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원 성균관대학교 생명공학대학 교수

슈퍼컴퓨터가 세계 체스 챔피언을 상대로 승리를 거둔 지 20년이 지난 2016년, 인간만의 마인드 스포츠였던 바둑이 인공지능에게 점령당했다.

한국사회는 충격에 휩싸였고, 사회 각 분야에 걸쳐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인간 대 인공지능’의 바둑대결은 단순한 바둑 이벤트 대회였던 것이 아니라 생소하고 멀게만 느껴졌던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을 촉발 시킨 기폭제 역할을 하였다.

인공지능의 역사는 디지털 컴퓨터가 처음 개발된 무렵인 1950년대부터 시작한다. 1950년 앨런 튜링의 ‘튜링 테스트’, 클라우드 섀넌의 ‘체스 게임’이 초창기의 대표적인 연구이다.
초창기에는 개별 연구자들의 다양한 명칭들이 사용되었지만, 1956년 존 매카시가 사용한 인공지능(AI)이라는 이름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그 후, 인공신경망, 퍼지이론, 유전 알고리즘, Support Vector Machine, 심층신경망 등 인공지능에 대한 다양한 방법론들이 개발되고 연구되어 왔다.

이러한 인공지능은 정보화기기 및 기술의 발전으로 빅 데이터 분석, 클라우드 컴퓨팅, 사물인터넷 등과 함께 ‘4차 산업혁명’의 한 요소로 자리 잡았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는 정의 및 시기 등 에 대하여 다양한 논의와 논쟁이 있지만, 인공지능이 최근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혁신을 일으키는 기술임에는 틀림없다. 실생활에 밀접한 가전기기와 휴대전화 등에 사용자가 알게 모르게 인공지능 기술이 도입되어 사용자를 분석하고 사용자에 맞는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인공지능 기술 등에 의한 산업혁신인 ’4차 산업혁명‘은 농업분야에서도 진행되고 있다. 2016년 세계 종자 시장의 3%를 차지하고 있는 바이엘이 26%를 차지하고 있는 몬산토를 인수하여 화제 거리가 된 적이 있다. 바이엘의 CEO는 몬산토를 인수한 이유를 디지털 파밍의 선두주자이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디지털 파밍이라는 용어가 생소할 수 있지만 몬산토가 투자한 회사들의 면면을 보면 디지털 파밍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농업용 로봇을 개발하는 블루리버 테크놀로지, 클라우드 기반 스마트팜 플랫폼을 개발하는 바이탈필드(VitalFields), 농장의 토질 및 수분 등을 분석하여 물 공급 및 영양 공급을 관리하는 모바일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하이드로바이오(HydroBio)등 시설농업에 국한 된 것이 아닌  다양한 농업에 인공지능을 포함한 다양한 디지털 기술을 도입한 것을 디지털 파밍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디지털 파밍 등에 의하여 이루어지고 있는 농업분야에서의 산업혁신은 국내 농업에서는 얼만큼 이루어지고 있을까?

최근 연구 동향을 보면 우리나라 농업 기술 연구는 ‘스마트 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스마트 팜’은 사물인터넷 기술을 이용하여 농작물 재배 시설의 환경정보를 측정하고, 측정된 정보를 바탕으로 최적의 농업환경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 환경정보를 얻고 분석하기 용이한 원예나 축산 등 시설농업을 중심으로 스마트 팜 기술이 도입되고 있다. 환경정보를 분석하고 시설 내 환경을 제어할 때 인공지능기술을 적용하고 있으나 아직 초기단계라 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시기의 국내 농업이 도태되지 않기 위해서는 인공지능을 비롯한 다양한 기술의 농업분야로의 도입이 필요하다.
저작권자 © 여성농업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