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 죽이는 ‘2만원 치킨’ 불매운동 선언

(사)대한양계협회, (사)한국육계협회 등 가금 생산자단체들이 턱없이 비싼 치킨값 인하를 촉구하고 나섰다. 막무가내식 치킨값 인상은 결국 닭고기 소비둔화로 이어져 사육농가들까지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닭고기 유통시장은 최대 성수기인 ‘복’ 시즌을 앞두고 소비량이 급증해야 하는 시기이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소비급감으로 산지가격이 급락하는 기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생산자단체들은 명분없이 인상한 치킨값으로 인해 국민들의 저항감이 커져 소비가 급감하고 있어 농가들까지 연쇄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하림, 참프레 등 계열화업체들은 ‘복’ 성수기를 앞두고 사육마릿수를 평소 8천만 마리에서 1억 마리까지 늘렸지만 AI 재발 여파와 함께 기습적인 치킨값 인상으로 인해 소비둔화 현상이 발생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최근 일일 평균 닭고기 주문 물량은 52만8천 마리로 지난해 같은 기간 65만4천 마리에 비해 19.3% 감소했다. 이 중 전통시장과 중소 대리점의 주문 물량이 28.3%, 대형 유통매장은 17.2% 감소한 반면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의 주문량은 0.5% 감소하는데 그쳤다.결국 사육농가를 비롯한 중소 상인들은 소비둔화로 고통이 가중되고 있는 반면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소비둔화 피해를 보지 않아 평소대로 매출이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국내 최대 프랜차이즈인 BBQ치킨을 필두로 교촌치킨 등은 지난 5일  원재료값, 임차비 상승 등을 핑계로 6~10% 치킨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양계협회, 육계협회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명분없는 치킨값 인상은 결국 국민 저항감만 거세져 전체 닭고기 유통시장이 위축될 수밖에 없어 치킨값 인상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더욱이 AI 여파 등 위기 속에서도 매출 하락 현상이 발생하지 않은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수익에 눈이 멀어 치킨값을 10% 이상 올린 것은 전형적인 기업 이기주의 행태라고 비난 수위를 높였다.

육계협회 정병학 회장은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치킨값 인상 원인으로 꼽는 원재료 상승은 ‘꼼수’에 불과하다”면서 “대다수의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닭고기 계열업체들과 연간 공급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성·비수기 구분없이 안정적인 가격으로 공급받고 있는 상황에서 원재료값 상승 핑계는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양계협회 이홍재 회장은 “AI 발생으로 인해 유통시장이 크게 위축받고 있는 상황에서 치킨값 인상은 유통시장을 더욱 위축시킬 수밖에 없다”면서 “양계협회는 사육농가들의 생존권 사수를 위해서라도 2만원 이상 판매하는 치킨을 대상으로 강력한 불매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생산자단체들의 움직임에 동참한 또봉이통닭은 오는 20일부터 한 달간 전국 모든 가맹점의 치킨 메뉴 가격을 최대 10% 인하한다고 14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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