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물 미국 수출 증가세…“시장 경쟁력 관점서 기회 찾아야”

지난 7월 13일 미국 정부는 우리나라와의 교역에 있어 지속적인 무역적자와 보호무역주의 등 교역환경의 변화를 이유로 한·미 FTA 재협상을 제의했다. 한·미 FTA는 협상 과정에서부터 발효에 이르기까지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그 이유는 우리나라가 미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그로 인한 국내의 파급효과가 우려되기 때문이었다. 임산물 부문은 농산물 부문과 마찬가지로 높은 수준의 한·미 FTA 수입 자유화로 수입과 수출이 증가하는 등 국내 임산업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기소득임산물 수출 성장세


2012년 한·미 FTA 발효 5년이 지난 현재, 세계교역의 침체 속에서도 한·미 교역은 연평균 1.7% 증가하고 있으며, 임산물 부문의 상대국 수입시장의 점유율도 동반 상승하는 등 한·미 FTA는 체결국간에 서로 도움이 된 효과가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미 FTA 발효 전과 후의 임산물 교역동향을 살펴보면, 전체 임산물의 대미 수출은 2011년 1,030만 달러(약 116억원)에서 2016년 4,620만 달러(약 458억원)로 77.7% 증가했고, 수입은 2011년 3억8,600만 달러(약 4,352억원)에서 2016년 4억1,900만 달러(약 4,724억원)로 8.0% 증가했다.
이중에서도 단기임산물은 아몬드(탈각), 호두(탈각, 미탈각) 등의 수입이 증가했고 피스타치오, 당귀 추출물 등 20개 품목이 추가로 수입됐다. 또한, 고사리(건조), 송이버섯(건조), 감(건조) 등의 수출이 증가했으며, 냉동 고사리 등 16개 품목이 추가 수출됐다.

반면 목재류는 제재목의 수입이 증가했지만, 전체 목재류의 수입은 감소했으며, 목공품(4418류) 등의 수출이 증가했거나 수출됐다. 석재류는 수·출입 모두 증가했으며, 특히 가공석재(6804류)의 수·출입이 크게 증가했다.

FTA 특혜관세 활용률 높여야

임산물의 수입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상황에서 수입 증가가 제한적인 대신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점은 고무적이라는 평이다. 또 이러한 결과는 FTA 발효와 함께 국내보완대책을 추진하는 등 국내 임업 보호과 경쟁력 제고에 힘쓴 성과로 보인다.

한·미 FTA 체결에 따라 2017년 현재, 임산물(HS코드 10단위) 456개 품목 중 관세가 철폐된 품목은 총 263개다. 단기임산물은 호두, 해이즐넛, 송이, 고사리, 은행, 표고, 밤, 잣 등이 각각 6년, 7년, 10년, 12년, 15년 후 철폐되는 품목으로 2.0~30.0% 또는 종량세, TRQ(저율관세할당) 품목 등으로 관세가 부과되고 있다. 미국은 섬유판, 합판 등 71개 품목을 제외하고 나머지 385개 품목이 관세가 철폐됐다.
목재류는 제재목(열대산), 합판, 섬유판, 파티클보드 등이 각각 10년 후 철폐, 10년 후 비선형 철폐 품목으로 현재 3.2%~4.8%의 관세가 부과되고 있다.

FTA 특혜관세를 적용받으면 관세장벽을 낮춰 수출을 증대시킬 수 있지만 한·미 FTA 발효 이후 2016년 임산물의 한·미 FTA 특혜관세 활용률은 수출 49.8%, 수입 78.3%로 전체 활용률과 비교해 수출은 낮고 수입은 높은 편이다. 하지만 농림수산물의 수출 활용률이 50.8%, 수입 활용률이 82.6%인 것과 비교하면 결코 높은 수준은 아니다. 따라서 수요자 중심의 FTA 활용 임산물 수출지원 정보시스템 구축과 전문가 육성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국내 경쟁력 낮은 품목 위주로 수입

미국과의 교역에서 임산물과 농수산물의 FTA 수출 특혜관세 활용률이 수입 특혜관세 활용률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먼저 사후 검증에 대한 부담이 크고, 수출 품목의 생산자와 수출업자가 달라서 원산지증명서나 증빙서류를 받기 어렵다. 또 국내 수출업체의 영세성으로 다양한 비관세장벽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렵고, 대미 수출 임산물 가운데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공식품의 역외 원료 비중이 높아 원산지 증명이 어렵기 때문이다.

한·미 임산물의 교역관계는 TRQ 품목과 종량세 품목이 다수 있어 정확한 산출이 어렵지만 교역의 특징을 살펴보면, 2016년 한·미 임산물 교역품목 총 146개(HS코드 6단위 기준) 중 8개 품목을 제외하고 우리나라는 대세계 수입이 수출보다 크기 때문에 수입에 특화되어 있다. 우리나라의 대미수입품은 다수 대세계 수입에 특화된 품목으로 경쟁력이 낮은 품목 위주로 수입되고 있다.

 미국은 대세계 수출에 특화된 품목을 우리나라로 수출하고 있으며, 열대산 합판 등 일부 품목은 미국도 대세계 경쟁력이 낮지만 우리나라 역시 경쟁력이 낮아 수출을 하고 있다. 미국은 수출 특화 품목을 우리나라로 수출하고 있고, 우리나라는 국내 경쟁력이 낮은 품목 위주로 수입을 하고 있는 등 양국 간 교역이 보완관계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미 FTA 재협상 대비책 필요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다양한 채널로 무역적자 문제를 부각시켜 주요 교역국인 우리나라와 중국 등을 전방위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임산물 분야의 수출입에 미칠 영향은 이미 FTA를 통한 양국의 관세인하가 상당부분 진전되어 있어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또한, 우리나라는 경쟁력이 낮은 품목을 주로 수입하고 있고, 미국도 수출에 특화된 품목을 수출하고 있기 때문에 양국의 교역 특성상 국내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다만, 미국의 한·미 FTA 재협상 논의에 대해서는 상품분야의 추가개방과 무역기술장벽 등 비관세장벽 분야에서의 협의방안을 마련하고 국내 임산업체의 애로사항을 잘 듣고 요구 의제를 발굴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니인터뷰 국립산림과학원 국제산림연구과 이호상 박사

“세계 시장 기준에 맞춘 임산물 생산이 곧 경쟁력”

한미FTA 체결 이후 임산물 부문은 수입과 수출이 모두 증가했지만 수출의 비율이 훨씬 커 결과적으로는 서로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국립산림과학원 국제산림연구과 이호상 박사는 지난 2012년 한미FTA 발효 이후 범위가 넓은 농식품쪽은 타격이 크지만 임산물은 HS코드별로 구분했을 때 줄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수입도 늘어나고, 수출도 늘어났지만 수출이 훨씬 많이 늘어났다는 뜻이다.

이 박사는 “임업부문의 수입은 8% 증가했는데 수출은 77.7%가 증가했다”면서 “품목별로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에서 소비되는 임산물 중 국가경쟁력이 없는 품목은 수입이 많이 됐고, 우리나라에서 생산해 경쟁력이 있는 품목은 많이 수출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의 설명에 따르면  아몬드(탈각), 호두(탈각, 미탈각) 등의 수입이 증가했고, 건조한 고사리와 송이버섯, 감 등의 수출은 증가해 새로운 수출 판로가 뚫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어서 그는 만약 귀산촌을 하거나 작목전환을 한다면 타깃을 정해놓고 시작할 것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 박사는 “중국시장도 있고, 한미FTA 상황만으로 일반화를 시키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시장의 타깃을 정해놓고 시작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본다”면서 “대부분의 나라는 라벨부터 모든 것이 규정화되어 있는 만큼 거기에 맞춰야 그 나라에서 유통이 됐을 때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수출을 계획하고 송이를 생산한다면 미국, 중국 등이 원하는 기준이 있는 만큼 약품사용이나 포장법 등을 맞춰서 상품화를 시켜야 한다는 뜻이다.

아울러 이를 위해서는 정보습득이 필요한데 FTA 협정문 같은 자료에는 관세 이외의 많은 정보가 명시되어 있는만큼 많이 정보를 찾아서 생산에 적용해야한다고 강조한다.

이 박사는 “통상연구를 하다보면 생산자를 만나게 되는데 그분들이 FTA를 활용하는데 있어서 활용률이 조금 떨어진다”면서 “하지만 생산자들은 다양한 자료를 접할 기회가 잘 없기 때문에 앞으로는 관련기관에서도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측면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정보가 필요할 때는 관세청이나 관세사에게 물어보는 것이 가장 빠른데 특히 관세사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가장 빠른 방법을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에 많이 논의되는 것이 비관세장벽이다. 관세장벽은 시간이 지나면 철폐, 즉 개방이 될 수 밖에 없다. 앞으로 세계 여러나라들은 자국의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정당한 방법으로 규제를 할 수 있는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맞춰 정부에서도 수출이력관리비 지원과 수출임산물 해외인증 지원, 식품위생검사비 지원 같은 여러 가지 정책강화를 통해 수출 임산물의 품질과 안정을 높이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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