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당 10원씩 인하…기반시설 복구 안간힘

산란계 농가들이 출하가격 인하를 선언하고 나섰다. 조류인플루엔자 여파로 기반시설이 붕괴된 계란산업은 생산량 부족 현상이 지속되면서 줄곧 고시세를 유지해 왔다.

대한양계협회(회장 이홍재)는 고온과 가뭄 등 이상기온으로 인해 농산물 수급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돼 가격 인상 등으로 먹거리 비용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국민들에게 조금이나마 부담을 덜어주자는 취지에서 전국산지 계란가격을 인하키로 했다고 지난 3일 밝혔다.

양계협회에 따르면 AI 발생이전 산지 계란가격은 특란 기준 개당 110〜120원이었으나 AI 여파로 개당 가격은 200원대를 육박했다.

이에 계란 생산농가들은 자발적으로 개당 10원씩 출하가격을 인하한데 이어 향후 유통시장을 점검해 추가 인하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이와 함께 산란계 농가들은 무너진 생산기반 시설을 복구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병아리 입식 준비와 함께 방역활동에도 만전을 기해 최단 시일내 생산시설을 회복시키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이번 산란계 농가들의 자발적인 출하가격 인하 움직임은 계란소비의 비수기인 방학 시즌이 임박하면서 계란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서기 전 하루라도 빨리 가격을 인하해 소비자들의 부담을 덜어주자는 의중이 담겨있다. 통상적으로 계란가격은 초·중·고등학교의 방학과 함께 소비량이 감소하면서 가격 하락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홍재 회장은 “지금 이순간에도 산란계 농가들은 ‘국민이 건강해야 국가도 건강하다’는 신념으로 국민의 안전한 먹거리 계란을 생산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면서 “선제적인 방역활동과 함께 생산 기반시설 복구를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는 만큼 계란시장은 빠른 시일내 안정화될 것으로 자신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가 계란값을 잡겠다며 태국에서 들여온 계란의 역할은 극히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국내에서 소비하는 일일 계란소비량이 3,000만개인데 반해 지난 2~3일 이틀간 태국에서 들여온 계란은 고작 97만개에 불과해 계란 시세와는 전혀 접점이 없을 것이라는게 업계의 공통된 주장이다.

더욱이 태국 현지 상황도 계란을 지속적으로 수출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지 못해 단발성에 그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무조건 수입해서 가격을 안정화시켜 보겠다는 정부의 의지는 실패로 끝날 공산이 커졌다.

계란 유통업계 관계자는 “국내 계란 시장도 비수기 시즌에 접어든 만큼 자연스럽게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보여 태국산 계란은 미국산과 마찬가지로 그 역할을 기대하기 힘들게 됐다”면서 “무조건 수입해서 가격을 안정화시키겠다는 발상이 얼마나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지 인식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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