에서는 예로부터 호두가 심장질환 예방효과가 있어 일주일에 몇 개만 먹어도 심장마비 위험을 반으로 줄일 수 있다고 하였다. 

호두에는 특히, 오메가3와 같은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데, 이러한 불포화지방산은 혈액 순환을 도와 심혈관과 인지 기능 등 건강에 좋은 영향을 준다. 또한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리고, 혈압을 낮춰줄 뿐 아니라 심장 박동을 규칙적으로 유지해준다. 하지만, 호두의 열량은 100그램당 650kcal로 다소 높으므로 하루 여덟 알의 권장량(25g)을 지켜 섭취하는 것이 좋다. 이밖에도 두뇌발달은 물론, 노화 방지와 심장병 예방에도 좋아 남녀노소에게 인기가 많다.

이처럼 몸에 좋은 호두는 사실 우리나라 자생식물이 아니고 중국으로부터 전해온 나무이다. 호두나무의 원산지는 페르시아(지금의 이란지역)이다. 호두나무는 아시아, 유럽, 아메리카 등에 약 15종이 분포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페르시아 호두와 가래나무가 자연적으로 교잡된 호두나무가 재배되고 있다.

호두나무는 가래나무과 가래나무속에 속하는 낙엽활엽의 교목으로 20미터까지 자란다. 수관(나무의 가지와 잎이 달린 부분)이 옆으로 펴지며, 가지는 성글게 나오는데 암꽃과 수꽃이 한 나무에서 개화하는 자웅동주(雌雄同株)의 일가화(一家花)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에서는 단기소득 산림수종으로 유망한 호두나무 신품종 육성을 위해 1990년대부터 전국에서 우량개체 후보목 호두나무 56그루를 선발, 2000년에는 선발개체를 접목하여 클론보존원을 조성하였다. 이와함께 수년간 호두나무의 과실특성과 수확량 등을 조사한 후, 최종적으로 재배 안정성 검정을 실시하여 고품질, 대립다수확성인 개체를 최종 선발하여 신품종으로 개발하였다. 이들 중에서 ‘정월’, ‘보름달’, ‘칠선’ 세 품종은 2012년 신품종 보호 출원하였으며, ‘골든볼’은 2014년 신품종 보호 출원하였다. 이러한 신품종 호두나무 중에서 ‘정월’은 2015년 처음으로 농가에 통상실시권 계약을 맺어 보급 중이다.

호두나무는 여러해살이 수종으로 뿌리가 곧게 뻗어 자라는 특성이 있어 토심이 최소 1미터 이상인 곳에 심어야 한다. 또한 다른 나무와 마찬가지로 배수가 잘 되는 곳과 햇빛을 좋아 하는 특성이 있다. 그러므로 호두나무 재배지를 선정할 때에는 현지의 토지와 기후에 잘 적응하는지 알아보아야 하는데 호두나무 재배가 적절하지 못한 곳에 재배지를 조성한다면 호두나무가 잘 자라지 못하거나 자라더라도 수확량이 적어 경제적으로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호두나무는 추위에 약해 연평균 기온이 11〜13℃되는 곳이 적당한데, 기후적으로 보면 여름철은 서늘하고 겨울에는 온화한 산간지방으로 비가 적게 오는 곳이 호두나무를 재배하기에는 적지이다.

호두는 우리나라에서 연간 11,027톤이 소비되고 있지만 2015년 산림청 임업통계연보에 의하면 우리나라 호두 생산량은 1,122톤 정도로 국내 자급률은 10퍼센트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실정이기 때문에 이를 극복할 수 있는 효율적인 호두나무 생산·개발 및 보급이 절실하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최근 호두 접목성공률을 평균 80퍼센트 이상 높이는 기술을 개발하여 현장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호두나무 묘목 생산 기술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도 국립산림과학원은 정부 3.0에 발맞추어 호두나무 묘목보급 및 재배기술 정보를 적극적으로 개방·공유·소통함으로써 품질 좋은 신품종 호두나무를 지속적으로 농가에 보급하여 농가소득 증대에 기여하고자 한다.
저작권자 © 여성농업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