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성준 국립산림과학원 임목육종과 연구사

참나무류는 우리나라 숲의 약 25%를 차지할 정도로 널리 분포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분포하는 낙엽성 참나뮤류 자생종은 상수리나무, 굴참나무, 졸참나무, 갈참나무, 떡갈나무, 신갈나무의 6가지 기본종과 이들의 변종 또는 잡종으로 보고된 정능참나무, 물참나무, 봉동참나무 등 약 15가지가 있다.

우리가 흔히 ‘참나무’라고 부르는 것은 6가지의 기본종을 통칭해서 쓰는 말이다. 여기에서 ‘참’이라 단어는 ‘진짜’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데, 참나무속의 학명인 쿠에르쿠스(Quercus) 역시 라틴어로 ‘진짜’라는 뜻으로 동서양의 의미가 동일하다.

낙엽성 참나무류의 용도는 매우 다양하다. 열매인 도토리는 묵으로 만들어 먹고, 목재는 재질이 단단하고 치밀하여 예로부터 선박재, 농기구의 재료, 건축재, 합판재, 가구재로 널리 이용되었다.

또한 숯을 만들기 좋은 재료이기도 하며, 표고, 느타리, 팽이버섯을 재배를 위한 골목으로도 많이 쓰이는데, 표고재배용 골목으로는 상수리나무가 으뜸으로 치인다.
오늘날에는 단풍이 아름다워 공원의 조경수로 쓰일 뿐 아니라,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탄소를 저장하는 능력이 좋아 심으면 심을수록 가치가 높아지는 대표적인 수종이다.

참나무를 이야기 할 때 열매인 도토리를 빼 놓을 수 없다. 도토리는 참나무류가 맺는 열매를 통칭해서 부르는 말이다. 도토리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 구황작물에서 웰빙 식품으로 탈바꿈한 건강 식재료이며, 산짐승에게는 예나 지금이나 중요한 먹거리다.

참나뮤류 종자의 성숙 시기는 보통 10월이지만, 북방계통으로 분류되는 신갈나무는 9월 중순경부터 성숙하기 시작하여 낙엽성 참나무류 중에서 가장 이른 종자성숙시기를 가진다.
참나무류의 종자는 장기저장이 어려워 난저장성 종자로 분류되는데, 수확 후 건조 상태에 보관하면 1~2개월 내에 활력을 상실되고, 5~10℃ 냉장 보관하더라도 6개월 이상이 지나면 활력이 서서히 떨어져 발아율이 현격히 낮아진다.

이는 종자에 전분이 많이 포함된 대립종자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러한 난저장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가을에 채취한 종자를 이류화탄소(CS2)로 훈증 처리한 후 톱밥과 피트모스(Peatmoss)을 혼합한 상토에 섞어 -2℃~2℃ 사이의 온도에 보관하면 24개월 후에도 높은 발아율을 유지할 수 있다.

참나무류의 파종은 3월 말에서 4월 초에 실시하는데, 파종 전 육안으로 벌레먹은 종자, 변색된 종자, 알이 작은 불량종자 등을 선별한 후, 1~2일 정도 물에 담가 놓았다가 가라않는 충실 종자만을 골라 파종한다.

파종량은 수종마다 다른데, 상수리나무는 1㎡에 479.2g의 종자를 파종하고, 굴참나무는 772.9g, 신갈나무는 406.4g, 졸참나무는 406.0g, 갈참나무는 508.2g을 1㎡에 점파형식으로 파종한다.파종 직후에는 물을 충분히 주고 긴 짚을 한겹으로 늘어놓을 정도로 덮은 후 비음망을 설치한다. 이때 비음망의 설치목적은 야생동물 피해를 예방하는 것도 있음으로 단단히 고정해야 한다.

파종된 종자는 이듬해 봄에 한번 더 이식하여 키운 후, 파종 후 3년째 되는 해에 조림하게 된다. 상수리나무를 비롯한 6종의 참나무류 모두 헥타르(ha) 당 5,000본을 기준으로 식재하며, 풀베기 작업은 식재년도를 포함하여 3년간 실시한다. 산에 심을 때는 해발고 500m 이하에 조림하는 것이 좋으며, 우리나라 전역에 식재가 가능하나, 난대 해안가와 도서지역에서는 크게 자라지 못한다.

하지만 신갈나무는 해발고 500~1,300m에 심는 것이 좋은데, 등산 할 때 높은 산 정상부에서 만나는 참나무는 신갈나무인 경우가 많다.

참나무류는 우리와 오랜시간 함께한 대표적인 향토수종이자 앞으로도 오랜시간 이땅에서 우리와 공존할 중요한 나무이다. 목재 활용, 이산화탄소의 저장, 먹거리 제공 등 여러 분야에서 1등인 참나무를 더욱 더 잘 관리할 때 우리의 숲은 더 푸르러지고, 건강해지며, 아름다워 질 것이다.
이와 더불어 우리의 삶도 한결 더 나아질 것으로 확신하며, 숲을 사랑하고 나무를 아껴주기를 당부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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