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미 FTA 개정 협상을 위한 공청회에서 단상을 점거한 농업인들의 반발로 공청회가 무산되는 일이 벌어졌다. 왜 농업인들은 이처럼, 정부정책에 분노하고 또 수확철만 되면 길거리로 몰려나와  생존권 사수를 외치며 처절한 투쟁을 벌여야 하는 것일까?

농업·농촌이 처한 현 상황을 이해 못하는 일반인이나 농촌현실에 문외한 도시민들은  이해하지 못 할 수 있다. 물론, 공청회를 무산시킨 농민단체나 농업인들의 행동이 정당화 될 수는 없다. 지금 농촌의 농가소득은 20년 전과 별반 달라진 것이 없다. 80~90년대 농가 소득은 도시근로자 소득보다 앞섰지만, 지금은 도시 근로자 소득의 60% 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농업 정책에 대한 혁신적인 변화가 없다면 농업·농촌은 갈수록 더욱 어려워질 수 밖에 없고, 도·농간 소득격차 또한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지금 농업인들은 저항과 분노는 우리농업 정책에서 문제점을 찾을 수 있다. 농업인들의 저항은 정부 정책과 태도에 대한 불만이며, WTO와 FTA에 대한 저항이다. 정부는 우리 농업이 처한 현실과 환경은 도외시 한 채 WTO 체제나 FTA라는 세계경제의 흐름 속에서 우리 농업농촌을 바라보고 접근하고 있다. 이러한 정부의 태도는 20년전 개방정책 이후 아직까지 이어지면서 농업·농촌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농업인들을 투쟁의 장으로 몰아넣고 있는 것이다. 우리 농업·농촌의 환경은 도외시 하고, 자유주의 개방경제로 농업의 시장기능만 강조하다보니, 우리 농업은 급속히 축소되었고, FTA가 가속화 되면서 해체적 위기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남아도는 쌀 문제도 그렇다. 쌀 시장의 경우 정부가 수십 년간 정책적으로 개입해 통제하다 FTA라는 세계 경제의 흐름을 빙자하여 일순간 자율에 맡기면서 수십만 톤의 쌀이 남아돌자 경쟁력과 구조조정을 외치며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 쌀농사의 경우  기계화와 경지정리로 우리 고령농업인에게는 가장 쉬운 농사이다. 또한 농가소득의 반 이상이 쌀농사에서 얻는다.

하지만, 매년 쌀 제고 문제로 수확기 농업인들은 제값을 받지 못해 길거리로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국내 농업정책이 세계의 흐름만 바라보고 우리 농업·농촌 현실을 간과 하는 정책을 펴다보니 국내 농업은 해체적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우리는 하루빨리 정책에서 농업·농촌을 지켜 낼 수 있는 새로운 아젠다를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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