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러시아, 몽골인근까지 전파…“중국 유입가능성 높다”

치명적인 돼지 전염병인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세계적 발생상황이 매우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몽골 인근 지역의 한 돼지사육농장에서도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가 발견돼 국내 유입 차단에 더욱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한한돈협회는 지난 23일 더케이호텔 서울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해외 전문가 초청 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세미나에서 농림축산검역본부 남향미 수의연구관 발표에 따르면, 아프리카돼지열병은 돼지의 바이러스성 열성 출혈성 전염병으로, 전염력이 강하고 이병률과 폐사율이 매우 높은 질병이다. 아직 국내에서는 발생한 적은 없지만 제1종 법정 가축전염병으로 지정돼 관리되고 있다.

바이러스에 따라 병원성은 다양하지만, 고병원성의 경우 돼지를 100% 사망에 이르게 할 정도로 심각하다. 바이러스의 생존능력도 매우 강하다. 특히 아직까지 치료제와 백신도 없다.

임상증상은 병변이 다양하고 돼지열병 등 다른 출혈성 돼지질병과 유사해 구분이 어렵다. 또 짧은 발열성 질환 후 높은 폐사율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인데, 고병원성의 경우 임상증상이 발생하기 전에 폐사하는 경우도 있다.

남 연구관은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사하라 남부 아프리카 대부분 국가에 풍토병화됐으며, 동유럽과 중앙유럽, 러시아 등 새로운 지역으로 계속 발생ㆍ확산되고 있다”며 “특히 전 세계 사육돼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으로 유입될 위험성도 매우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의 고병원성바이러스가 현재 야생멧돼지를 통해 국경 간 이동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에서, 현재 아프리카돼지열병 비발생지역인 중국으로 유입이 될 경우 우리나라와 지리적으로 가깝고 왕래가 많아 유입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것.

러시아 연방연구소 알렉스 말로 박사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유럽의 북쪽과 서쪽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최근 러시아에서는 동부로 퍼져나가며 올해 3월 몽골 근처 지역의 돼지사육농장에서 바이러스가 발견됐다”면서 “러시아에서 발생되는 유형은 감염 후 10일 만에 폐사하는 매우 치명적인 유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공항만을 통해 가열되지 않은 돼지고기와 부산물의 이동, 바이러스에 감염된 야생멧돼지가 국경을 넘어 바이러스를 퍼뜨리거나 축산관련 차량 등에 의해 전파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한번 발생하면 큰 피해를 초래하며 근절하기 어렵기 때문에 유입되기 이전에 철저한 차단방역으로 바이러스를 막아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남 연구관 역시 “예방하고 통제하는데 이용할 백신이 없기 때문에 바이러스 유입을 막는 것이 최선이며, 만일 유입되었을 경우 조기 신고를 통한 조기 검출과 신속한 전파방지를 통한 조기 박멸이 매우 중요하다”며 ”육류 및 돼지산물의 국내 반입, 잔반이나 음식물 찌꺼기 급여 금지, 양돈장의 농장주와 외국인 근로자 등의 감염 지역 왕래 시 최초 48시간 농장 출입 제한 등 보다 철저한 교육이 필요하며 의심사례가 발생할 경우 신속히 신속해 줄 것”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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