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대성심병원, 5천932명 12년간 추적조사 결과

김치는 소금함량이 높은 식품으로 나트륨 과잉 섭취 주범 중 하나로 지목돼 고혈압 발생에 영향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고혈압 발병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장기 추적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송홍지(한림대성심병원 가정의학과)ㆍ이해정(가천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팀은 2001년 한국인유전체역학조사사업에 참여한 5천932명(남성 2천822명ㆍ여성 3천110명)을 대상으로 12년 동안 김치 섭취와 고혈압 발생률의 상관관계를 추적 관찰한 결과, 김치가 고혈압 발병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아시아ㆍ태평양 임상영양학저널(Asia Pacific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 최근호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한국영양학회 기준에 따라 배추김치ㆍ물김치ㆍ깍두기ㆍ그 외 김치 등 4가지 종류로 김치를 구분했다. 이후 김치 섭취량에 따라 4개 그룹으로 나눠 고혈압 발생률을 분석했다.

나이·성별·흡연·음주·질병력·체질량지수(BMI) 등 혈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른 요인들도 통계 항목에 넣어 조사의 객관성을 더했다.

그 결과, 배추김치를 가장 적게 먹은 그룹(1일 평균 75g 이하)은 1천254명 중 374명(29.8%)에게서 고혈압이 발생했다. 편의점에서 구매할 수 있는 가장 작은 김치 포장단위가 100g 정도인 점을 고려하면 이 그룹은 비교적 적은 양의 김치를 먹은 셈이다.

배추김치를 가장 많이 먹은 그룹(1일 평균 남성 225g 이상ㆍ여성 150g 이상)의 경우 1천559명 중 443명(28.4%)에게서 고혈압이 관찰됐다. 오히려 배추김치를 가장 적게 먹은 그룹보다 고혈압 발생률이 낮은 셈이다. 연구팀은 이를 두고 두 그룹 간 고혈압 발생 비율에 유의성 있는 차이가 없었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물김치ㆍ깍두기ㆍ그 외 김치 섭취량을 분석해봐도 섭취량과 고혈압 발생률의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체질량지수가 높은 남성(BMI 지수 25㎏/㎡ 이상)의 경우 물김치를 많이 먹을수록 고혈압 발생 위험도가 높아지는 상관성이 있었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이 그룹에서는 255명 중 118명(46.3%)이 고혈압 증상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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