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1일은 22돌을 맞이하는 농업인의 날이다. 농업인의 날은 농업·농촌의 중요성을 일반국민에게 널리 알리고 농업인의 긍지와 자부심을 고취하기 위해 1996년 대통령령으로 정한 공식 기념일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농업인의 날 의미는 점점 퇴색되고 있다. 물론 국내 농업환경이 녹녹치 않은 것도 있지만, 정부나 지자체가 농업인의 날을 단지 기념일 중의 하나쯤으로 생각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

농업인의 날은 우리 농업의 가치를 국민에게 알리고 농업인에게는 새로운 희망과 자신감을 불어넣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아울러, 도시민들에게는 우리 농산물의 중요성을 널리 알려 도시민과 농업인이 함께 할 수 있는 공유의 장이 되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농업인의 날 행사를 보면 농업인의 날이 제정된 본래의 취지와는 전혀 동떨어진 행사로 변질되어 그저 보여주기식 기념행사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농업인의 날은 농업인 도시소비자, 유통인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축제의 장으로 승화돼야지 일회성 기념행사가 돼서는 안 된다. 지금 우리 농업·농촌을 둘려 싼 농업 여건과 환경은 나날이 어려움을 더하고 있다. 농산물 시장이 개방되면서 무차별적으로 들어오는 수입산 농산물로 인해 매년 수많은 농업인들이 농촌을 등지고 있고, 농가 소득 또한 몇 년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정부와 정치권은 농업·농촌의 현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농업을 국민의 생명창고니, 나라의 근본이니 하면서 허울뿐인 말장난으로 농업인의 미래와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 농업과 농촌이 진정 나라의 근간으로 바로 서고, 농업이 하나의 업으로 제자리을 지키기 위해서는 정부와 정치권이 우리 농업에 대한 제대로 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지금, 우리 농촌은 날이 갈수록 피폐해 지면서 매년 수십 개의 농어촌마을과 농촌 학교가 사라지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은 허울뿐인 농업인의 날 행사 보다는 우리 농업에 대한 중장기적인 비전을 제시 하고, 농업이 지속가능한 산업으로 성장 발전할 수 있도록 새로운 농정 체계와 환경을 구축하는데 하루빨리 힘을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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