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방제가 중요…성충되면 방제 사실상 어려워

최근 옥수수 등 밭작물을 중심으로 멸강나방이 급속히 번지면서 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충북에서는 충주 35㏊, 청주 20㏊, 음성 18㏊ 등 80여㏊에서 멸강나방이 발생해 이미 10㏊의 농경지가 제대로 된 수확을 기대하기 어려울 정도로 막심한 피해를 봤다. 멸강나방 피해는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경북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울진, 안동, 경주 등에서 260㏊에서 멸강나방이 발생했다. 경기도(125㏊), 충남(87㏊), 강원(41.1㏊) 등에서도 멸강나방이 출연해 농작물에 피해를 주고 있다. 멸강나방은 국내에서 발생하는 자생 해충이 아니다. 중국에서 바람을 타고 한반도로 유입된다.

옥수수, 벼 등 주로 볏과 식물에 서식하면서 잎을 빠른 속도로 갉아먹는 멸강나방은 완전히 성장하면 약을 뿌려도 잘 죽지 않아 방제 시기를 놓치면 큰 피해를 볼 수 있다. 작년에는 멸강나방의 발생 상황을 집계하지 않을 정도로 거의 피해가 없었지만, 올해 유독 극성을 부리고 있다.

농업전문가들은 이런 창궐의 원인에 대해 올해 중국에서 예년보다 멸강나방이 번성하면서 유입량이 늘었고, 올해 고온과 가뭄 장기화로 국내에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충북도 농업기술원 관계자는 “올해 중국에서 멸강나방이 9배 이상 발생했다”며 “최근 멸강나방이 서식하기 좋은 고온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발생지역이 계속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멸강나방은 주로 옥수수 등에 피해를 주고 있지만, 벼 등으로 퍼질 우려가 있다”며 “멸강나방은 완전히 성장하면 약도 제대로 듣지 않기 때문에 초기 방제가 중요하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올해는 멸강나방뿐 아니라 미국선녀벌레와 꽃매미, 갈색날개매미충 등 외래해충이 창궐할 우려를 낳고 있다. 작년 겨울 기온이 예년보다 높았던 점을 고려할 때 올해 외래해충이 그 어느 때보다 극성을 부릴 가능성이 크다.

이들 해충은 주로 산림 등에서 월동해 알을 낳는다. 현재는 이들 해충이 아직 산림에 있으나 성충으로 자라면서 농경지로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올해 고온건조한 날씨 때문에 해충이 예년보다 더 극성을 부릴 우려가 있다”며 “지난달 외래해충 전국 일제 방제 기간을 정해 산림청,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공동방제를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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