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현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채소과장

우리나라의 채소 육묘산업은 1990년대 초 공정육묘를 도입하면서 공정육묘시설 표준설계 개발, 접목묘 생산기술 확립, 재배와 육묘의 분업화, 육묘시장 창출 등으로 지속적으로 발전해 왔으며, 2016년 12월, 육묘업을 포함하는 종자산업법을 개정하면서 육묘산업도 법제화가 되어 명실상부한 산업으로서의 위치를 가지게 되었다.

1991년에 ㈜한미프러그가 국내 최초로 공정육묘장을 설립한 후, 최근의 육묘산업 규모는 전국에 292개소의 전문 육묘농가, 면적 195ha, 시장규모 약 2,500억원 수준으로 성장하였다. 특히 최근 들어 농업의 다양화 등으로 도시농업, 친환경농업 등에 대한 국민의 요구에 힘입어 새로운 모종시장 도래로 육묘시장 확대가 예상된다.

또한 1세대 육묘 농가에 이어 전문성과 사회성을 구비한 20~30대 2세대의 젊은 인력들이 육묘업에 진출하고 있어 긍정적인 발전이 기대된다. 전문가에 따르면 기술적으로도 우리나라 채소 육묘기술, 특히 접목묘 생산기술은 세계 최상위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육묘산업이 밝은 모습만 있는 것은 아니다. 증가하는 모종 생산비, 육묘농가간 경쟁심화, 금후 최저임금 1만원시대 도래로 인한 인건비 상승과 농촌지역 고령화에 따른 인력수급의 어려움 등은 앞으로 채소 육묘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저해하는 걸림돌로 인식되어지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시장을 해외로 확대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농림축산검역본부의 검역통계(2007〜2016년)에 따르면 과거 10년 동안 일본을 중심으로 가지, 토마토, 오이, 수박 등 과채류 접목묘가 지속적으로 수출되고 있으며, 2016년 기준 수출금액은 7.7~17.9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국내 육묘 트레이회사는 매년 미국, 일본 등 24개국에 35억원을 수출하고 있고, 접목로봇의 경우 20여 개국에 42대가 수출되었으며, 접목작업 성능을 향상시킨 신제품의 경우 중국, 요르단 등으로부터 10여대의 수출 계약을 맺고 있다.

더구나 2015년 토양소독제인 고독성 메틸브로마이드 사용금지에 따라 세계적으로 접목묘 수요가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다. 접목묘 이용에 다소 관심이 적었던 유럽과 미국의 경우에도 최근 들어 접목묘 사용비율이 증가하고 있다. 터키는 2015년에 1.7억주의 채소 접목묘를 생산하였으며, 네덜란드의 경우 토마토 재배의 97%, 미국 및 캐나다 북미지역은 연간 4천만주 이상의 접목묘를 사용하고 있다. 접목묘 이용 증가는 개발도상국도 예외가 아니다. 베트남의 경우 토마토 접목묘 재배면적은 2003년 19ha에서 2009년 7천ha로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모종 생산기술과 가격 경쟁력이 있는 육묘 기자재 및 시스템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접목묘 및 관련 육묘 기자재 수요에 비해 수출규모는 크게 성장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채소 모종 및 육묘 기자재 수출 다각화 등을 위한 수출국 정보 분석, 국내 육묘농가의 해외 육묘장 사업진출 지원, 생산비절감 규격 모종생산을 위한 육묘농가 시설개선 및 자동화율 향상 등을 위한 정부의 전략적인 정책 마련과 더불어 기술개발을 위한 R&D 투자를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 © 여성농업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