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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정책’여전히 오리무중
정부, “우선지급금 철폐, RPC 수매가격 자율”
2017년 09월 28일 (목) 09:52:19 유영선 기자 .
정부의 공공비축미 매입물량이 지난해 이맘때보다 4만톤 줄었다. 산지쌀값을 반영해 매입한 쌀값에서 생활자금으로 일부 떼주던 우선지급금 적용 여부도 모호하다.

지역농협들의 자체매입시 적용하는 출하선급금·선제확정금 또한 자율에 맡길 계획이 발표되면서 RPC(미곡종합처리장)마다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산지 쌀값이 회복 기미가 전혀 없는 가운데, 정부의 쌀값 안정대책도 오리무중에 빠졌다. 이런 가운데, 수확기를 맞은 농업인들의 가격불안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 21일 2017년산 공공비축미 34만톤과 해외공여용(APTERR)쌀 1만톤 등 총 35만톤을 농가로부터 이달말부터 매입한다고 밝혔다. 이중 9만톤(지난해 8만2천200톤)은 산물벼 벌크 형태로, 26만톤은 건조·포장해 포대단위로 매입할 방침이다. 지난해 36만톤에 공여용 3만톤 등 39만톤에 비해면 4만톤이 줄어든 것이다.

정부는 또 올해엔 우선지급금 제도를 적용하지 않기로 잠정 결정했다. 지난해 우선지급금 환급 사태를 겪으면서, 문제를 키웠을 뿐 해결책을 못찾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공공비축미 매입가격은 수확기 이후(10~12월) 시장가격을 반영해 1월중 확정하게 된다.

11월중 농업인단체등이 참여한 가운데, 매입대금의 일부를 중간정산하는 방안으로 바꿀 방침이다. 매입시 미리 지급했던 우선지급금이 산지 쌀값 하락에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에다, 지난해 쌀값이 곤두박질치면서 우선지급금 환급사태까지 발생해 행정혼란과 농가들과의 갈등을 조장한 사례를 감안했다는 게 관계자의 전언이다.

결국 정부의 쌀수급안정대책이 미궁속에 빠지고, 농업인단체들의 수매확대 등 요구조건 또한 근본대책으로 삼기엔 많은 문제점이 지적되면서 지난해에 이어 쌀값폭락 사태가 또 다시 재현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농업인단체들은 가장 큰 요구조건으로 쌀 100만톤 이상 즉시 매입해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신곡 초과수요량(약 30만톤) 매입 등 비현실적인 수치로는 시장가격을 정상화시킬 수 없기 때문에 충분히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100만톤 이상 매입 결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를 통해 시장가격이 회복될 경우 지난해 쌀 변동직불금으로 1조4천억이 투입된 것을 감안하면, 오히려 충분한 예산절감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농식품부는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재정 관련 부처들과의 논의 자체도 어려울뿐더러, 100만톤 수매에 따른 쌀값에 미치는 영향을 장담할 수 없다는 견해다. 이미 정부 재고 규모와 수요감소적인 시장구조, 각 농협RPC들의 운영형태 등을 종합해보면, 공공비축미 수매물량을 늘린다고 해서, 이것을 가격 회복의 근본대책으로 삼기엔 불안하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농식품부는 추석전까지 소비확대 대책, 시장격리, 각종 지원대책 등 수확기 선제적 대책을 마련해 시장가격을 유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농업계는 쌀정책을 과감하게 개혁하고 쌀값 보장 대책을 확실하게 세우지 않고, 전 정부의 양곡정책을 그대로 답습하면, 쌀값 대폭락 사태를 연거푸 겪게 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 현재상태라면, 수확기 임에도 불구 수매가격을 결정할 수 있는 아무런 준비가 없는 상황이다. 우선지급금을 대신할 중간정산 방안에 대한 기준을 정하지 않은데다, 농협RPC의 자율수매에 대한 선급금 조항이나 확정금 규정 등 일정한 대안조차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농협들끼리 눈치보기에 여념없는 상태다.

또 밥쌀용 수입쌀에 대한 정부 입장 또한 묵묵부답으로 흐르고 있는 등 지난해 사상 초유의 쌀값 폭락 사태가 재현되고 있다는 경고성 주장도 나오고 있다.
농업인단체 한 관계자는 “정부는 쌀생산조정제 도입을 통해 모든 쌀수급안정대책이 이뤄지는 것처럼 얘기하는 등 실질적으로 쌀시장을 대책없는 진공상태로 만들었다”면서 “쌀값 문제는 범정부적으로 밑그림을 다시 그려야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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