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현 국립산림과학원 특용자원연구과장

‘옻칠천년 황칠만년’이라는 말이 있다. 황칠은 한번 칠하면 만년이 가는 귀한 도료로 중국에서는 황족과 자금성 외에는 사용을 금지했을 정도로 특별한 도료로 전해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황칠나무는 비교적 따뜻한 지역인 남·서해안 도서지역과 제주도에 주로 분포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에는 이들 천연 분포지역을 벗어나 경북 울진, 충남 서산, 전북 전주, 전남 순천, 광주광역시 등의 일부 지역에서도 식재되어 생장을 하고 있으나, 경제수종으로서의 왕성한 생육은 이루어지고 있지 않는 것으로 판단되어 조림지역의 확대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       
  
수직분포를 보면 제주도는 해발 950m까지 분포하고 있으나 내륙과 도서지역에서는 해발 50~400m의 범위에서 생육하고 있다. 천연 분포 지역의 기상조건은 월평균 최저기온이 2℃이상이고, 연평균 강우량은 1,325mm 이상인 지역이다.

황칠나무의 번식은 유성번식인 종자번식, 무성번식인 줄기삽목 그리고 조직배양이 모두 가능하나 대량양묘를 위한 방법으로는 종자번식이 가장 많이 이용되고 있다.

황칠나무의 종자는 열매가 완전히 성숙하여 검정색으로 변색되는 11~12월에 채취하는데 반드시 과육을 제거하여야 한다. 과육을 제거하지 않으면 발아율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또 종자 파종은 춘파는 3~4월, 직파는 11~12월에 실시하는데, 직파의 경우 저장시 번거로움을 피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파종 후 상주의 피해와 조류에 의한 피해가 우려되는 만큼 춘파가 보다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다.

황칠나무 식재 위치가 결정되면 식재 시기는 3월하순〜4월상순과 장마기가 적기이며, 묘목은 묘고 1m 이상 되고 건강하게 자란 묘를 선별하여 너비 40㎝, 깊이 40㎝ 정도의 구덩이를 파고 0.5〜1.0㎏의 퇴비를 넣은 후 그 위에 흙을 5㎝ 정도 덮고 밟은 다음 묘목을 식재한다. 이때, 식재목은 노루, 토끼 등의 동물에 의한 피해가 생길 수 있어 방지철망을 설치해 보호해야 한다.

식재 후 4〜5년 간 6월 중순부터 8월 중순 사이에 1〜2회 풀베기를 실시하여 주며, 식재 당년에는 비료를 주지 않는 것이 식재 묘목의 뿌리활착에 유리하다.

황칠의 분비 시기는 6월부터 10월까지로 8월 초순부터 9월 중순 사이에 가장 많이 분비되며, 수지액 분비 부위는 수피이다. 수지액 채취 방법으로는 수간에 一자, V자, O자형으로 상처를 내면 황금색의 수지액이 나오는데 처음에는 유백색의 수지액이 나오다가 점차 산화되어 황금색이 된다.

황칠은 소량밖에 채취할 수 없어 미생물처리 또는 염산, 황산 및 파라코트 등의 화공약품 처리를 통해 수지액을 대량 채취하기도 한다. 미생물 처리의 최적 시기는 7월 중순이고, 처리 7일 후부터 균주의 접종이 확인되며 황칠의 분비가 촉진된다.

이와 같이 미생물에 의한 황칠 분비촉진 방법은 수관울폐도가 높고 상대습도가 높은 지역에서 효과적이다. 화공약품의 경우 최적 처리시기는 7월 중순이며, 처리 5일 후부터 반응이 일어나 황칠의 분비가 촉진되고 이는 수관 울폐도가 높은 지역보다 낮은 지역에서 반응이 잘 일어난다.

우리나라는 현재 농산물의 수입개방으로 농·산촌에서는 유망작목 선택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생물다양성 협약에 의해 유전자원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크게 인식되고 있다. 황칠은 세계적으로 희귀한 황금색 전통 천연도료로 광택이 우수하고 투명하며, 안식향이라는 독특한 향을 갖고 있다. 하지만 산업혁명 이후 값싼 인공 합성도료의 대량생산으로 생산 활동이 위축되어 그 맥이 끊어진 상태이다.

또한 황칠나무에서 추출·분리된 유용 물질의 약리활성에 관한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황칠에 함유된 정유성분은 천연향료나 약용자원으로서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규명되어  그 수요와 활용도는 증가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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